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박상도 맞장구
     
뉴스의 엔딩 크레딧에도 관심을..
박상도 2013년 04월 19일 (금) 05:01:09
뉴스는 말 그대로 새로운 소식입니다.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던 뉴스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힙니다. 왜냐하면 날마다 새로운 뉴스가 등장하기 때문에 오래된 뉴스에 신경 쓸 여력도 없고 또 이미 식상해진 뉴스를 다시 보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치고 그 결과를 속 시원히 아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사회지도층과 관련한 뉴스일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십수 년 전 TV고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의 일입니다. 당시 강남에서 유명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음주운전을 취재하면서 단속의 의지가 없는 관할 경찰서의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방송이 나가고 한 며칠은 단속을 하는 시늉을 하더니 일주일쯤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음주운전이 다시 만연하였습니다. 지금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그때는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도 잘 빠져나갔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면 대통령 빽을 써도 빠져나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18대 국회에서 행안위 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하던 친구가 우스갯소리로 제게“도둑질을 하다가 체포된 사람은 정상 참작을 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지만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아무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음주 적발 시스템이 워낙 완벽하기 때문에 한번 음주 측정을 한 자료에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부조리를 없애는 힘은 많은 사람들의 의지에서 나옵니다. 여기에 권력 기관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언론은 ‘의제’를 제시합니다. 이렇게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야 사회가 옳은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물론 언론이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할 수도 있습니다만 언론 역시 뉴스를 파는 입장이기 때문에 식상한 기사는 편집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굵직한 사건이 터지면 모든 시선이 그쪽으로 쏠립니다. 이런 매스미디어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회오리만 지나가면 또 한동안 잠잠할 거야’라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 문제가 됐던 사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국제중학교의 금품수수와 부정입학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유명인의 논문 표절 의혹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다 우스운 결말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의지와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린 사건은 잊힙니다. 그리고 그 잊힘 뒤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지탄을 받아왔던 비리의 대상들과 그들을 눈감아 주고 싶어 하는 공범들입니다.

서울교육청이 국제중학교를 감사 중이라고 합니다. 근데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감사관의 어록(語錄)이 참으로 가관(可觀)입니다.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의 말에 따르면 30년 동안 감사만 전담한 분이 이번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은 한국일보에 실린 서울교육청 감사관의 말입니다.

“있는 사람들에게 입학 대가 2,000만원은 껌값이다.”

“경험상 뒷돈 입학 의혹은 90%가 허위더라.”

“(사학의 교비 전용 역시) 그렇게 해서라도 결과적으로 학교 발전이 되면 좋은 것이 아니냐.”

이러니 감사결과는 보지 않아도 어떻게 나올지 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있는 사람들에게 입학 대가 2,000만원이 껌값’인 건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리고 ‘경험상 뒷돈 입학 의혹의 90%가 허위’라는 것은 자신이 감사한 결과가 그렇다는 거겠지요? 그럼 우리는 2,000만원을 껌값 정도로 생각하며 자신이 감사한 입학 비리의 90%를 무혐의 결정한 감사관에게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국제중학교 비리의혹을 맡긴 셈이 되는 거겠지요?

한 가지 걱정은 어찌된 일인지 이 기사가 4대 일간지 중에서 한국일보에서만 보도되었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슈였음에도 이제는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사건의 기억을 흐릿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까지 기다려서 보는 관객이 없듯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의 결말은 조용히 묻힙니다. 그러니 그동안 ‘눈 가리고 아옹’하고 넘어가기가 쉬웠을 겁니다. 교육비리 뉴스가 매번 솜방망이 처벌로 그들만의 해피엔딩으로 끝난 데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표절과 관련한 문제 역시 이제는 잊히고 있습니다. 국민강사 김미경씨 논문의 경우 해당 학교인 이화여대의 최종 결론은 몇 달 후에나 나온다고 합니다. 박사논문도 아니고 석사논문 하나의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데 몇 달이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히기를 기다리겠다는 꼼수겠지요. 그래야 논문표절 논란과 관련해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무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스스로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힌 김혜수씨의 경우도 현재 학위 반납과 취소를 위한 행정절차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단지, 시간이 걸린다는 성균관대학교측의 답변만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현재 19대 국회에 참여하고 있는 문대성 의원입니다. 바람이 잦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그에게 민주통합당이 의원직을 내놓거나 박사학위를 반납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논리마저 그럴듯합니다. 표절 논란으로 몇몇 유명인들은 학위를 반납하거나 자신이 진행하던 TV프로그램에서 하차했는데 그들보다 공중에 대한 책임이 더 막중한 정치인인 문 의원이 가만히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할일 많은 국회가 한 개인의 처신 문제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국력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작년 11월 국민대학교에서 표절로 판정이 났음에도 문 의원은 이의신청을 내고 다섯 달째 뭉그적거리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거겠지요. 한국 사람은 냄비근성이 심하다고 합니다. 이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냄비가 빨리 끓고 빨리 식듯이 어떤 일이 있으면 흥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성질’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잘못을 하고도 시간이 지나면 뻔뻔하게 얼굴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여전히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잘못된 학습을 할까 두렵습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야 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금과옥조(金科玉條)라는 신념을 갖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이 시대에 가마솥 같은 중후한 언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제는 비리사건의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기다려서 봐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언론 역시 심혈을 기울여 엔딩 크레딧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2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YK (14.XXX.XXX.156)
용두사미인가요 ?
아마 사회 유명 리더였다면 끝 장을 봤을 겁니다 .
답변달기
2014-03-10 20:36:05
0 0
인내천 (183.XXX.XXX.114)
동의합니다
우리의 냄비근성이 언제부터 형성되었을까요?
조선시대부터요? 아니죠, 조선 시대는 왕이 뒷간에 가는 것 까지 기록하는 사관이 있어 절대로 쉬이 잊혀지지 않았고 다음의 왕은 그 기록을 볼 수 있었기에 잘못이 덮여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럼 언젤까요?
역시 일본이 우리를 지배하면서부텁니다!
민족을 배신한 댓가로 호의호식하던 친일파들은 구린 과거 때문에 뭘 들추고 파헤치는 것을 싫어할 수 밖에 없어 자꾸 의제를 바꾸며 과거를 잊게 조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체질화되어 사회 전반에 공고한 성을 쌓아 올린 것이죠!
방송이라고,뉴스라고,신문이라고,국회라고,교육이라고,산업이라고,종교라고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여론에 밀려 궁지에 몰리면 "과거는 역사에 맡기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입니다.얼마나 그럴듯 합니까!
그런데 현재는 과거의 반영이고, 미래는 현재의 결과인데 과거를 잘라버리자구요? 오른 발을 내딛였으니 뒤에 있는 왼 발은 잘라버리자구요?
그리고 걸을 수 있나요?
이것은 진리가 아니고 상식입니다!
우리나라의 병폐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시로 언급한 독도문제 좀 파헤쳐볼까요?
조선시대 대마도주가 울릉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며 그곳에서 살게 해달라고 태종(1407년 3월 16일)과 숙종(1697년 2월 14일) 때 간청했으나 두 임금 모두 단호히 거절하고 입도하지 말 것을 경고했습니다
또한 일찍이 태종은 울릉도를 일본인들이 빈번히 침략하여 우리 백성을 죽이자 울릉도 백성들을 육지로 이주시키고 그 근방에 얼씬도 못하게 하는 궁도정책을 폈던 것입니다
동학혁명군 진압을 빌미로 진주한 일본군이 돌아가지 않고 주둔(1894년)한 상태에서 대한제국은 1900년 10월 25일 "울릉군의 관할지역은 울릉도 본토와 석도(독도)로 정한다"라는 고종 칙령 41호를 중앙 관보에 고시했습니다.
그러자 일본은 1904년 5월 고종황제를 총으로 협박하여 외교권을 박탈하는 한일의정서(1차늑약)를 강제로 체결하여 고종황제가 러시아에게 주었던 울릉도의 산림발채권을 박탈하고, 8월 19일엔 러시아 함대의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 독도에 부대와 망루를 무단으로 설치했습니다.
이때 시네마현의 어부 나카이가 독도에서 어로 독점권을 한국 정부로부터 얻기 위하여 일본 농무성에 이를 교섭해 주도록 요청했는데 이에 일본 해군성 수로 부장이 나카이에게 독도는 무주지라 한국 정부에 임대를 요청할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에 요청할 것을 종용합니다.
한참 뒤,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전후 일본 처리)시 독도를 일본영토로 넘겨주는 미국의 악역에 대해선 누누이 언급했고, 1948년 6월8일 오전 11시경에는 미,일합작으로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공군 B52폭격기 9대가 독도에 날아가 배 30여척을 전파 시키고 고기잡던 어부 150명을 몰사 시킵니다.1952년 9월 15일 오전 11시경 미군폭격기 4대가 날아와 2차례 선회한 후 폭탄을 투하하였습니다.9월 18일에 이를 조사하러 40여명의 학술조사단을 독도에 보냈는데 상륙을 방해하기 위해 또 미군 폭격기 4대가 날아와 전방에 폭탄을 투하하며 상륙을 막아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언론이 독도문제를 다룰 때 왜 과거는 다 묻어버리고 일본교과서에 싣고 안 싣고를 가지고 변죽만 울릴까요?
추잡한 한일회담의 비사,DJ정부 시절의 어로구역 양보 등 역대 정권의 일본에 대한 비굴한 처사를 왜 다 묻을까요?
이제 우리 국민들도 길 들여저 쉽게쉽게 " ...과거를 묻지 마세요~~" 그런가보죠?
일제치하에서의 금단 구역은 반일이었고 미제치하인 지금의 금단 구역은 반미인가요?
세계 최강 미국이 우릴 보호해주고 있는데 뭐가 걱정이어서 그 비싼 무기(글로벌 호크기,F35기,아파치헬기,펫트리엇 미사일 등등) 입찰도 안부치고,생산비도 따지지 않고,비행기 값보다 몇배 더 소용되는 운영비도 따지지 않고 넙죽넙죽 사주고 있을까요?
직장에서 쫒겨난 비정규직들이 철탑에 오르고,종탑에 오르고,그러다 목을 매고 신나를 붓고,공공의료원이 문을 닫아도 푼돈 아낀다며 구두쇠처럼 굴면서.....
아, 상식이 통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무슨 뉴스의 엔딩 크레딧을 논하십니까!
답변달기
2013-04-19 09:34:29
0 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