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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60조원을 퍼 준다고?
김홍묵 2007년 08월 17일 (금) 00:57:10
인도의 의전상 국가원수인 압둘 칼람(76) 대통령. "(대통령 궁에 들어올 때) 내가 가진 것은 작은 옷가방 두개뿐이었다. (나갈 때도) "그 가방들을 가지고 나갈 것이다". 칼람 대통령의 ‘퇴임의 변’은 10억 인도 국민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2002년 12대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인도의 현대화와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고 정보기술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평생을 독신으로 청렴하게 살아와 국민의 존경을 받아왔습니다. 낡은 점퍼와 운동화 차림으로 서민의 생활을 찾아나서는 13억 인구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국민의 사랑을 받고있는 것에 비견됩니다.

세계적 경제대국이 된 두 나라 지도자들이기에 그들의 수신(修身)이 더욱 돋보입니다. 그런데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선 지금 평천하 (平天下) 명분을 내건 대북지원에 국력을 쏟고 있는 듯합니다. 8월말 남북정상 회담의 성공을 전제로 10년간 60조원에 달하는 돈을 북에 제공한다는 방안입니다.

한국산업은행이 재정경제부 요청으로 지난해 초 작성해 정부에 보고한 ‘중장기 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이 그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지난주 입수해 1년 반 만에 공개됐습니다. "우리의 소원이 통일" 이라면 막대한 재정 부담이 든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그 많은 돈의 조달 방법입니다. 산은(産銀) 보고서는 재원의 50.4%인 30조 2000억을 국민에게 부담시킨다는 방침입니다. ‘남북경협지원 채권’ 발행 (16조 5000억원)과 증세 (13조 7000억원)가 그 골자입니다. 연간 3조 200억원의 세금과 채권 부담을 국민이 져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이 밖에도 국방비를 깎거나 (5조 8000억원) ‘남북경협지원기금’을 신설하고 (2조 8000억원) ‘평화복권’을 발행(5000억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체 소요 재원의 66.7%인 약 40조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19조 9480억원은 민자 또는 외자 유치로 조달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방식의 돈이든 국민에게 돌아갈 몫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이 책임져야 할 명분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돈을 지원해야 할 북한의 실태는 어떤가요? 하도 ‘댓가성 없는’ 돈이 횡행하다보니 ‘우리끼리’ 도와주는 것이 도리이거나 관행이라고 설명할까요? ‘햇볕’과 ‘포용’이 한반도 평화유지의 관건이라고 주장하면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질까요?

미국 국무부는 두 달 전 세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을 인신매매 피해방지법(TVPA)상 최소한의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국가군인 3등급 (한국 3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국경을 넘은 북한 여성과 미성년자들이 밀매조직에 붙잡히거나 중국인과의 결혼을 조건으로 팔려가고 강제 노동에 악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세계 177개 국가 중 북한은 사회 불안정이 13번째로 높고 (한국 152위), 북한 원화가 소말리아 화폐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통화중의 하나라고 보도했습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에서 북으로 보낸 쌀 등 식량과 돈이 북한 인민의 식량난 해소와 경제안정, 인권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됐다는 소리인지 궁금합니다.

북한적십자회는 올 2월 "유통기한이 지난 약이라도 보내 달라"고 남한에 요청했습니다. 평화문제연구소에 보낸 이 편지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문제는 북측이 모두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항생제, 결핵약, 폐렴약, 감기약, 소화제가 특히 필요하다고 합니다. 병고에 시달리는 북한 인민의 심각성이 눈에 선합니다.

이런 참상을 알고도 북한 인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너무 가혹하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인 민족끼리인데도 말입니다. 그들에게 쌀밥과 고기국을 먹을 수 있게 하고, 목숨을 걸고 국경탈출을 시도하지 않아도 되는, 그리고 질병의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것은 우리의 진정한 의무도 될 것 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북지원이 북한 인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여 정권연장을 위한 파트너로 북한 정권을 달래려는 시도는 우리 국민의 합의를 얻거나 자부심을 북돋울 수 없습니다. 동족, 동포애, 평화, 인도, 화해, 통일 같은 수사(修辭)의 매력보다 조세저항이 더 거세질 것이 자명하니까요. 그리고, 300조원에 이른 나라 빚도 국민의 빚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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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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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lian (211.XXX.XXX.140)
왜 북한지원을 '퍼주기'라고 표현할까요?
퍼질러대는 글이니까 그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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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16:58:56
0 1
길벗 (221.XXX.XXX.44)
남쪽에도 도움을 받아야 할 계층이 많다. 도와 주더라도 남쪽에서 도움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지원하라는 말이다. 우리가 이웃을 도와 줄 때에 도움 받는 사람의 자세를 가끔 생각해 본다. 의당 도움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게 하는 사람, 고마워 하는 것같지 않는 표정과 자세를 견지하는 사람, 더 좋은 것 않준다고 도리어 불평하는 사람, 진실로 고마워 하는 사람... 북쪽은 어디에 해당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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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8 20:58:58
0 0
이상렬 (58.XXX.XXX.242)
동아일보 출신이란 것을 보고도 읽은 내가 잘못이지...
계속 서로 으르렁 거리며 소총 만드는데나 돈쓰면 좋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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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6 21:35:51
0 0
방기웅 (220.XXX.XXX.78)
작금 다 알고 있는 설명이고 결론은 북한의 참상에 대해 같은민족으로서 외면할 것인가 도울 것인가이며 도와야 한다면 어떻게 도울 것인가 일거라 생각합니다.
정권연장의 수단이니 아니니 확증없이 기우로 대외적으로 글을 쓰는 게 책임있는 행동이라 생각되지 않는군요. 툭툭 던지는 말이 또 말을 만드는 일이 사회를 어지럽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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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0 11:26:40
0 0
우태성 (121.XXX.XXX.234)
1.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북괴(당시의 표현)의 남침우려로 얼마나 공포에 떨었습니까.
2.김정일과 그 추종세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생존하겠습니까. 김정일이 사망하면 북한은 급속도로 와해되고 통일되면 지금의 투자가 대한민국의 재산이 될 것입니다.
3. 통일비용으로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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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7 13:04:21
0 0
이석봉 (59.XXX.XXX.12)
저는 이 글의 논조에 동조합니다.
돈 버는 것 정말 어렵습니다. 하루에도 롤러 코스트를 몇 번 타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돈들을 돈 주머니를 열 국민들의 생각은 물어보지 않고 주겠다니 동의가 어렵습니다.
그런 가운데 통일부 장관은 서해 교전에 대해 반성할 일이라니...
도대체 이 나라가 자기 중심을 갖고 있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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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7 11:42:55
0 0
이양재 (222.XXX.XXX.98)
생각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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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7 11:30:01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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