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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노래(2)
김창식 2013년 05월 07일 (화) 00:54:39
   
"아름다운 오월에 꽃봉오리 피어나고/내 마음속에도 사랑이 싹트네~"

사랑 찬가인「아름다운 오월(Im Wunderschoenen Monat Mai)」은 하이네의 시에 곡을 붙인 슈만의「시인의 사랑(Dichterliebe)」에 실린 노래입니다. 봄의 청신함과 그에 걸맞은 사랑의 움틈을 노래했어요. 흔히 '리드(Lied)'라 칭하는 독일예술가곡은「아름다운 오월」처럼 유명한 시에 후세의 작곡가들이 곡을 만든 것이 대부분입니다. 상이한 버전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불렀어요. 소프라노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를 비롯해, 바리톤 피셔 디스카우와 헤르만 프라이, 테너 프리츠 분더리히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등.

"크리스마스트리가 내 키보다 컸던 어린 시절/ 우리는 사랑을 했었지~"

호주 출신 영국 그룹 비지스(Bee Gees)의「오월 초하루(First of May)」는 좋았던 지난날을 추억하는 애상적인 노래입니다. 비지스는 존 트래볼타가 주연한 영화「토요일 밤의 열기」의 음악을 담당하여 널리 알려졌죠. 이 그룹은「Tragdy」「Stayin' Alive」「How Deep Is Your Love」같은 디스코 풍 음악으로 일세를 풍미했지만, 서정적인 발라드도 좋았어요.「홀리데이(Holiday)」「매사추세츠(Massachusetts)」「날 잊지 말아요(Don't Forget To Remember)」같은. 「오월 초하루」는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사라 브라이트만이 리메이크해 히트하기도 했습니다. 고(故) 김현식은 호소하고 울부짖는 창법으로 이 노래에 이채(異彩)를 더했으며.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오월이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앞에 소개한 노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노래도 있습니다. 처절한 노랫말에서도 알 수 있듯 5‧18광주민주화항쟁을 주제로 한「오월의 노래」입니다. 지금은 찾는 이도, 아는 이도 거의 없지만 1980년대에는 '시대의 노래'처럼 불렸었지요. 이 노래의 원전은 1973년 프랑스의 샹송 가수 미셸 폴나레프가 부른「누가 할머니를 죽였나(Oui A Tue Grand Maman)」입니다. 섬뜩한 제목이지만 재개발 지역에 편입된 사유 재산인 정원을 지키려 투쟁하다 숨진 할머니의 실화를 애절한 선율로 옮긴 것이니 권력에 대한 민중의 저항과도 언뜻 맥이 닿아 있는 것처럼도 느껴지는데.

"한바탕 웃음으로 모른 체 하기엔/이 세상 젊은 한숨이 너무나 깊어/한바탕 눈물로 잊어버리기엔/이 세상 젊은 상처가 너무나 커~"

이선희가 부른「한바탕 웃음으로」가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노래임을 아는 이는 드뭅니다. 노래방에서 흥에 겨워 목청껏 부르기도 하는 노래지만, 가사를 음미해보니 과연 그러함직도 하네요. 30년도 더 되었으니 이제 그만 오월을 보낼 때가 된 것 같은데, 아까부터 누구에겐가 빚진 것 같은 부끄러움이 앙금처럼 가시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요?「오월의 노래」는 아직 그치지 않은 것인지.

* 같은 주제, 다른 소재로 이미 발표한 글 '오월의 노래(2011. 5. 19)'가 있어 '오월의 노래(2)'로 제목을 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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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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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39.XXX.XXX.180)
어느 계절인들 아릅답지않겠습니까만
오월은 또다른 울림을 우리에게 주지요.


그때 현장에서 온몸으로 울었던 그곳 사람들과
소문으로, 제한된 뉴스로 접했던 서울 시민들 사이에는
아직도 메우지 못한 간극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쨋거나 가끔 이렇게 만나는 김창식님을 통해서
아름다운 노래, 영화, 문학작품을 접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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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3 15:36:16
0 0
김창식 (1.XXX.XXX.144)
당시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김윤옥 선생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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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5 14:14:47
0 0
김창식 (1.XXX.XXX.108)
오월이 마냥 화창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인내천 선생님. 여러모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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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8 11:48:16
0 0
김창식 (1.XXX.XXX.132)
저도 그 소식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인내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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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9 11:32:5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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