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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평등해야...
박상도 2013년 09월 18일 (수) 02:00:09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지도자급 멘토링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도자급 멘토링 프로그램의 목적은 ‘대기업 CEO와 석학, 사회 각 분야의 리더 등 다양한 성공경험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사회지도층 멘토의 지혜를 대학생 멘티에게 전달하여 리더십과 섬김 정신을 함양해 미래인재 풀(Pool)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멘토링 프로그램에 전국적으로 400여 명의 멘토와 3,200여 명의 대학생 멘티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올해부터 방송과 언론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멘토링을 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학생들에게 학비를 대출해주고 장학금을 지원해 주는 곳입니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에 멘티로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대부분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해서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려고 노력하는 착한 학생들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받는 대견한 학생들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영화배우인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에 의하면 누구든 여섯 단계만 거치면 대통령과도 인연이 닿게 된다고 합니다만 요즘같이 복잡한 세상엔 한 다리만 건너면 다 남이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비빌 언덕’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들에게 ‘비빌 언덕’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한국장학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입니다. 이제는 ‘개천에 용은커녕 미꾸라지도 없다’고 하지만 멘토링 프로그램은 거칠고 야박한 세상 속에 표류하며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환하게 길을 밝혀 주는 등대가 되어 지난 4년여 동안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대학생들과 직업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서 의외로 자신이 갖고자 하는 직업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는 것에 많이 놀랐습니다. 하긴 필자가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던 20여년 전에도 학생들 사이에 ‘~카더라’라는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부정확한 정보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도 이 ‘~카더라’라는 허황된 정보들은 여전히 취업 준비생들을 헛갈리게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방송기자가 되고 싶은데 화학을 전공하고 있거든요. 이과생도 기자가 될 수 있나요?”

이런 류의 질문을 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습니다. 거의 모든 방송사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만약에 전공에 제한을 둔다면 방송사에는 모든 직원이 신문방송학이나 언론정보학과 출신이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36명의 SBS 아나운서 중에 언론정보학과 출신은 없습니다. 대신에 음대 출신, 미대 출신, 이공계 출신 아나운서들은 다수 있습니다. ‘아, 나는 전공이 방송과 관련이 없어서 방송사 입사는 어려울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편협한 생각으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것입니다.

“일류 대학을 나와야만 방송사에 입사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라는 얘기도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면 당연히 좋겠지요. 하지만 사람을 가장 우선적으로 봅니다. 즉, 방송사가 원하는 사람을 뽑지 방송사가 원하는 대학을 나온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닙니다. SBS 아나운서 중에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대학교를 나온 사람은 7명으로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출신학교와 방송능력과의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온 아나운서 중에 시청자의 사랑을 더 많이 받고 더 똑똑하게 방송 잘하는 아나운서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경험은 소중한 자산입니다. 적어도 SBS는 이런 경험을 통해 항상 열린 자세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예쁘고 잘 생겨야 아나운서가 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그렇다.”입니다. TV에 얼굴을 비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시청자의 호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본능은 아름다운 것을 추구합니다. 예쁜 것을 보고 싶어 하고 흉하고 못생긴 것은 보기 싫어합니다. 이러한 본능이 바뀌지 않는 한 ‘외모’를 따지지 않고 아나운서를 채용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이 들어 늙고 추해지면 아나운서로서의 생명은 끝나는 거겠네요?”라고 말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나이 든 아나운서는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방송의 이미지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는 것입니다. 이는 이금희 아나운서가 출연자를 배려하는 고운 마음씨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시청자의 호감을 얻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벌써 50년째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만 변함없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신입 아나운서를 뽑을 때 외모를 보는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다가가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할 때까지는 호감이 가는 외모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인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호감이 가는 정도의 외모면 충분히 지원해도 됩니다.

“필기 시험을 잘 봐야 하나요?”

당연히 잘 봐야 합니다. 필기 시험을 먼저 볼 수도 있고 실기 테스트를 먼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의 테스트가 끝나면 다음 테스트를 할 때는 제로베이스(Zero base) 상태에서 치러집니다. 각각의 과정에 채점을 맡은 사람은 응시자가 그 전 과정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필기 시험에서 1등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통과는 할 수 있어야 다음 단계의 응시가 가능합니다. 다만, 세부적인 선발 계획은 해마다 조금씩 변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첫인상이 좋게 보일까요?”

카메라 테스트를 할 때, 채점을 하는 면접관들은 생각보다 빨리 결정을 내립니다. 첫인상은 3초 안에 결정이 납니다. 보통의 경우 응시자들은 뒷면이 파란색으로 처리된 스튜디오에 5인 1조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5~6 미터 정도 되는 짧은 거리를 제대로 걸어서 들어오는 응시자들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양복이 불편해 보이는 사람, 구두가 불편해 보이는 사람,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걷는 사람, 마치 군인처럼 딱딱하게 걷는 사람 등등 많은 응시자들의 태도에 왠지 모를 어색함이 비칠 때가 많습니다. 정말로 합격을 원한다면 스튜디오에 걸어 들어와서 제대로 돌아서는 동작을 수백, 수천 번 반복해서 연습하기를 권합니다. 자신의 태도에서 자연스러움과 당당함이 풍겨 나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울을 자주 봐야 합니다. 편안한 표정, 호감 가는 표정, 호쾌한 미소 등은 타고나면 정말 고마운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습을 해야 남들이 보기에 좋은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자신이 지원하는 방송사에 대해서 가능한 한 많이 알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SBS 입사 테스트를 받으면서 타 방송사 프로그램을 잘 보고 있다고 말한 응시자를 실제로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본인은 그 프로그램이 SBS 프로그램인 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면접관 중 한 사람이 “그 프로그램은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인데요.”라고 하자 고개를 떨구며 난처한 표정을 짓던 그 지원자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새벽부터 머리를 손질하고 양복을 다려 입고 메이크업까지 하고 와서 그렇게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정치를 하고 있는 한선교 의원이 자신이 MBC에 입사할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정말 어렵게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는데 같이 면접을 보는 친구들을 보니까 다 나보다 키도 크고 잘 생겼지 뭐야. ‘야, 이거 대충 면접 봤다가는 무조건 떨어지겠다’ 싶었어. 그런데 그 당시 MBC에서 방송하는 ‘한명회’라는 드라마가 무척 인기가 있을 때였거든. 그래서 면접관에게 이렇게 말했지. ‘안녕하십니까! XX번 한선교입니다. 한명회가 제 14대 선조이십니다’라고 말이야.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면접관들이 내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더라고…”

필자는 아직도 한선교 의원이 실제로 한명회의 14대손인지 확인을 못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선교 의원은 당시에 면접관들이 바라던 이야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신문사에 입사하고 싶은 사람은 적어도 자신이 지원하는 신문사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고 있어야 합니다. 방송사에 지원하는 사람 역시 자신이 지원하는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청하고 있어야 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인데도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이런 상식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청년층의 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은 부모가 가진 특권을 조금이라도 자식에게 대물림해 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입사 시험을 볼 때 직원의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는 배부른 노조가 있는가 하면 태어나자마자 주식으로 부자가 되는 신흥 귀족층도 있습니다. 미국의 10대 부자 중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3명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한국은 8명이나 됩니다. 미국의 부자 서열 1위부터 5위까지가 자수성가한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놈은 안 되고 될 놈은 무조건 되는 세상’이라는 자조(自嘲) 섞인 푸념이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어렵게 공부하는 청년들에게 이 사회가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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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opco (117.XXX.XXX.251)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 생각합니다.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제 경험상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의 통념을 시스템과 더불어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스터고는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 불필요한 스펙을 위해 온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정말 그 도가 너무 지나칩니다.
저도 멘토 아닌 멘토를 해외에서 하면서 정말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가면 안됩니다.
우리 사회는 권력과 돈을 가진자들에 의해 좌우되는 사회다 보니 그들의 불과 몇 %도 안되는 사고와 행동이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그것이 마치 올바른 사회의 통념처럼 만들어버려 그것을 불나방 처럼 쫓아가는 사회...
그것으로 그들의 사회를 또 유지해 가는 악순화의 고리를 끊어버려야 됩니다.
인문사회과학자(과거 공자 예수 석가모니 등등)들이 이에 앞장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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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30 11: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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