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만이 걸림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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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만이 걸림돌 아니다

황경춘

2013년 06월 17일 (월) 00:02:02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로 부르는 일본과의 관계가 ‘한류 붐’의 덕택으로 좀 호전되는 듯싶었는데 지난해부터 갑자기 껄끄러워졌습니다. 그러나 이 흐름의 씨앗은 이미 2002년의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때부터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얕보던 한국의 만만찮은 힘을 일본사람들이 경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하면 일본의 인기 소설가로 한국 독자들 수십만이 기억하는 이름입니다. 그러나 이름 글자 하나만 다른 ‘무라타 하루키(村田春樹)’는 언뜻 생각해 낼 사람이 적을 것입니다. 우리 종군위안부를 모욕한 ‘말뚝 테러리스트’의 한 사람이라 하면, 겨우 기억해 낼 정도이지요.

무라타는 일본의 명문 사학 와세다(早稻田)대학 정경학부 출신으로 중견 기업 다이이치 세이메이(第一生命)에서 일한 ‘지식인’입니다. 학생 때부터 민족주의 운동에 참가한 그는 지금, 아직은 국회 의석을 갖지도 못한 군소 유신정당ㆍ신풍(維新政黨ㆍ新風) 당원으로서, 말썽 많은 ‘혐한(嫌韓 - Hate Korea)’운동 중심인물의 한 사람으로 활동 중입니다.

2년 전 환갑 나이로 직장을 은퇴한 그는 ‘외국인 참정권 반대 시민의 모임’동경 대표이며, ‘혐한’데모 선봉 행동대로서 유명한‘재특회(在特會 -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의 회원으로 정치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무라타는 가두시위보다 강연회, 출판물 등을 통한 선전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일본 전국에서 일어나는 ‘재특회’데모 구호나, 무라타가 강연이나 출판물에서 역설하는 주장은 독도‘반환’이 주가 아닙니다. 얼핏 보아 유치하고 너무 사실에서 벗어난 역설(逆說)로 우리로서는 웃어넘겨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그러나 2006년에 130명의 회원으로 출범한 ‘재특회’가 6년 사이에 13,000명에 가까운 광적인 회원을 가진 전국 조직이 되고, 무라타와 같은 ‘지식인’까지가 합세하는 큰 정치단체로 성장한 사회 배경을 우리는 주목합니다. 일본인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배타적 우월성, 그리고 젊은 지식인마저 잘못된 역사 인식의 함정에 빠지는 그들의 미묘한 심리 작용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경쟁 상대로서의 한국인에 대한 일반 일본인의 경계와 질시(嫉視)는,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 외국인 참정권 운동이 활기를 띠자 극우 민족주의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확산되었습니다. 처음에 사회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 ‘혐한’운동이 힘을 얻은 것은, 외국인 참정권 추진 세력의 중심이었던 민주당이 집권을 하여 실정을 거듭했기 때문입니다.

‘재특회’를 수년 동안 밀착 취재하여 쓴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安田浩一) 씨의 책이 작년에 일본 사회의 큰 관심을 모으고, 출판계가 주는 큰 상을 두 개나 받았습니다. 그의 책이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란 제목으로 우리말로도 출판되고, 저자가 최근 서울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는 ‘넷우익(인터넷상의 극우세력)’을 바보 모임으로 방치하는 사이, ‘재특회’는 정치인들도 무시 못할 정도의 세력으로 커졌다고 기자회견에서 경고하였습니다. 그는 어느 일본 잡지에 쓴 글에서 ‘혐한’시위자들로부터 ‘뭔가를 잃었다’는 피해의식을 느꼈으며, 그것은 “오늘의 ‘일반 일본인’의 의식 밑바닥에 있는 뭔가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혐한’그룹의 대변자격인 무라타의 발언에는 강한 민족 차별과 일본인 우월성이 풍기는 내용이 많습니다. 한 예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인은 거짓말쟁이라 낙인찍히면 사회의 폐물이 됩니다. 시나(支那)나 조선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시나징(중국인)’은 거짓말을 잘하면 영웅이 됩니다.”그는 이런 식으로 우리와 중국민족의 욕합니다.

또 그의 주장에는, 알면서 고의로 하는지는 모르지만, 너무나 비상식적인 것이 많은데, 이것이 청중을 웃기고 박수갈채를 받습니다. 작년에 당 대표 스즈키 노부유키(鈴木信行)와 당원 두 사람과 함께 서울을 방문한 그는 위안부 할머니를 모욕하는 ‘말뚝 테러’사건을 감행하여, 한국정부의 기피인물로 지목됩니다. ‘한국 입국이 금지된 무라타 선생’이라고 박수와 웃음 속에 연사 소개를 받는 그의 만담조(漫談調) 이야기 속에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조선말을 말살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1945년 종전 때까지 서울에는 한글로 된 일간 신문이 두 개나 있었습니다. 한글이란 우리 ‘가타카나’와 비슷한 간단한 글로 몇 시간이면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학교에서 매일 한 시간씩 가르치다, 점점 시간을 줄인 것입니다. 어찌 이 쉬운 것을 매일 계속 가르칩니까? (청중 폭소)>

<일제 때 조선 철도 고관이었던 분 부인에게서 들은 말인데, 전후 한국을 방문했는데, 우리가 부설한 철도 레일 외에 전후 한국인이 건설한 것은 단 일(1)킬로도 없었다고 합니다.>

<종군 위안부는 돈벌이를 위한 매춘부였습니다. 일제 때 조선말 신문에 큰 광고까지 싣고 업자가 모집했습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 전 민주당 대표)를 조선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전연 틀린 말입니다. 우리는 진실을 말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습니다. 근거 없는 낭설은 우익 애국자를 불신하게 만듭니다.>

마지막에 인용한 오자와에 관한 그의 발언은, 일본의 일부 극우 인사나 넷우익이 재일교포와 귀화한 사람까지를 무섭게 인신공격하는 풍토 속에서 나온 흥미 있는 언급입니다. 한국에 우호적인 많은 인사가 ‘조선인’으로 몰려 곤욕을 치렀습니다. 오자와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중에는 대학 교수나 정치인도 있습니다. 최근 위안부 발언으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일본 유신의회’당에서 제명된 니시무라 싱고(西村信悟) 중의원 의원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일본 최대의 이동 통신사 회장인 귀화한 갑부 손 마사요시(孫正義) 씨나 최근까지 도쿄대학 교수로 일한 강상중(姜尙中) 씨도 일본 우익 인사의 호된 공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손 회장은 아버지가 전후 빠칭코 사업 등으로 불법 치부하였다고 그의 사업가로서의 성공에 흠집을 잡습니다.

“바보 모임 같던 넷우익이 일본을 망가뜨렸다.”고 야스다 씨는 개탄했습니다. 아베 신조(阿倍晉三) 총리를 비롯한 우익 정계는 들끓는 여론에 밀려 이제사 겨우 ‘혐한’데모에 우려를 표명하는 시늉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한 일본’을 지향하는 아베 총리와 이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합니다.

인내천 (183.XXX.XXX.240)

박상도 아나운서가 기고한 "강용석 변신은 무죄?" 제하의 칼럼엔 말도 안되는 댓글이 수두룩한데 말이 되는 황선생님 칼럼엔 쥐죽은 듯 조용하군요.
동의한다는 뜻일까요?
아님 까짓 일본문제 관심 없다는 뜻일까요?
자유칼럼 독자들 수준이 이정도밖에 안된다는 증표라면....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52년을 지배하고 떠나면서 독도까지 챙겨가는 악랄한 일본에 대해선 관대(?)하고 타의에 의해 어거지로 헤어진 동족에 대해선 주적이라고 딱지 붙여놓고 최신식 무기를 사들이는 것도 모자라 우리를 2062년 동안이나 괴롭힌 일본과 합동군사훈련을 국민 모르게 해대는 우리나라 얼빠진 나라 아닌가요?
비난받아 마땅한 강용석의 변신을 언급한 박상도 아나운서의 칼럼엔 철판을 깔고 덤비면서 나라를 통째로 먹으려드는 일본의 꼬라지에 대해선 모르쇄? 아하, 친일파들이라 그렇군요 ~~^^
재특회의 준동은 일본인에게 사회정의와 평화의 DNA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지만 6,25동란을 계기로 전범을 모조리 사면하고 기용한 미국이 배후입니다!
그래서 일본=미국,미국=일본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에 결코 이들은 두 나라지만 한 몸입니다.
종내는 둘 사이도 갈라지고 한 판 붙겠지만 말입니다~
가쓰라-테프트 밀약으로 일본은 한국을,미국은 필리핀을 사이좋게 나눠갖다가 진주만 폭격으로 일본이 먼저 뒷통수를 쳤지요? 그러다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원폭세례를 받고 굴종적 우방이되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도 그 틈바구니에 끼어서 같은 동족을 죽이려드는게 역사적 관점이나 민족사적 관점에서 올바른 처신인가요?
우리가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기에 일본 역시 달콤한 한국지배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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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9 05: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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