충신은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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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은 거울이다

김홍묵

2013년 01월 23일 (수) 00:39:34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할 수 있을까?
공자(孔子)는 다섯 가지 미덕을 귀중히 여겨 실천하고, 네 가지 악정을 배제하면 능히 정치를 잘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섯 가지 미덕은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풀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백성들을 동원하여 일을 시키되 원망이 없게 하며 *욕심을 부리되 탐욕스럽지 않으며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고 *위엄이 있되 사납지 않은 것이라고 합니다.

부연하면 백성들이 스스로 이롭다고 생각하는 일부터 우선적으로 하고,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며, 인(仁)과 덕(德)의 실천에 욕심을 내고, 상대가 다수이건 소수이건, 권력이 있는 자든 없는 자든 업신여기지 않으며, 항상 몸가짐을 바로 하여 권위를 갖추라는 뜻입니다.

네 가지 악정으로는 *(잘못이나 죄를) 가르쳐 주지도 않고 벌하는 학(虐) *미리 목표를 제시해 주지 않고 성과만 기대하는 폭(暴) *애매한 명령을 내려 놓고 완성을 재촉하는 적(賊) *모두에게 줄 것을 마지못해 주는 것처럼 인색한 유사(有司)를 들었습니다.

정치란 ‘바르게 만드는 것’[政者正也]이라고 한 공자의 위정(爲政)의 요체가 아닌가 합니다. 요즘 나라 안은 새로운 정치와 잘사는 나라를 구현하겠다는 대통령 당선인 측의 궁리와,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뼈를 깎는 자성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야권의 각오가 비장한 것 같습니다. 시대와 상황은 달라졌지만 국태민안의 실현에 도움될 만한 옛 전거들도 적지 않습니다.

#위정자의 마음가짐

-기둥이 바로 섰는데 그 그림자가 굽어 있거나, 위정자가 나라를 잘 다스리는데 백성들이 나라를 어지럽히는 일은 일찍이 없었다. (唐太宗)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보려면 반드시 거울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군주가 자신의 과실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충신의 간언을 듣지 않으면 안 된다. (唐太宗)

-백성을 모조리 바꿔치우고 나라를 다스리는 법은 없다. 제도(帝道)를 행하면 제왕이 되고, 왕도(王道)를 행하면 왕이 된다. 그 시대의 백성을 어떻게 교화하느냐 하는 방법에 달렸을 뿐이다. (태종의 신하 魏徵)

-군주가 백성들이 자기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려 하지 않는데도 군대가 강하기를 바라거나, 성이 견고하지 않은데도 적이 쳐들어오지 않기를 바라고, 적이 쳐들어오는데도 땅을 빼앗기거나 나라가 망할 위험이 없기를 바라며, 한쪽에서는 땅과 백성이 유린당하는데도 안락을 추구하는 것은 미친 삶과 같다. 군주가 미친 삶을 살면 나라는 곧 망하고 만다.(荀子)

-적으로부터의 외환이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 (孟子)
우환에 생(生)하고, 안락에 사(死)한다. (告子)

-진(晋) 문공(文公)이 공격기한을 열흘로 정하고 원(原)을 공격했으나 성을 함락시키지 못했다. 문공이 퇴각명령을 내리자 원에 갔던 첩자들이 “원나라는 식량이 바닥나고 힘도 다해 사흘 만 있으면 함락시킬 수 있습니다”며 계속 공격할 것을 간했다. 문공은 그러나 “나는 병사들과 열흘 간만 싸우기로 약속했다. 원 땅을 얻고 약속을 저버리는 일을 나는 할 수 없다”며 철군을 강행했다. 이 말을 듣고 원나라는 바로 문공에게 투항했다. (韓非子)

-훌륭한 목수는 서툰 제자를 위해 먹줄 쓰는 법을 고치거나 없애버리지 않으며, 활쏘기의 명인은 서툰 사수를 위해 시위 당기는 법을 바꾸지 않는다. 능력이 없는 자를 위해서 올바른 기준이나 법도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 (孟子)

#사람을 고르는 요령

-공정하지 않고 치우친 말을 하는 자는 무엇을 감추고 있고, 허황된 말을 늘어놓으면 마음이 어디엔가 빠져 있으며, 부정한 말은 정도에서 벗어난 증좌이며, 변명만 하는 자의 말을 들으면 그가 어떤 궁지에 몰려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네 가지 말은 반드시 정사에 해를 끼치게 된다. (孟子)

-향원(鄕愿 :한 고을의 모든 사람들이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자)은 덕을 해치는 자들이다. 그들은 비난하려 해도 그 증거를 대기 어렵고, 공격하려 해도 딱히 공격할 게 없다. 그들은 타락한 세속에 몸담고 탁한 세상과 호흡을 맞춰 살아가는데, 그 처신이 성실하고 신의가 있는 듯이 보이고, 행동거지도 청렴결백한 듯해서 모두가 그를 좋아하고, 그 자신도 올바른 사람인 줄 생각하지만, 도(道)를 함께 논할 위인이 아니다. (孔子)

-나는 사이비(似而非)를 증오한다. 내가 강아지풀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이 곡식을 어지럽힐까봐, 아첨하는 자는 정의를 어지럽힐까봐, 말재주가 뛰어난 자는 믿음을 어지럽힐까봐서이다. (孔子)

-한(漢) 무제(武帝)는 즉위하자마자 널리 인재를 구해 이미 90세가 된 시경(詩經)의 대가 고생(固生)을 발탁했다. 소장 학자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어질고 강직한 그의 성품을 높이 산 것이다. 같은 산동(山東) 출신으로 함께 등용된 공손홍(公孫弘)조차 눈길이 곱지 않았으나 고생은 개의치 않고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속설(俗說)이나 사설(邪說)이 아닌 바른 학문으로 힘써 간언하게. 부디 왜곡된 학문으로 세상에 아첨하는 일이 없도록 하게.” 이 당부는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말의 시초가 되었다. 공손홍도 그의 인격과 학식에 감동하여 제자가 되었다. (史記列傳)

#공복이 된 자의 도리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孔子가 제자 子路에게)

-안자(晏子)가 제(齊)나라 재상이 된 지 3년이 지나자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들은 안락해졌다. 한 벼슬아치가 안자의 집을 찾아갔다가 마침 밥상에 고기가 없는 것을 보고 왕에게 보고했다. 왕은 다음날 안자를 불러 식읍을 늘려 주려고 했다. 안자는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은 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가난하면서 원망하지 않는 자로는 제(안자)가 있습니다”며 극력 사양했다. (晏子春秋)

-자공(子貢)이 위(衛)나라 대부 문공자(文公子)는 사생활이나 업적에서나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많았는데도 문(文)이란 시호를 부여한 까닭을 물었다. 공자는 “그는 명민하고 배우기를 좋아해, 자기보다 못하거나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했다. (論語)

-왕규(王珪)는 당 태종이 정벌한 노강왕(盧江王)의 애첩을 궁중에 들여 시중들게 하는 것을 알고 고사를 들어 충간했다.
“제의 환공(桓公)이 곽(郭)나라를 찾아가 원로들에게 ‘곽은 왜 망했소?’하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우리 임금은 선을 선이라 하고 악을 악이라 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현군인데 어떻게 나라가 망하기에 이르렀소?’ 환공이 되물으니 원로들은 ‘곽왕은 선을 선이라 하였으나 활용하지 못하였고, 악을 악이라 하였으나 제거하지 못하여 나라를 망하게 하였습니다’고 그 이유를 지적했다고 들었습니다.”
태종은 왕규의 직언을 듣고 크게 뉘우치고 감격하여 곧바로 그 여인을 친족에게 돌려보냈다. (貞觀政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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