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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깊은 남강유등축제
고영회 2013년 09월 23일 (월) 01:26:53
진주는 10월 1일부터 13일까지 열릴 남강유등축제를 준비하느라 부산합니다. 남강 가에는 행사를 알리는 등이 여기저기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1592년 10월 임진왜란 때 김시민 장군이 왜군 2만 명을 맞아 싸울 때 남강에 등불을 띄운 데서 비롯됐습니다. 유등(流燈)은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막기 위한 군사전술이었고, 진주성 병사들이 성 밖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이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전투에서 순절한 7만 민ㆍ관군의 애국혼을 기리려고 등을 띄우는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진주시는 1949년부터 유등놀이를 시작해 2000년부터 규모를 키워 축전을 치러오고 있습니다.

남강유등축제는 해마다 펼쳐지는데, 올해에는 '물·불·빛 그리고 우리의 소망'이란 주제를 내걸고 유등 1,660개를 밝힙니다. 진주성을 축전 현장으로 재구성하여, 망경동 특설무대에서 매일 저녁에 주제공연 '유등'을 공연하고, 캐나다 특별전시관을 운영하고, 진주성 공북문에서 북장대, 서장대를 거쳐 남문에 이르는 진주성 둘레 1.2㎞를 '연인의 길', '사색의 길', '충절의 길'로 이름 지은 주제별 유등길도 꾸밉니다. 진주유등축제는 3년 연속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선정되어 알맹이뿐만 아니라 이름에서 대한민국 대표 축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유등축제 개최를 놓고 진주시와 서울시가 팽팽하게 맞붙어 있습니다. 서울시가 2009년부터 청계천에 진주 것과 분위기가 비슷한 행사를 벌였고, 진주시가 서울시에 등축제를 열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서울시가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11월 1일부터 17일까지 열 계획이라 합니다.

서로 생각을 좁히지 못하자 이창희 진주시장이 7월 31일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진주시는 법적 분쟁으로 들어갈 것을 대비하여 이에 대응할 예산을 짜는 등 온 힘을 다해 싸울 태세여서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서울시도 등축제를 열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등축제를 기획하고 시행하겠다는 것을 막을 순 없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이미 나온 것과 달라야 합니다. 누구라도 등축제를 기획할 수 있지만 앞선 것을 '베낀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청계천 등축제가 남강유등축제와 방법ㆍ내용ㆍ분위기가 엇비슷하다면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 등축제에서 남강유등축제 느낌이 나기 때문입니다.

축제에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실망스럽습니다. 청계천에 유등을 띄운다고 청계천이 남강이 될 수 없고, 진주성 전투라는 역사가 서울 등축제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서울만의 서울다운 '이야기가 있는 축제'를 내놓아야 합니다. 서울은 도읍지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여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소재가 많고, 사람도 많고, 행정력도 뛰어납니다. 이런 자산을 활용하면 좋은 볼거리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창조이고, 요즘 시대 말인 ‘창조경제’에 걸맞은 접근법이 될 것입니다.

팽팽하게 부딪힐 게 아니라 서로 도움이 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언뜻 생각해 본 것이지만, 진주시가 주관하여 남강유등축제 압축판을 청계천에 설치하고, 서울시는 진주시에게 설치와 운영비를 지원해주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서울시는 시민에게 볼거리를 만들어 주고, 진주시는 유등축제를 서울시 도움으로 널리 알릴 수 있어 서로 좋을 것 같습니다.

한가위 연휴에도 몸살을 참아가며 유등축제를 준비하는 진주시 공무원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방안을 빨리 찾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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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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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119.XXX.XXX.227)
최병철 2013-09-24 10:11:38
대기업이 소기업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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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5 10: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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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5) (119.XXX.XXX.227)
==고영옥 2013-09-23 20:59:24
옛말에 흥정은 걸고 싸움은 말기라는 말이 있는데 좋은 축제을두고 싸울게 아니라 서로 좋은 방안을 찾아서 누dl좋고 매부좋은 진주,서울의 축제가 되도록 걱정해준 이 글 고맙소,
==박연출 2013-09-23 14:15:54
정말 맞는 말씀이고 좋은 제안이라 생각합니다.
== 이무성 2013-09-23 13:30:49
고변리사님의 좋은 고견을 서울시에서 참고했으면 좋겠어요. 좋은글 잘읽고 감사합니다.
==한승국 2013-09-23 08:48:45
애향심보다는 공의로움이 묻어나는 글입니다. 왜 우리 옛말에도 있지 않나요. 누이 좋고 매부 졸고..^^*
==김광석 2013-09-23 08:40:00
바람직한 제안입니다! 사람들이 왜 상생의 방법을 찾지를 않는지...그런 문제가 있었는지 범인들로선 알 도리가 없었는데 이 글을 통하여 알게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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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4 08: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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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o (58.XXX.XXX.96)
좋은 지적입니다. 지방마다 특색있는 문화제를 마련해 관광객도 모으고 경기 활성화도 꾀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러나 거기 그런 축제가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될 만한 축제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또 서로 엇비슷해서 구별하기도 어렵고. 각 지역 문화제의 기획 과정에 중앙정보가 각 지역이 보다 빛이 나고 행사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조율하고 조정하는 기능이 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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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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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실제 예산집행이 어떤지 모르지만, 만약 중앙정부가 지방축제에 예산을 지원한다면 지원기준을 겹치거나 깜도 안되는 것에는 지원하지 않으면 많이 정리되겠죠?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추진할 때에는 될가 없을 것 같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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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4 08: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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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19.XXX.XXX.227)
서울시와 진주시의 상생 방안이 정치권에도 전파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유 희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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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17: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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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2) (119.XXX.XXX.227)
시름 깊은 남강유등축제라고 하여 무슨 얘기인가 하였네요.
잘 보았습니다. 진주시장이 1인 시위를 할 정도였군요.
서울도 풍부한 이야기가 있는데, 진주 것을 베끼는 것은 온당치가 않지요.
영조 때 청계천을 대대적으로 준설하는 등 역사를 보면 청계천에 관한 것이 많이 나올 텐데, 거기서 생각–아이디어를 쓰면 고변리사님이 싫어하실테고, 생각은 좀 약한 것 같고, 더 좋은 말이 없을까요?–을 얻으면 될텐데… <양승국>
===
고영회 선생님,한가위를 지나 깊어가는 가을, 안녕하세요.
남강유등축제 수필에 관한 의견입니다.
먼저 남강유등축제 문화의 전파에 축하를 드립니다.
문화는 모방과 학습이고 나아가 변형되면서 새로운 전통으로 이어집니다.
우리의 한글이 다른 나라에서 사용되어진다면 이는 고맙고 자랑스런 것으로 지적재산권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상업성이 주류가 되어 온 나라의 문화를 색칠하는 현실에서, 이렇게 남도의 유서깊은 축제문화가 전국으로 공유될수있음은 축제운영진의 빛나는 성과입니다.
아무쪼록 원조와 모방의 짝퉁이 공존하는 우리문화의 번성을 기원드립니다. 노민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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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12: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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