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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레이디 외교
김영환 2007년 07월 30일 (월) 10:44:42
며칠 전 불가리아 소피아 공항에 착륙한 프랑스 정부의 에어버스 비행기 트랩에서 하얀 바지에 폴로 티셔츠를 입은 훤칠한 여인이 내려와 만면의 미소와 함께 손을 높이 흔들며 걸어나갔습니다. 세실리아 사르코지(49). 지난 5월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니콜라 사르코지의 부인이었습니다.

세실리아는 최근 리비아를 두 번 방문하여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와 그의 딸 아이차(29)를 만나 협상을 벌인 끝에 8년반 동안 구속되어 있던 불가리아 간호사 5명과 팔레스타인 출신 의사 1명(벵가지 6인)을 석방시켜 함께 불가리아에 간 것입니다. 세실리아는 매스컴의 집중적인 각광과 함께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불가리아 의료진은 8년전 리비아의 벵가지 병원에서 에이즈 바이러스로 오염된 혈액을 어린이 426명에게 수혈한 혐의로 리비아 당국에 기소되어 두 번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리비아는 이스라엘 모사드와 CIA의 합작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어린이들 중 56명은 사망했습니다. 간호사 등은 결백을 주장했고 1983년 에이즈 바이러스를 공동 발견한 프랑스의 몽따니에 교수는 󰡒대중을 위해 봉사해온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중세로의 회귀󰡓라고 비판했습니다. 국제 에이즈 전문가들도 불가리아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에 위생이 나빠 이미 어린이들에게 에이즈가 발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간 유럽연합(EU)은 한 나라처럼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와 독일 관리들이 적극적이었습니다. 가다피의 아들로 리비아 넘버 투인 사이프 알 이슬람 가다피는 오래 전에 이들이 결코 사형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명했고 이달 초 리비아 최고법원이 이들에게 사형을 내렸지만 그 상급기구인 사법위원회는 이들을 무기로 감형했고 심지어 블가리아에서 복역해도 좋다고 말해 석방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언론들은 세실리아가 프랑스 외교의 신기원을 이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신에 총리와 외교부 장관이 인질이 되었다고 비꼬았습니다.
야당은 대통령 선거전에 얼굴도 안 비친 대통령 부인은 국가의 제도가 아니며 프랑스를 대표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올랑드 사회당 제1서기는 공적 외교의 부재를 비판했고 몽떼부르 의원은 대통령 부인에게는 제도상의 어떤 위임(委任)도 없다고 공격했습니다.

이에 사르코지 대통령은 8년을 끌어온 이 문제는 고전적인 방식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국가원수 부인의 지위를 이론화할 필요는 없다고 응수했고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더 잘 대표할 사람이 부인 말고 누가 있겠는가하고 부인의 파견을 엄호했습니다. 불가리아 의료진 인질문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한 사항이었습니다.

"세실리아가 움직이는 기차에 타기 전에 루마니아 의료진은 이미 송환되려하고 있었다"(영국 인디펜던트 지). 속된 표현으로 다된 밥에 달려든 것인지 속단할 수 없지만 세실리아는 개선장군처럼 EU 간부를 대동하고 '벵가지 6인'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외교의 방법이란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대통령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모델 출신의 부인을 파견함으로써 상대국을 압박하고 성사시킨 것은 프랑스를 넘어 한 나라처럼 되어 가는 유럽연합 외교의 승리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석방된 간호사들이 프랑스 사람들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세실리아에겐 외교관의 피가 흐릅니다. 외조부는 스페인의 벨기에 주재 대사를 역임했습니다. 이민자 부모를 둔 사르코지와 마찬가지로 세실리아도 유대계와 스페인계 혈통을 가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세실리아는 프랑스의 피 한 방울도 안 섞였다고 자랑한 적이 있고 극우파는 이민자가 대통령이 되려한다고 공격했습니다. 대통령과의 인연은 사르코지가 파리 근교에서 시장으로 재직하던 때에 세실리아의 결혼식을 주재한 것이 인연이 되었다고 합니다. 1996년, 12년에 걸친 사르코지의 구애로 결혼했다는 두 사람은 이듬해 아들 루이를 낳았습니다. 이들은 사르코지의 첫 부인 소생의 두 아들과 세실리아가 첫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두 딸을 거느린 대가족입니다.

인질을 석방함으로써 리비아는 서방세계에서 한층 더 제대로 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인질이 석방되자마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리비아를 공식 방문하여 인권 외교를 프랑스의 공으로 민첩하게 과시했습니다. 프랑스는 원자력을 건설하고 라팔 같은 전투기를 팔아 실리도 챙기려한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세실리아-사르코지 콤비의 외교는 남북한 모두에게 교훈을 던집니다. 북한에게는 개방만이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길이라는 것을 북한 지도부가 깨닫도록 해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회당 당수였던 프랑소아 미테랑은 대통령이 되기 직전인 1981년 2월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프랑스는 인권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을 국가로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 남한에 주는 교훈입니다. 그 하나는 답보중인 아프간 인질문제의 돌파구 마련에 필요한 전방위 발상입니다. 또 한가지. 이제 검증은 대통령 후보가 될 사람만이 아니라 그 부인에 대해서도 해야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헌법상 제도가 아니면서 각종 국가의전(儀典)행사에 참여하고 있고 󰡐베갯머리 송사󰡑란 말처럼 대통령의 최지근 거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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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을 버리고 국민만 생각하는 퍼스트 레이디 - 정말 그립다 - 멋진 선진화를 보여주는 퍼스트 레이디를 보고 싶다. 사심만 없애면 식견을 높일 시간과 기회는 많아지는데 - 사심이 좁은 소견을 만드니 그것에서 부터 자유로와야겠죠- 여하튼 함께 만들고 기대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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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1 21: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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