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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때리기, 때릴 걸 때려야지
고영회 2013년 10월 14일 (월) 04:32:09
10월 2일부터 선동성 기사제목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소득 1·2위 변리사·변호사, 부가세 실효세율은 최하위/변리사, 돈은 잘 벌면서 세금납부는 '꼴찌(?)'/전문직 소득 1, 2위 변리사·변호사, 부가세 납부 최하위/정성호 의원, 소득 1위 변리사 부가세 실납부율 ‘꼴찌’/평균 연봉 6억 받는 변리사, 세금은 제일 적게 내/고소득 변호사·변리사, 부가세 과도한 면제혜택/...” 이런 식으로 15개 쯤 떴나 봅니다.

이런 기사를 읽으면 “변리사와 변호사는 소득이 1, 2위인데 부가가치세(부가세)를 내는 비율은 다른 전문직에 비해 훨씬 낮다. 부가세는 소득에 따라 내는데, 이들은 돈은 많이 벌면서 세금은 적게 내는구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입니다.

이 기사 뿌리를 찾아봤습니다. 10월 2일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국세청에서 2012년 자료를 분석하여 보도자료를 냈고, 보도자료 제목이 눈길을 끌었는지 거의 모든 언론사마다 보도했습니다. 독자는 기사는 사실일 것이라 믿을 것이고, 사실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정 의원 보도자료에 나오는 통계표를 보죠. 국세청 자료에는 사업장 수를 기준으로 통계를 낸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즉 사업자별 통계입니다. 부가세를 신고한 내용이기 때문에 회계용어로는 수입(수익)이고, 일반인은 ‘매출’이라 씁니다. 국세청이 정 의원에게 제공한 자료는 전문가 사업자의 2012년 평균매출액과 이들의 부가가치세 신고액입니다. 소득액이 아닙니다. 그런데 표에서 칸이름을 ‘인원, 1인당 소득, 소득 순위’로 적어 소득액으로 잘못 표시했습니다.

   
  <정성호 의원이 낸 보도자료 속에 있는 표>  
정 의원이 낸 보도자료를 보면 매출과 소득을 뒤섞어 썼습니다. 수입(매출)과 소득이 같은 뜻인 줄 아나 봅니다. 그러니 보도자료 제목부터 “소득 1위(6억원) 변리사, 부가세 실납부율은 꼴찌”로 달았습니다. 제목이 주는 느낌이 참 고약합니다. 매출액과 소득은 완전히 다릅니다. 매출액은 소득액과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 더구나 사업자별 평균 매출액을 1인당 평균 소득으로 둔갑시켰습니다. 한 사무소에 평균 잡아 변리사 4, 5명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득 6억은 엉터리인 것을 쉬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부가세와 소득 관계를 알아보죠. 부가세는 물품이나 용역이 거래되면서 생기는 부가가치에 붙는 세금으로 간접세입니다. 부가세는 최종에는 일반 시민이 부담합니다. 사업자는 매출이 일어날 때 부가세를 받고(매출부가세), 물품을 살 때 부가세를 줍니다(매입부가세). 이렇게 받은 것과 준 것의 차이를 세무서에 냅니다. 이것이 부가세 신고입니다. 사업자는 부가세 차액을 낼 뿐입니다. 부가세를 많이 내면 성실한 사업자고 부가세를 적게 내면 세금을 빼먹은 악덕 사업자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부가세 내는 액수와 소득액은 거의 무관합니다. 그런데 부가세를 적게 내는 것이 부도덕한 일인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잘못됐습니다.

국회의원은 분명한 사실마저 용어를 바꾸어(매출->소득) 보도자료를 냈고, 보도자료를 받은 기자는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심지어 없는 말까지 지어내(소득->연봉) 보도했습니다. 소득세와 상관없는 일을 갖고, 변리사와 변호사를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부도덕한 전문직으로 몰았습니다.

먼저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세금을 빼돌렸다거나 덜 낸 것이 있으면 비난하고, 제도가 잘못되어 생긴 일이면 제도를 고치라 할 것이고, 불법을 저질렀다면 세무조사 등을 통해 벌을 주어야 할 일입니다. 매출액과 소득(또는 연봉)을 헷갈리지 말라고 10여 년을 외쳤지만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엉뚱한 일로 엉뚱한 사람을 때리는 일, 이제 그만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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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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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k (1.XXX.XXX.211)
그런데 개인 사업자들
제조한 물품 매출가격에서 10%를 부가세로 받더라고요
판매 가격에서 제조 원가를 빼야 정확한 부가세 일텐데...
아주 작은 개인사업자들 그리 못하고 있는 것을 왕 왕 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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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30 07:58:23
0 0
jsk (1.XXX.XXX.211)
개인 사업자들 년말 이면 부가세와 종합 소득세로
엄청 스트레스 받는데
알지도 못하는 기자들 아직 철이 너무 없지요
참 의원님들도 실적이 미비하거나 사실과 다른 발표를 하면
거기에 따른 벌금 내지는 세금 좀 부과해야 되지 않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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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30 07:54:57
0 0
고영회 (119.XXX.XXX.227)
좋은 제안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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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1 12:20:25
0 0
의견 (119.XXX.XXX.227)
잘 읽었습니다. 잘 지적했습니다.
전문 지식없이 앞뒤 안가리고 한 건 하자는 의원이나 그대로 받아쓰는 기자나 한심합니다.그러면서도 자기가 최고라고 하는 것들입니다. 홍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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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7 13:35:46
0 0
의견(3) (119.XXX.XXX.227)
<---박두혁 2013-10-14 11:50:22
이런 무식한 국회의원과 내용을 확인도 않고 보도하는 언론인들을 퇴출시키는 방법은 없을까요? 국정감사 때면 늘 이렇게 한탕하려는 국회의원 때문에 언론도 속고, 국민도 속는군요.
<---이대로 2013-10-14 11:15:53
잘 읽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많이 똑똑해졌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조금 알면서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잘 아는 것처럼 떠들어서 일을 그르칩니다. 잘 읽었습니다.
<---한승국 2013-10-14 09:08:09
모르면 물어나 보든지... 쯧쯧쯧!!! 딱하다고 말하기엔 참 한심하고 괘씸한 상황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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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5 10:08:24
0 0
인내천 (183.XXX.XXX.5)
매출액을 소득으로 발표하는 기관이나 그대로 베껴서 보도하는 언론이나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네요,
그렇게 무식하고 안이한 인자들이 사회 지도층이라고 나대고 있으니 나라꼴이 이모양인게죠.더구나 전문직을 상대로 안하무인이니 일반 서민들은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습니까?
큰 도둑,큰 반역자들인 대선 부정관련자들과
친일파들은 고히 모시면서 애꿎은 전문직들은 손 보겠다? 보더라도 번지수를 제대로 짚으면서 봐야지 우격다짐으로 길들이겠다?
국민들은 21세기를 사는데 정부만 18세기에 머물러 있으니 되는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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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23:23:36
0 0
고영회 (119.XXX.XXX.227)
보도자료는 정확해아 하죠. 사실을 모르면서 냈다면 어이가 없고, 사실을 알련서 일부러 뒤든 자료를 냈다면 거의 범죄에 가깝겠죠?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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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5 10:01:43
0 0
임영자 (159.XXX.XXX.15)
참, 황당한 보도자료고 기사내요.
이런사실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기사만 보고 변리사는 소득은 많으면서 납부해야 할 세금은 적게 내는 부도덕한 전문직이구나라고 당연히 생각하게되겠죠? 이런 사실을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알리기위해 해당 신문사에 자유칼럼에 실린 글을 다시 실으달라고 하면 안될가요? 정정보도차원에서…

많이 억울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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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10:08:09
0 0
고영회 (119.XXX.XXX.227)
그러게요. 사실을 정확히 알아주셔서, 그리고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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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5 1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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