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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초 (앵초과)
2014년 04월30일 (수) / 박대문
 
 
심심산골 외로이 피어 있는 꽃!
뉠 위한 기다림인가?
화려한 자태에 넋을 훌치는 요염한 색깔!
이 한 무더기 꽃님을 보려고 내 여기 왔던가?
감사, 황홀, 흥분 속에 들뜬 마음 걷잡을 수 없습니다.
인적 없는 깊은 산골에서 만난 앵초 꽃 더미에 빠져
하늘 보고, 꽃 보고 마냥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착각입니다.
저 곱고 화려한 앵초 꽃 무더기가
애타게 기다리며 반겨 줄 손님은
정녕코 인간이 아닙니다.
꺾고, 만지고, 캐내고
백해무익한 존재이니까요,

그렇다면 뉠 위해, 어떤 목적으로
꽃들이 저토록 화려하고 곱게 피어날까?
종족번식과 지속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아 종(種)을 이어가려는 고난의 몸부림일 터.

벌과 나비들이 즐겨 찾고 유혹당하는 곱고 화려함이
인간이 느끼는 것과 감각적으로 동질의 것인가?
화려한 앵초 꽃 더미 앞에서
기다리지도 반기지도 않는 호모사피엔스가
위대한(?) 착각 속에 저 혼자 기분 좋아 날뛰었던 것이
머쓱해지면서 벌, 나비가 부러워 시샘이 납니다.

새움 돋아나는 숲 속의 잔가지 사이로
새어드는 봄 햇살 따사로이 머무는 산중에
화려한 색깔과 고운 자태 살랑거리며
벌, 나비 홀리는 앵초 꽃!

긴긴날 기다려 피워 올린 한 송이 꽃!
오늘의 이 순간을 위해
혹독한 겨울 추위 견디며 지낸
이른 봄꽃의 인고의 세월을 되새겨보며
꿀과 수분(受粉) 같은 상호공생의 관계가
대자연 속에 함께 공존하는 기본 철칙일 터인데
오직 혼자밖에 모르는 호모사피엔스의 횡포가
한없이 부끄럽고 원망스러우며
벌, 나비의 차별적 선택을 위한
꽃들의 치열한 몸치장과 애교에
산 자의 냉엄한 진리, 생존경쟁을 봅니다.

앵초는 다소 습기가 있는 산기슭에서 자생하는데
꽃 모양이 앵두나무꽃과 비슷하여
'앵초(櫻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2014. 4.20 강원도 심심산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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