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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와 그 뒷얘기
유능화 2013년 09월 30일 (월) 01:52:48
어느 날 파리-다카르 랠리 자동차경주대회를 취재하러 온 프랑스 여기자의 가방에서 책 한 권이 떨어졌고, 사하라 사막의 한 소년이 그 책을 집어 듭니다. 소년은 아버지를 졸라 날마다 3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 학교에 다닙니다. 마침내 프랑스 글을 배워서 읽게 된 책은 바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입니다.

소년은 '어린 왕자'가 태어나고 사라진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풍경은 바로 사막에 있는 자신들의 모습과 같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결말 부분에서 어린 왕자가 죽는다는 내용을 읽은 소년은 자신과 같은 어린 왕자의 형제들이 아직도 사막에 살고 있음을 말해주기 위해 생텍쥐페리가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프랑스로 가서 그를 만나겠다고 굳게 마음먹습니다. 소설보다 더 극적인 실화의 주인공은 무사 앗사리드입니다.

# 처음에는 프랑스 파리에 넘쳐나는 온갖 풍요로움에 감탄합니다. 하지만 그처럼 많은 것을 가졌건만 문명세계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함을 발견합니다. 삶의 한 부분 한 부분을 소중하게 음미하지 못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는 도시인들, 이웃과 단절된 채 고독하게 욕망을 좇으며 살아가는 도시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고 무사 앗사리드는 충격을 받습니다.

무사 앗사리드는 그의 저서 <사막 별 여행자>에서 다음과 같이 도시인들을 평합니다.

"너무도 많은 물질과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잃고 복잡한 삶에 이끌려 살아가고 있었다. 사막에서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의 의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 그것은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 세계 사람들은 자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른다. 그들이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자연보다는 오히려 신문의 뉴스와 기사들이다."

단순함과 가벼움을 좋아하는 유목민의 사고방식을 다음의 내용에서 봅니다.

"언제나 떠나야 할 때 이동을 해야 하는 우리는 최소한의 것들만 소유한 채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는 단순함과 가벼움을 선호한다. 행복 역시 단순함과 가벼움 안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무사 앗사리드가 파리가 아닌 서울에 왔다면 더욱 놀랄 게 틀림없습니다. 파리지엥들보다 훨씬 더 바쁘고 '빨리빨리' 문화의 선봉장인 서을 사람들을 보면 충격을 지나서 아마도 기절했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어 훨씬 더 많은 정보와 더 빠른 정보의 유통이 내 머리에도 쥐가 나게 할 정도인데 사하라 출신의 무사 앗사리드에게는 얼마나 충격적일지는 상상하고도 남습니다.

“언제고 우리 곁을 떠나게 마련인 富를 축적하기 위하여 자신에게 어떤 즐거움도 주지 못하며 (인생을) 소비하는 것은 너무나도 슬프다. 인간은 육체를 가진 존재 이전에 영혼을 가진 존재”라는 무사 앗사리드의 말은 내 귓가를 맴돕니다.

경복고, 연세의대 졸업. 미국 보스톤 의대에서 유전학을 연구했다. 순천향의대 조교수, 연세의대 외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에서 연세필 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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