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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지도교수님은 안녕하시다
임철순 2013년 04월 02일 (화) 00:05:52
배우 김혜수 씨가 논문 표절이 문제가 되자 사과와 함께 석사학위 반납 의사를 밝혀 호평을 받았습니다. 잘못을 사과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학위 반납도 당연한 일일 텐데 평이 좋은 것은 그동안 뻔뻔스러운 논문 표절자들을 하도 많이 봐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는 사람들은 대개 알고 있지만, 김씨는 글도 잘 쓰는 연예인입니다. 이런 평소의 호감까지 작용해 그의 태도를 칭찬하는 것이겠지요.

그동안 국회의원이든 청와대 비서실장이든 유명 연예인이든 국민 강사든 누구든 논문 표절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표절이라는 비판에 부인과 변명, 억지로 맞서다가 마지못해 사과 한마디로 끝내고 무슨 면죄부라도 받은 양 하던 일을 계속하거나 공직에 취임하곤 했습니다. 20년 전의 표절이 문제가 되어 공직을 떠나는 외국 사례에 비하면 국가적으로 창피하고 개인적으로 너무도 파렴치한 일입니다. 표절은 반드시 근절돼야 할 범죄입니다.

그러나 표절 당사자만 비난하고 사회적으로 매장하면 그만인가요? 그 사회적 매장이라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별 효과가 없습니다. 각종 비리와 범죄로 한때 고개 숙이고 울먹이던 사람들이 금세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살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든 표절 당사자만 욕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수 씨의 학위 반납에는 학위를 준 대학, 논문을 심사한 지도교수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이런 점까지 생각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실제로 학위 반납이 어떤 절차를 밟아 이루어지는지 몰라도 지도교수와 대학에 공동 책임, 또는 부차적 책임이 있다는 걸 환기시킨 행동이라고 읽어야 합니다. 문제의 제1 당사자가 표절자라면 두 번째 당사자는 지도교수이며 해당 논문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교수들도 그 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지난해 국회의원 문대성의 논문 표절이 문제됐을 때 지도교수의 책임은 거론되지 않았고, 올해에도 그런 현상은 마찬가지입니다. 논문 표절로 말썽이 되더라도 현직 교수가 대학에서 파면되거나 해임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견책 등 경징계에 그칩니다. 지도교수들의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에 표절이 근절되지 않는 것입니다.

“표절인 줄 몰랐다. 내 전공과 다른데 지도교수라고 어떻게 다 알겠느냐” 하겠지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변명입니다. 지도교수나 심사교수가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해도 학생의 학문적 역량이나 학습 성향은 지도과정에서 얼마든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논문을 쓸 수 있는 학생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못한다면 지도교수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무식해서 모른 것도 문제이지만 논문 지도에 소홀했다면 더욱 문제입니다. 논문 지도는 기술적인 부분만 전수할 게 아니라 표절이 중대 범죄임을 환기시키는 학문윤리에도 충실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교수들보다 그러지 않는 교수들이 더 많습니다.

대학은 학교를 홍보하고 돈벌이하는 수단으로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기업인,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들을 끌어들여 학위를 남발합니다. 학위를 받는 이들은 그 대가로 대학에 발전기금이나 후원금을 냅니다. 박사과정 입학생은 2000년 1만 1,700여 명에서 지난해 2만 3,000여 명까지 늘었습니다. 대학은 더 많은 입학생들을 끌어모으려고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 학위를 남발합니다. 공적 교육기관이 본령을 망각한 채 자꾸만 상업화하고 수익사업에 몰두하는 게 근본 문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표절이 명백한 논문이 양산되고, 표절에 관대한 교수가 지도교수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스스로 제대로 된 논문을 쓸 역량도 없으면서 논문 심사는 대충 하는 교수들이 득세를 하면 제대로 공부하고 지도하는 교수들이 밀려나게 됩니다.

학위논문이나 학술논문 표절은 대학이나 학회가 공동 책임을 지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논문 제출 전에 연구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서약서를 내게 해야 합니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가 취소된다는 규정도 명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 지도교수와 심사위원들에게 반드시 공동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지도교수도 1인이 아닌 복수로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 당국은 표절사례가 많은 대학과 해당 교수들을 엄격하게 징계해야 할 것입니다. 학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표절 당사자가 대중 앞에 서서 사과하고 비난을 받는 동안 지도교수들은 그 뒤에 숨어 또 다시 표절을 묵인 방조 사주 지도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잘먹고 잘살고 편안하고 안녕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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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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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세 (121.XXX.XXX.129)
말씀하신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 합니다. 학위 받은자가 벌을 받는다면 반듯이 지도교수도 책임을 져야 할것입니다. 학원이 학위 장사로 돈을 버는 곳이 되여서는 절대로 않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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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7 00:26:34
0 0
김윤옥 (39.XXX.XXX.180)
웬만한 비리, 불의, 부정엔 너무나 관대 해지기까지 그동안 참고 눈감은 세월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이젠 여간해서는 분노하지도 않는 우리들입니다.
어떻게 해야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사는 세상을 꿈꿀 수 있을지, 우리는 어디까지 더 흘러가야 돌아가야한다고 깨닿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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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5 21:00:11
0 0
이준섭 (121.XXX.XXX.129)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표절 교수는 추방되어야하고
구체적인 방지책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공부와 연구가 적성에 맞지 않는 학자는 다른 곳으로 옮기시도록 조처해야 합니다. 이준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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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3 07:36:19
0 0
채길순 (121.XXX.XXX.129)
맞습니다. 안녕하면 안 되지만 안녕들합니다.(저도 안녕합니다. 작년에는 전 교수 중 연구 업적이 가장 많은 사람에게 주는 연구상까지 받았습니다. 표절은 안 하고서도요.) 안녕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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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3:26:39
0 0
소필영 (121.XXX.XXX.129)
표절의 문제점과 대책을 잘 짚어 주셨네요.감사합니다.그런데,잘나가는 언론들은 지도교수와 대학의 책임에 대해서는 왜 입다물고 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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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2:02:31
0 0
박병모 (121.XXX.XXX.129)
제목이 도전적인 느낌이 듭니다ㅎㅎ
안녕해서는 안될 위인이 안녕해서 언짢으신게죠

날씨가 흐리네요.기분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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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1:21:53
0 0
ㄹㄹㄹㄹ (121.XXX.XXX.129)
임주필께


잘 읽었습니다
근데 이런 논문표절을 해도 괘않는 아니 오히려 표절을 해도 큰소리 치는 곳이 한국에 있답니다 바로 기독교계이지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경우를 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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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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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덕 (121.XXX.XXX.129)
안녕하세요? 비가 오네요. 이 비 끝에는 흐드러진 봄 꽃 소식이 전해오겠지요. 독일에서는 학위를 바로 수여하는 것이 아니라 논문 통과후 일정 기간동안 공시하고 나서 이의가 없을 때 정식 학위로 인정합니다. 몽골에서도 학위 논문을 국립중앙도서관에 일정기간 비치하고 나서 이의가 없을 때 본심사를 진행핮니다. 우리만 막 양산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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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1:14:05
0 0
긴내선생 (121.XXX.XXX.129)
뜨끔하군요 긴내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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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1: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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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 (121.XXX.XXX.129)
안녕 하십니까? 참 좋은 의견 잘 읽었습니다.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교육계는 초등 교육계부터 잘못되어 있습니다. 교사들이 승진하기 위해서는 소위연구 실적이라고해서 논문 비슷한 것을 제출해야 하는데 거의 전부가 돈을 주고 대필 시킨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 초등 교육계의 교장, 교감, 장학사 등등 대부분이 돈을 주고 대필 시키거나 남의 연구 실적을 짜깁기 한 것으로 소위연구 점수를 따서 승진한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밑에서부터 철저히 썩어 문드러진 것이 우리나라 교육계의 현실이라고 들었습니다. 차제에 초등 교육계부터 바로 잡아야 이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기초작업이 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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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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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어멍 (211.XXX.XXX.129)
재밌는 제목이라 더 집중했던 거 같아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표절 당사자만 비도덕 비윤리적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방조 또는 조장한 '환경'이 문제가 있단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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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0:27:10
0 0
인내천 (183.XXX.XXX.130)
임 주필님의 주장에 적극 동의합니다
실력은 없으면서도 박사학위를 취득하려는 졸부들이 득실거리고,그런 졸부들을 끌어모아 비싼 수업료를 챙기려는 사학재단이 있으니, 그 사이에서 삥땅을 뜯으며 즐기는 어용교수들이 양산되기 마련입니다
환상적인 3각동맹! 불의한 삼위일체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사학재단과 어용교수는 면죄부를 받고 표절학생만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게 말이 되는가요?
우리나라 참 이상한 나랍니다!
가짜 학위와 표절이 판치는 여건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그렇게 양산된 사람들만, 그것도 무슨 청문회 석상에 서는 경우에만 추궁을 당하니 고쳐지겠습니까?
교통법규위반 범칙금을 적당히 책정해야 위반자들이 줄지 않고 세외수입을 올릴 수 있듯이,그런 겁니까? 신호위반 범칙금을 100만원으로 인상하면 누가 감히 위반할려고 하겠습니까? 그러면 세외수입이 줄기 때문에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가짜학위,표절 문제도 똑 같습니다
그것을 묵인하는 대학,그렇게 슬쩍 넘어가는 지도교수에게 똑같이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학력,학위 따지지 않고 오직 실력에 의해서 입사와 승진 여부가 결정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표절교수님이 안녕하시지 못하고 불안녕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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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09: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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