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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에너지를 절약하다
안진의 2013년 02월 25일 (월) 03:44:44
색깔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까요? 추울 때는 노란 계열의 따듯한 색을, 더울 때는 파란 계열의 차가운 색을 사용하는 것은 색이 갖는 심리적 특성의 하나인 온도감 때문입니다. 흰색은 빛을 반사하고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기에 더울 때는 가급적 흰 옷을 착용하는 것도 색의 물리적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는 예입니다. 따라서 색이 갖는 다양한 심리적 물리적 특징들을 활용한다면, 에너지 절약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실례로 주민들의 에너지 사용과 관리비 고지서에 대한 반응 형태를 분석하고 고지서를 재디자인하는 데 컬러디자인이 적절히 사용된 예가 있었습니다. 개발된 에너지 절약 고지서는 2011년 1월부터 3월까지 방배동의 한 아파트에 시범적으로 적용되었는데, 새로운 고지서는 동일면적 세대의 평균량과 비교하여, 에너지 사용량이 많으면 빨간색, 평균이면 노란색, 적다면 녹색으로 발부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새로운 고지서 디자인은 전국의 전력 사용량이 오르는 동안, 시범 대상지의 전기료를 절감시키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에너지 전력소비량이 컸던 그 해, 주민들은 고지서를 받자마자 색채를 통해 직관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인식하게 되었고, 잘 디자인된 고지서를 보며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거니와 에너지 사용 습관을 고치는 계기를 마련하였던 것입니다.

최근 커다란 통 유리창을 내거나 유리 외벽으로 이루어진 건축물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에너지 절약 면에서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리로 만들어지는 외관이 독특하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단열 효과가 있는 유리를 쓴다 하더라도 유리 외벽은 일반 단열벽체보다 열손실이 크고 여름에는 복사열로 유리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등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유리외벽으로 만들어진 성남시청, 용인시청 등의 경우는 에너지효율 평가에서 등외평가를 받아, 단열재가 포함된 패널을 설치하여 창 면적을 줄이는 공사를 시공해야 했습니다. 결국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 대해서는 에너지 효율평가를 통해 설계를 규제하고, 완공된 건물들은 재보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유리창을 단열 패널로 막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방안이 되겠지만, 기존의 유리 외벽이 주는 미적 효과에 버금갈 만한 디자인도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절약과 디자인 적용의 관점에서 제가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색이 녹색입니다. 녹색은 색의 온도감에 있어 한색도 난색도 아닌 중성색입니다. 그래서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 혹은 배색에 따라 다른 온도를 체감하게 합니다.

이러한 녹색으로 체감온도 환경을 바꾸고, 기능성과 심미성을 충족할 수 있는 디자인이 이동식 벽면 녹화입니다. 벽면 녹화는 벽면과 같은 인공구조물을 식물로 피복하여 세우는 방식이며 버티컬 가든(Vertical Garden)이라고도 불리는 친환경시스템입니다. 사철 푸른 나무들은 여름에는 시원함을 겨울에는 따듯함을 전하는 정서적으로도 중요한 매개인데, 그런 녹음을 실내로 들여오자는 것입니다.

녹색으로 이루어진 벽면녹화는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한기를 막고, 식물에 의한 온도조절 효과가 높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등 에너지 절약효과에 탁월합니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유해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공기를 정화합니다. 습도조절 기능으로 겨울철에는 훌륭한 천연 가습기의 역할도 해 줄 것입니다.

특히 녹색의 식물들은 눈의 피로를 줄여주고 자연 속에 있는 느낌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벽면의 차갑고 딱딱한 패널과는 다르게 사시사철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것입니다. 녹색으로 만들어진 벽면녹화를 이동식으로 제작하여 덥고 추울 때는 유리 벽면에 세우고, 채광이 필요할 때는 다른 곳에 배치하는 등 공간연출도 다양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관리비 고지서 디자인과 같이 에너지 절약 실천의 동기부여에 적합하도록 잘 설계된 컬러디자인도 필요합니다. 한색과 난색이라는 색의 온도감을 활용한 공간디자인 컬러 연출도 에너지 절약에 효과를 주는 것이 분명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에게 확장된 에너지 절약의 공간연출은 녹색이 만드는 세상입니다.

색에 대한 기호는 각각 다르지만 자연만큼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친화력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색은 없기 때문이며, 녹색은 정서적으로 편안하게 우리의 체감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색이기 때문입니다. 녹색으로 이루어지는 녹화는 우리의 피로를 줄여주고 적절한 온도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너지 절약의 대안 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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