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 유출 끔찍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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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정보 유출 끔찍한 상황

이성낙

2013년 05월 01일 (수) 01:36:58

현직에 있을 때입니다. 인사부서를 담당하는 처장이 찾아와서는 “아주 건강하십니다”며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뜬금없는 말에 “무슨 말씀이신지…?” 하고 물었더니 필자의 정기 건강검진 결과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순간 인사부서에서 내 개인 정보를 관리한다는 사실에 아찔한 생각이 들면서 오래전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와 하소연하던 환자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중년의 교사인 그 환자는 정기 건강검진 결과 언젠가 매독(梅毒) 균에 감염되어 성병(性病)을 앓았던 것으로 나왔습니다. 매독 항체 검사인 ‘VDRL’ 반응이 아주 약하게 양성(+)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병의 활성 상태를 알리는 tripple positive(+++) 반응은 아니었습니다. 문진을 해보니 오래전 군복무 시절 매매춘 여인과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으며, 그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랬을 것입니다. VDRL 혈액 검사에서 나타난 약한 양성(+) 반응은 병은 치유되었으나 그 흔적이 혈청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혈액 상흔(傷痕, Narbe im Blut)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치료받을 필요는 없는 상태라고 안심시키자, 환자가 울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인사 담당 부서에서 건강검진 결과를 학교장에게 보고했는데, 그것을 본 학교장이 교육자로서의 자질 운운하며 권고사직을 해서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실이 동료 교사들은 물론 학생들에게까지 알려져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며 심지어는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건강검진 자료는 인사부서의 관리 대상이 결코 아닙니다. 의무실이 있는 정부 기관이나 규모가 큰 기업체에서는 담당 의사에게만 건강관리 자료를 다룰 자격을 부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검진 주관 기관에서는 결과를 당사자에게 비밀히 전달해야 합니다. 앞의 ‘교사 사건’은 개인 정보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여실히 보여준 실로 개탄스러운 예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다수의 그늘에서 소수의 인권이 쉽게 묵살(黙殺)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지인이 필자에게 자기 부하 직원을 환자로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검진 결과, 다행히 양성(良性) 피부암이라 환부를 적출했습니다. 필자는 그 환자에게 이후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최상의 치료라는 위로와 축하의 말로 진료를 종료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부하 직원을 보낸 지인이 전화로 진단명을 알고 싶어 하는 데서 작은 갈등이 생겼습니다. 필자는 단호하게 부하 직원인 환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의료 윤리 상 환자의 동의 없이 진단명을 알려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인은 매우 당혹해하며 섭섭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서로 믿는 친한 사이인데 그럴 수 있느냐고 불평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1960년대 초 독일 뮌헨 지역 의료계를 강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여성이 남편의 지인인 산부인과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았는데, 몇 개월 후 의사와 그 남편이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중 남편이 “내 아내가 병원에 다녀갔다는데 늦게나마 고맙네” 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러면서 진료 결과를 묻기에 의사는 별것 아니라며 넘어가려 했습니다. 남편은 병이 있어 병원을 찾았을 터인데 자기가 알아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으냐고 되물었습니다. 의사는 마음에 작은 동요가 생겨 “자궁에 가벼운 염증이 있어 간단한 치료를 했을 뿐”이라고 마지못해 대답했습니다. 남편이 아주 차분하게 “자궁염증은 왜 생기지?” 하며 묻기에 의사는 “작은 콘돔 조각이 자궁 윗부분에 끼어 이질 반응성(異質反應性) 염증이 생긴 것(주: 당시엔 콘돔의 재질이 불량해 잘 파손되었던 것 같습니다)”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후, 그 산부인과 의사가 고소를 당했습니다. 남편이 부인의 부적절한 외도를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는데, 자궁 속의 ‘콘돔 조각 이야기’를 그 증거물로 제시한 것입니다. 당시 두 사람은 별거 상태로 1년 가까이 부부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에 부인이 마땅히 지켜야 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어겼다며 산부인과 의사를 고소하고 손해 보상 소송까지 추가한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의사협회는 해당 의사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고 ‘개업 허가 정지 처분’이라는 엄중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는 필자가 인턴 과정을 시작하며 의사가 지켜야 할 준수 사항에 대한 준비 교육 때 들은 아주 드라마틱한 교훈적 이야기입니다.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의사는 의료 행위 중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다”는 구절이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개인 정보의 소중함을 기원전 고대 그리스 때 이미 깨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각종 개인 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사회적 폐해(弊害)를 ‘남의 일인 양’ 방관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사회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도 고집스럽게 ‘주민등록번호제도’를 거부하는 독일 사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독일 사회가 우리보다 ‘정보의 실효성을 모르는 저개발국’이어서일까요?

인내천 (183.XXX.XXX.89)

문명의 발달로 많은 부문이 좋아졌지만 오히려 불편한 것도 많아졌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개인정보 유출일 것입니다.
농촌에 살고 있는 저에게 00부동산이라며 좋은 땅,좋은 상가가 났으니 어쩌시겠냐며 인사도 생략하고 본론부터 속사포처럼 쏘아댑니다.00백화점이라며 상품을 들이밉니다.
급전이 필요하심 대출해준다고도 합니다. 센스가 있는 분들은 02라는 서울지역 전화는 받지 않는게 상수라며 아예 받지 않는답니다.전 습관적으로 번호확인 없이 받는 형이어서 정말 귀찮은 전화를 많이 받습니다.
이제 저도 번호를 확인하며 받을지 말지를 결정해얄까 봅니다.
저희 집에서 군청소재지까지 10 여키로미터 거리인데 두개의 CCTV에 찍혀야 갈 수 있습니다 하나는 3거리에 설치된 방범CCTV이고 하나는 제한속도 60키로의 속도위반 CCTV 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교통정보CCTV에도 찍힙니다.
방범CCTV는 도둑이나 도둑질 할 것 같은 사람만 찍히나요?
속도제한 CCTV에는 속도위반차량만 찍히나요?
교통정보CCTV는 모조리 찍히나요?
전화도,카톡도,e-mail도 도청당하나요?

신용이 다소 부실한 조합원도 조합직원들의 아량이나 이웃의 보증에 의해 급한 용처가 있을 땐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대출금액도 상향이 되었었는데 컴퓨터에 신용등급이 자동으로 체크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등급에서 제외됨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봐주고 싶은 직원도 어쩌지 못합니다. 기계와 시스템을 만든 인간이 역으로 그 기계에 의해 규정됩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기계가 끼어들면서 인간적인 따스함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에 인문학의 중요성이,철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 같습니다!
아,산산이 벗겨진 나는 어디에도 안식할 휴식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실락원으로 밀려났습니다!
감추고 싶고 부끄러운,진짜 인간적인 나를 어디에 뉘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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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1 13: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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