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어떻게 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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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 어떻게 변해야 할까?

방재욱

2013년 12월 03일 (화) 00:40:04

대학 입시철입니다. 학생들은 명문대학과 인기학과 진학을 위해 A, B형 수능과 내신 성적으로 고민하고, 학부모들은 수시모집, 정시모집, 입학사정관제 등 복잡한 입시제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원가는 입학을 위한 진로상담이나 논술과외 등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지식정보화사회, 네트워크사회, 첨단과학기술사회 등으로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변화의 물결은 더 빠르고 거세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리고 그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가기 위한 개개인의 능력개발 중심에는 대학교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교육의 현주소는 어떨까요.

대학교육이 대중화되면서 대학의 수와 학생 정원이 매우 빠르게 확장되어 현재 고등학교 졸업생의 80% 정도가 진학하고 있어 대학교육을 받을 준비를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이런 학생들이 쉽고 학점을 잘 주는 과목을 선호하고 있으며, 수강생들의 절반 이상이 A학점을 받는 과목이 수두룩한 것이 우리 대학교육의 현실입니다.

요즘 대학진학 대상 학생 수의 점진적인 감소에 따라 대학의 정원 감축이나 부실대학의 폐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 부실문제에는 정치와 교육행정관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왔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혁신’이나 ‘교육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학교육의 현장에서는 혁신이나 개혁이라는 구호가 아닌 내실 있는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교육’, ‘연구’, ‘봉사’라는 대학의 사명에서 ‘교육’이 가장 우선이며, 대학은 교양과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교수들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학의 발전에 연구의 활성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수요자인 학생들이나 학부모 또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정상적인 교육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현실은 대학들이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평가의 잣대에만 치중하여 교수 연구업적이나 취업률에만 너무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의 사명을 실현하는 교육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의식전환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대학은 학생들이 꿈을 찾아 실현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장이 되어야 하고, 교수들은 강단에서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안내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명문대학이나 인기학과에 몰입하는 대학 입시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교육부는 조변석개(朝變夕改) 식의 입시제도 변경을 통해 교육현장을 규제하는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줄 세우기 식의 입시제도 하에서는 대학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적성에 맞추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장으로 정착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학교육의 현장을 살펴볼 때 대학들은 나름대로 교육개혁을 내세워 추진하고 있지만 학부교육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데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학교육은 입학은 곧 졸업이라는 등식의 구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합니다. 대학의 교육 내용과 방식은 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지식과 사고력이 더 높게 요구되는 미래사회에 대비하여 빠르게 탈바꿈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은 학점 위주의 졸업이 아니라 전공 분야의 전문 지식과 함께 소양을 갖춘 인재들이 사회에 나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대학은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접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보려 노력하는 장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합니다.

대학교육이 현실 위주가 아닌 미래 사회의 요구(demand)를 반영하는, 내일을 위한 기반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교과과정이 우리 사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인재육성에 초점을 맞추어 개편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의 전공과 교양과정 프로그램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학점 위주의 졸업에서 탈피해 지금보다 훨씬 더 바쁘고 힘들게 느껴지도록 구성해 운영되어야 합니다.

미래사회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전공자들은 인문·사회학의 문화적 장벽을 느끼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교양을 갖추어야 하고, 인문·사회 전공자들에게는 융합과학 시대로 일컫는 21세기를 살아가기 위한 과학의 소양교육이 필요합니다.

많은 대학에서 교양교육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내실 있는 변화가 아니라 과목의 명칭만 학생들의 호기심을 끌 수 있게 바꾸고 강의 내용은 경험이 일천한 강사들에게 맡기고 있어 내실이 많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제 대학은 교양교육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이 소통하는 마음으로 사회에 대한 이해와 사고의 폭을 넓히고 미래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장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현실은 그리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미래를 내다보며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한 치 앞도 제대로 내다보지 못하고 정책적으로만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대학교육은 정치적 이슈나 행정 관료들의 의식에 따른 정책 수립에서 벗어나 미래사회의 수요뿐만 아니라 미래의 지식교육을 지향할 수 있는 사회의 요구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어야 하며, 그 중심에 항상 소통(communication)이 함께 해야 합니다.

玄武 (115.XXX.XXX.45)

제가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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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5 22: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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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달호 (211.XXX.XXX.254)

정말 중요한 것을 지적하셨고 공감하는 바 큽니다.
최근에 대학사회 일각에서 작게지만 조용히 추진되는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예컨대, 국립 제주대에서 희망자 중 40여명을 엄선하여
거의 매주 토요일 8시간씩, 고전읽기 위주의 인문교육을 주로 하면서
사회적응을 위한 리더십 함양도 겸하는 H R A (인재아카데미)가
운영되고 있는데
교수진은 언론계 등에서 은퇴한 전문직 인사와 기타 각 분야의
전현직 인사들이 맡고
재원은 전적으로 독지가들의 기부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일년 과정을 마치고 난 학생들은, 매우 고생스러웠지만
(도서관에서 밤샘도 하면서 고전을 탐독해야 했으므로)
이제야 참교육을 받은 것 같다고 소회를 풀어놓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단국대 등 다른 대학교들이 이를 벤치마킹을 하여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부가 내놓는 정책보다도 이런 자생적인 교육운동이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된다면 매우 좋은 효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일종의 청년 르네쌍스 운동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학교육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끔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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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4 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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