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제 마이클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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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제 마이클 잭슨

김창식

2013년 02월 06일 (수) 00:46:01

케이팝도 그렇거니와 노래, 춤, 의상이 어우러져 볼거리를 선사하는 요즈음의 공연예술을 감상하면서 새삼 마이클 잭슨을 떠올립니다. 팝 음악이 그에 의해 '듣는 음악(Audio)'에서 '보는 음악(Visual)'으로 혁명적인 변천을 겪게 되었으니까요. 마이클 잭슨의 뮤직 비디오를 보면 뼈마디를 자유자재로 꺾는 관절기(關節技)와 현란한 발동작(문워크)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뒷걸음치는데 앞으로 나아가더라고요.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을 1970년대 초부터 알았습니다. 잭슨 가(Jackson Five)의 막내로 나와 청아한 목소리로 '벤(Ben)'을 부르던 순수하고 귀여웠던 모습(당시 7세)이 눈에 삼삼합니다. 그러다 한참 동안 그를 잊고 지냈었는데, 어느 날(1982년 말) '스릴러(Thriller)'란 앨범을 들고 나와 팝계를 강타합니다.

이 앨범은 빌보드 차트에 37주간(!) 정상에 오르며 각종 팝 레코드를 갈아치웁니다. 앨범은 세계적으로 5천만 장(비공식 집계론 1억 장 추산)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되었지요. 이후 '빌리 진(Billie Jean)', '비트 잇(Beat It)', '배드(Bad)', '데인저러스(Dangerous)'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명실공히 최정상의 팝 가수로 군림합니다. 그의 통치는 1995년 '히스토리(History) 발표 때까지 장기간 계속되지요.

하지만 누구도 영원히 정상에 머무를 수는 없는 법. 마이클 잭슨은 1997년 야심차게 기획한 리믹스 앨범 '블러드 온더 댄스 플로어(Blood On The Dance Floor)'의 실패 후 개인 저택인 네버랜드(Neverland)에서 칩거하며 세인의 관심에서 급속도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의 퇴조는 전 분야에 걸쳐 두드러진 여성우위 현상과 맞물리며 남성 팝 아티스트의 부재를 예고하는 시대상(時代相)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떠나고 공동화(空洞化)한 자리는 마돈나를 거쳐 3디바인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이 대신하며,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최근의 비욘세 놀스, 레이디 가가에 이르기까지 여가수들로 이어집니다. 팝계에서 이러한 여성주도 현상이 얼마나 더(영원히?) 지속될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세상은 시나브로 양(陽)의 시대가 거(去)하고 음(陰)의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마이클 잭슨의 쇠락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이를 위한 촉매 역할을 한 셈이지요.

새로운 세기를 맞아 마이클 잭슨은 사실상 은퇴합니다. 이후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는 정체성 문제(A Great White Hope, 헛된 백인의 꿈을 위한 빈번한 성형), 상식을 뛰어 넘은 사치스러운 생활(Neverland 호화저택)과 피터 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 영원히 늙지 않으려는 신비주의) 등 구설에 시달리며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두 번에 걸친 아동학대와 성추행 의혹으로 이미지가 추락하여 팬들은 물론 일반 대중도 실망과 우려를 금치 못하였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어린이와 불우한 이들을 사랑한 박애주의자인지, 다중인격을 가진 괴이한 인물인지, 황색 저널리즘의 희생양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태가 일반 대중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측면이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그가 심신의 고통으로 외롭고 은둔자적인 삶을 살았으리라는 점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데뷔 이래 흑인 특유의 펑키 음악에 백인 취향의 록을 가미하였고, 90년대 들어서는 리듬 앤 블루스(R&B)에 팝을 조화시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였으며, 발라드, 랩, 테크노댄스에 이르기까지 천부적이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벤(Ben)', '아일 비 데어(I'll Be There)' 같은 초기 노래와 '힐 더 월드(Heal The World)', '유아 낫 얼론(You're Not Alone)' 등 팝 발라드를 좋아하지만, 다른 장르의 음악도 들어 보면 뛰어난 가창력과 천재적인 비트 감각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음을 느낍니다.

마이클 잭슨은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스를 넘어서는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지는 못하고 떠나갔지만,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그의 천재성, 음악적 성과, 무대 공연예술과 뮤직 비디오 산업에 미친 공헌, 그리고 일반 대중의 삶 전반에 끼친 영향력이 결코 폄하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윤옥 (39.XXX.XXX.180)

많은 예술가들에서 창조주의 질서를 배반하려는
어떤 두려운 행태를 볼 때가 있습니다.
동성애라든가 비정상적인 일탈등을 포함해서 ..
..
그럴 때마다 저는 창조한다는 것이 어쩌면
창조주 질서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신을 능가하려는 무모한 도전이 신을 두려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마땅한 책임, 도리 윤리....
무엇이라 정의 하기는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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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23: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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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1.XXX.XXX.74)

신에게 도전해서는 안 되지요.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창조는
'기존에 있는 것을 재구성하고 해석하여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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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 10: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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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114.XXX.XXX.98)

김창식 선생님, 오랫만에 인사 드립니다.
계사년 새해, 댁내에 청복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마이클잭슨뿐만 아니라 우리의 작고한 문화 예술인에 내려진 사후의 평가가 너무 가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한 개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진대, 밖으로 드러난 몇몇의 실수 만으로 공은 제쳐 두고 '몹쓸인간'으로 낙인 찍어버리는 일은 재고됐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인간은 너무나 다양한 삶의 자취들을 지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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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11: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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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1.XXX.XXX.70)

힌희주 선생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승과 댁내 평안을 기원합니다.
마이클 잭슨은 위대한 아티스트였습니다. 가창력 또한 빼어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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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11: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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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79)

주검에 뱃속에 음식물이 거의 없었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무척 쇼킹한 느낌이 기억되네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지만 가까운 지기 몇몇의 관심이 없어서......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물질이 정신과 육체를 피폐케한 것이 스산했지요.
말세구나 하며 신문을 덮어 버리고 심호흡을 했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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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6 16: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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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1.XXX.XXX.70)

차덕희 선생님 제 글 관심있게 읽으시고 늘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Heal the World', 'You're not alone'을 들으며 고인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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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11: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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