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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박상도 2013년 05월 14일 (화) 00:42:52
십 수년 전에 ‘래리 킹 라이브’에 팝의 여왕 마돈나가 출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래리 킹이 마돈나에게 “유명해지니까 좋은 점이 무엇이죠?”라고 묻자, 마돈나는 일초의 주저함도 없이 “공짜 옷이요(Free clothes)!”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충격을 받은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너무나 솔직한 마돈나의 대답에 충격을 받았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렇게 솔직한 대답이 통용되는 그들의 문화에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유명해지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공짜 옷, 공짜 티켓, 공짜 음식뿐만 아니라 자신이 ‘걸어 다니는 광고판’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디 어디에서 이 옷을 입어주면 얼마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기도 합니다. 또는 "어디에 잠시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시면 사례를 하겠다."는 제의도 심심찮게 받습니다.

유명인을 이용한 광고 중에 이제는 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넘쳐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항패션입니다. 공항패션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입·출국이 잦은 연예인들이 공항에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개성 있는 옷차림으로 등장해, 무대 위나 브라운관에선 볼 수 없는 연예인들의 평상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연예인들의 패션 감각을 엿볼 수 있다고 하는 공항패션이 그들의 자유로운 선택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돈을 받고 광고주가 가져오는 옷을 입고 입·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대중들은 ‘아, 저 사람들은 평소에 저렇게 입고 다니는구나’하고 생각했던 거였습니다.

마치 광고가 아닌 듯이 광고를 하는 것인데 이러한 내용을 다 알고 있음직한 매체들이 앞다퉈 공항패션 운운하며 기사를 쓰는 모습을 보면,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나팔까지 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문을 넘기다가 기사처럼 포장한 전면광고를 볼 때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사가 광고가 되기도 하고 광고가 기사가 되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홍보의 가장 기본 공식은 매체에 자주 노출하는 것입니다. 자주 노출을 해야만 널리 알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널리 알려지게 되면 그 자체로 힘을 얻게 됩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가 778억 달러라고 합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코카콜라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영화 부시맨을 보면 하늘에서 떨어진 코카콜라 병이 사건의 발단이 됩니다. 영화 속에서 코카콜라는 문명을 상징하는 도구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만큼 코카콜라는 우리에게 이미 너무나 익숙한 상품이 된 것입니다.

제품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 TV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TV를 통해 자신을 알리면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명의가 되는 것보다는 ‘스타의사’가 되는 것이 병원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 하루 진료를 해서 벌 수 있는 수익보다 훨씬 적을 출연료를 감수하면서 TV에 출연하는 이유는 자신이 유명해지면 그에 따른 기대수익도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교수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학을 전공한 교수가 정치와 경제에 관한 인터뷰에 응합니다.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집니다. 결국 길을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대답할 수 있는 ‘일반적’인 답변만 하게 됩니다. 고려대 현택수 교수는 이런 분들은 일명 텔레페서(Telefessor)라고 부릅니다. 텔레비전(Television)과 교수(Professor)를 합친 신조어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터뷰에 응해준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방송 제작이 분초를 다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D나 기자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해야만 방송업계에 인터뷰 잘해주는 교수로 소문이 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인터뷰에 대한 출연료는 주면 받고 안 주면 안 받습니다.

그렇다면 그분들은 정말 아무 이득이 없는데 불편을 감수하면서 TV에 출연을 하는 걸까요? 그건 지금까지 TV에 출연해서 이름을 얻은 많은 전문가들의 사례를 기억해 보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그들은 자신이 거의 무료로 출연한 매체를 이용해서 얻은 유명인사라는 타이틀을 이용해서 책을 출판을 했거나 정계에 진출했거나 병원을 확장했습니다. 이쪽에서의 작은 불편을 저쪽에서는 큰 수익으로 보상 받았던 것입니다.

최근에 한 온라인 매체가 자유칼럼그룹의 필진 중 한 명에게 기명칼럼을 제안하면서 ‘원고료는 없다’고 했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정신적 노동인데 노동의 대가를 주지 않겠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배짱의 이면에는 ‘우리 매체에 기명칼럼을 쓴다는 것은 큰 영광이자 기회이니 당신은 다른 곳에서 알아서 이득을 챙기시오.’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매체에 건강한 글이 실리게 될까요?

본업은 제쳐두고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전문가들에게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EBS의 ‘명의’라는 프로그램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의사는 말 그대로 자타가 인정하는 ‘명의’입니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하루를 분단위로 나눠서 바쁘게 일을 하고 계시다는 겁니다. 그러니 TV예능프로그램에 기웃거릴 시간이 없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저서 ‘초협력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마틴 노왁(Martin A. Nowak)하버드대 교수는 무려 300편 이상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분에게 다른 곳에 한눈을 팔 시간이 있을까요?

‘악의(惡意)’와 ‘선의(善意)’를 법의 시각에서 볼 때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약간 달라집니다. 악의는 알면서 행하는 행위를 뜻하고 선의는 모르면서 행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자신의 전문분야와는 무관한 TV출연이 자신의 사업적 성공이나 개인적 욕망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잦은 TV 출연을 했다면, 그 사람은 매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싼 값에 또는 무료로 전문가를 동원하는 매체 역시 악의적으로 상황을 이용하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악의적인 작태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것을 우리는 주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맹목적인 생각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는 유명한다는 의사와 교수가 모두 다 명의, 명교수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마치 세상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어디에서나 팔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탄산음료인 코카콜라가 건강에 이롭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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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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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 (14.XXX.XXX.156)
그렇군요 ...
그러나 왠지 " SBS TV 와 라디오" 보도는 무조건 믿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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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0 20: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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