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밀려난 서울시 신청사, 갈수록 더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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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달호

2014년 05월 05일 (월) 03:19:42

지난 3월에 개관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가 서울의 새 랜드마크(landmark) 건물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태 전에 지은 서울시청 건물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의 경우 이런 특이한 초현대적 건축물이 주변과 조화를 이룰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고 나아가 4천5백억 원의 엄청난 건축비가 들어간 이 건물과 시설이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발전을 포함한 제반 기대효과를 이뤄낼 것인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이렇든 저렇든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라는 유명 건축가에 의해, 건물이 동대문 지역의 역동성을 반영하면서 내외부가 물 흐르듯 직선 없이 곡선으로만 구성되도록 설계됐다는 점, 한국의 순수 전자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3차원 설계기법과 특수 공법으로 지은 세계 최대 규모의 비정형 건축물이라는 점, 또 건물 외부를 덮는 45,133장의 알루미늄 패널이 단 한 장도 같은 모양이 없이 전체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관심과 눈길을 끕니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가 동대문 지역뿐 아니라 한국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돋보이게 하는 매력적인 건축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이에 비해 2012년 9월에 완공된 서울시 신청사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주변과 조화되지 않고 어딘가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읍니다. 신청사의 디자인은 우리의 전통 기와집 처마를 본떠 곡선미를 나타내면서 수직보다는 수평적인 느낌을 주는 한편, 에너지 절약 등 친환경적인 요소를 중시하였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시민 문화공간으로서의 개방성과 편의성 등 장점이 많지만 거대 도시인 수도 서울의 시청 건물이 보여줘야 할 그럴듯한 면모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구청사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그 뒤에 신청사를 짓는 게 애초에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봅니다. 모르긴 해도 그런 조건에서 좋은 건물을 설계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경성부청(京城府廳)으로 지어 사용하다가 해방 후 줄곧 서울시청으로 행세해온 구청사는 아무리 보아도 흉물입니다. 그 건물이 일제강점기 탄압과 말살의 현장이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구청사는 같은 시대의 유물인 서울역 역사(驛舍)나 이미 철거된 중앙청 건물과는 달리 별난 건축미도 없이 어둡게 보이기만 하는 건물로서 보는 사람에게 답답한 느낌을 줍니다.

숭례문에서 광화문으로 뻗은 활기찬 대로 한편에 우중충하게 서 있는 그 모습을 보면 저렇게 도시의 미관을 살리지 못하는 건물을 왜 여태껏 유지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청사를 없애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의 반대로 그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청사는 이미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되어 있어 그 건물에 담긴 아픈 역사를 보존하여 후세에 대한 교육으로 삼는다는 문화재위원회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논리를 따르면 경복궁 터에 자리하고 있던 구중앙청 건물을 철거한 것도 잘못된 일이 됩니다. 필자도 그 건물에서 수년 간 일해 본 적이 있어 늘 다니면서 안팎으로 참 잘 지은 건물이란 생각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건축미를 지녔다 해서, 또 아무리 역사적 교훈을 잘 일깨워줄 것이라 해서 나라의 법통을 이어온 왕궁 터를 짓밟고 그 위에 지은 일제 총독부 건물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은 민족적 자긍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서울시 구청사의 경우는 역사교육 현장으로서의 가치를 더 높이 둘 것인가, 아니면 서울의 상징 역할을 할 시청 건물의 면모에 더 가치를 높이 둘 것인가에 따라 그 존치 여부를 결정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세계 대도시 어디를 가더라도 시청은 그 도시의 중심으로서 상징적인 역할을 하면서 시민의 사랑을 받습니다. 도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시청 앞 공간은 모든 시민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이며 또 시민이든 아니든 누구나 와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 친구들이 오면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자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 신청사가 시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건물이 훤히 드러나게 그 주변의 중심에 위치해야 하며 또 특성을 살린 건축미가 있어야 합니다. 이에 비추어볼 때 건축물로서 그리 볼 만한 것도 아닌 구청사에 밀려 그 뒤에 새 건물을 지은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옹색한 모양새로 신청사를 아무리 잘 설계해서 지었다 하더라도 시민의 사랑을 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랑은커녕, 폐쇄적으로 보이는 잿빛 구청사에 가려 모습을 제대로 드러낼 수도 없게 돼 있으니 시간이 갈수록 더욱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국위나 국격으로 볼 때 이런 모습으로는 좀 우스꽝스럽고 나아가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에 구청사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 못지않은 훌륭한 설계로 멋진 신청사를 지었다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수도 서울의 진정한 랜드마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구청사를 철거했다고 우리 국민의 역사의식이 더 희박해졌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구 중앙청 건물을 철거했다고 해서 그 이후로 우리 국민의 대일 역사 인식이 약해졌다는 증거는 없읍니다. 일본인들도 그 건물의 철거를 목도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을런지 모릅니다. 어느 나라든 국민의 역사의식은 올바른 교육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 불행한 시기의 어중간한 건물 한두 개를 더 유지함으로써 형성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구청사를 헐고 우리 전통을 잇는 다른 모양의 축조물로 신청사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한세상 (119.XXX.XXX.227)

서울시 문화재위원회가 옛청사를 뜯어내지 못하게 반대한 이유가 궁금하군요. 혹시 아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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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6 19: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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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달호 (211.XXX.XXX.254)

2008. 8. 27 자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보도자료를 발췌해서 올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날의 문화재위원회 합동분과회의(근현대사분과, 사적분과)의 결과에 따라 낸 보도자로입니다.

"서울시청 청사(1926년 건립)는 서울 중심부에 위치하여 서울역사(사적 제 284호, 1925년 건립)와 함께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현대사의 영광의 흔적을 간직한 얼마 남지 않은 근대 건축문화재의 하나이다"

" . . . 서울시청 청사 현상변경 과정에서 서울시는 건립 당시의 재료, 구조, 기술. 건축 양식은 물론, 시대적 상황 및 시대 변천의 흔적 등을 고스란히 담아 전하고 있는 근대시기 건축문화재의 가치와 특성을 도외시한 채, 외벽과 내부시설을 다 허물고, 이를 복원 보존이라는 용어로써 문화재 파괴 행위를 은폐하고자 한 것은 심히 유감이다. 철근콘크리트로 축조된 문화재의 경우 원래 골격이 그대로 유지될 때 문화재적 가치 유지가 가능하며 이의 철거는 문화재 파괴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추어보면 구 중앙청 건물의 철거는 동 건물이 철거 싯점에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았음으로 가능했다고 유추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구시청 건물보다 몇 배 더 건축문화사적 가치가 있다고 할 구중앙청 건물을 문화재로 등록하지 않아서 이를 보존하지 못한 것은 문화재위원회의 업무상 중대 과실에 해당할 것입니다. 이를 인정한다면 관계자들은 이에 상당하는 책임 추궁을 당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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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8 1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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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달호 (211.XXX.XXX.254)

그냥 "문화재위원회'(문화재청 자문기구)를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서울시 자문기구)로 쓴 것은 착오였습니다.
이 점 관련인사들과 독자들께게 사과드립니다.
구청사 건물은 2003년에 등록문화재(제 52호)가 되었다 합니다.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문화재는 보존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2003년이면, 옛 중앙청 건물이 철거된 이후로서 문화재를 담당하시는 분들이 당시 시청 건물(구청사)을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등록문화재로 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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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8 12: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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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달호 (211.XXX.XXX.254)

관련해서 어떤 분(전문가)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본문에 요지를 쓰긴 했는데
서울시에 문의해서 결과가 있는 대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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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7 1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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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24.XXX.XXX.18)

*****
(Five-star 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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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5 10: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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