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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버린 사람들
서재경 2007년 08월 08일 (수) 01:46:12
신당을 만든다, 혹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분주히 왔다 갔다 하는 정치인을 보면서 참으로 이해할 수없는 일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정체성입니다.

가장 먼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그룹은 열린우리당을 뛰쳐나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도대체 왜 당을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노무현 정권에서 당대표, 원내대표, 장관 등 좋은 세월을 잘 보낸 사람들이 왜 탈당했는지 이유가 궁색합니다. 그들이 별별 소리를 해도 잘 들어보면 그 당에 남아 있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자리도 해 먹지 못한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 노대통령의 실정으로 계속되는 보궐선거마다 열린우리당이 참패할 때도 이들은 침묵했습니다. 민심이 노정권과 당을 떠날 때도 이들은 현실을 외면했습니다. 타고 있는 배에 구멍이 뚫려 물이 들어와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선장에게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이익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정작 배가 기울기 시작하자 몸을 뺐습니다. 지금은 몸을 빼는 것이 그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이해가 안 되기는 한나라당을 나온 손학규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라리 대통령 한번 꼭 해보고 싶어서 탈당했다고 말하면 솔직하다는 평가라도 받을 텐데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을 만들어주고, 도지사를 만들어준 당을 떠나서 거꾸로 그 당에 손가락질 하는 행위를 보면서 국민들은 할 말이 없습니다. 엊그제까지 도지사를 지낸 사람이, 그것도 농어촌, 산촌과 도시로 구성된 경기도 지사를 지내놓고, 생뚱맞게 민생을 파악한다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도 시답잖습니다. 그 캠프에도 수많은 제제다사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면서 배운 사람들의 건강성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들이 탈당과 관련해 온갖 거룩한 소리를 해도 그들의 말은 이미 감동을 잃었고 그들의 처신은, 당사자들과 그 주변인물만 인지하지 못할 뿐, 조롱의 대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당을 뛰쳐나온 정치인들을 인간성으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하품(下品)으로 취급합니다. 능력이 있다면 당을 망치지 않았을 것이고 인간성이 좋다면 당을 헌신짝처럼 버리지 않았으리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한 결 같이 한국 최고의 명문학교를 졸업한 그들이 하품이라면 도대체 한국의 상품(上品) 인간은 어디서 길러지는지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정치인들의 행태를 두고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분들은 아마 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일 것입니다. 몸담고 있는 조직이 위기에 처하면 최선을 다해 해결하라고 가르쳐야 할지 아니면 재빠르게 몸을 빼라고 가르쳐야 할지, 나라가 어려울 때 몸을 바치라고 가르쳐야 할지 이민선을 타라고 말해야 할지, 자기를 길러준 사람에게 보은하라고 말해야 할지 혹은 필요하면 등을 돌리라고 말해야 할지, 양식 있는 교사라면 이 문제를 놓고 한 번쯤 시름에 잠겼을 것입니다.

이런 탈당파들이 신당을 만들었습니다. 제갈양이 살아와도 이번 대선은 여권이 어렵고, 예수가 부활해도 어렵다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당을 그대로 지키면서, 국민에게 실패를 고백하고 반성하며 용서를 비는 ‘정직’이 최선의 전략이었을 것입니다. 당정에 깊이 관여했던 사람들을 퇴진 시키고 새로운 인물로 진용을 개편하여 선거를 치르는 것이 정도였습니다. 진실이 통하면 국민이 다시 기회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명분 없는 신당을 만드는 것은 12월 대선의 승리는 고사하고 자신들의 정치생명마저도 스스로 단축시키게 될 것입니다.

이들의 행태를 보면서 회사경영을 엉망진창으로 해놓은 경영진이 주주총회가 다가오자 회사의 이름과 로고를 바꾸고, 다른 회사 중역 몇 사람을 영입하는 것으로 주주총회를 치르려는 허망한 노력이 연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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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59.XXX.XXX.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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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8 15: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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