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시즌3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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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 시즌3처럼

오마리

2014년 05월 08일 (목) 00:45:09

내 집으로 돌아와 참 오랜만에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작년부터 건강에 문제가 생겨 집 밖에서 요양을 했는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왼쪽 무릎을 다쳐 오랫동안 다리를 구부리거나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 누워서 한국 텔레비전 보는 것을 낙으로 삼았습니다.

한국 텔레비전 프로 중 매우 인상 깊었던 것은 ‘K-팝스타 시즌3’이라는 노래 경연대회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의 구성도 좋아 믿음이 갔으며 또 시청자 참여투표도 있어서 흥미진진해 매번 일요일이 돌아오길 기다렸습니다. 얼마 전 드디어 대망의 최종 우승자가 결정되는 시청자 투표에 나도 한 표 찍기에 동참했습니다. 캐나다 시간 새벽 4시에 맞춘 알람 소리에 깨어나 카카오톡으로 투표를 했던 것입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생전 안 하던 짓을 지극한 정성으로 하게 된 동기는 내가 틀림없다고 점찍은 청년이 우승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애틀란타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니다 가정환경이 어려워 등록금을 벌기 위해 잠깐 휴학을 하고 부모가 경영하는 세탁소에서 부모를 돕고 있는 한인 동포 청년, 버나드 박을 응원했습니다. 천부적인 목소리를 타고난 그가 미국 캐나다 유럽 동남아시아에서 벌인 K-팝스타 해외 예선 중 미국 예선을 거친 후 한국에서 거주하며 결승에서 승리를 하였습니다. 6개월 간의 고된 연습과 경연을 거쳐 수십 만 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친 해맑은 젊은이에게서 나는 인간 승리의 한 면을 보았던 것입니다. 특히 준준결승과 준결승의 무대에서 들려준 그의 노래 'Home'과 'Right Here Waiting'에 나도 혹 빠져버렸습니다.

특히 이 청년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심성이었습니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부모님을 방송사측이 비용을 부담해 깜짝쇼처럼 아들 앞에 나타나게 했을 때 부모님을 본 그의 첫 마디는 “세탁소는 어떻게 하고 오셨어요?” 였습니다. 부모님을 만나는 기쁨보다 문을 닫고 오신 부모님의 상황이 걱정스러웠던 것입니다. 자신 없이는 세탁소 경영에 문제가 있어 경연에 참가하고자 조국으로 온 것조차 마음 편하지 않았는데 부모님까지 문을 닫고 오셨으니 그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가끔 스크린에 비치는 청년의 얼굴에 우수와 외로움이 비쳐서 난 이 청년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타고난 음성이 훌륭해 보컬리스트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가 승리하여 상금 3억과 자동차 그리고 즉시 데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그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동포 청년을 응원하게 된 동기는 또 있었습니다. 미시시피에서 태어나 어려운 환경에서 조부모님, 여동생과 살고 있는 한 가난한 미국 청년을 떠올리게 했던 것입니다. 몇 년 전 미국의 장기 자랑 인기 프로그램 ‘어메리카즈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에서 우승하여 백 만 불(약 십억 원)의 상금과 라스베이거스 무대로 즉시 진출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었던 마이클 그림(Michael Grimm)이었습니다. 그가 결승에서 불러 상을 탔던 노래 ‘When a Man Loves a Woman' 은 지금도 어쩌다 유튜브를 통해 듣고 있는데 원곡보다 더 좋아서 가끔 들어도 심금을 울립니다.

마이클 그림의 노래를 초반부터 듣기 시작하면서 나는 그를 응원하기 위해 매번 그 프로그램 시간만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를 응원하게 되었던 이유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매혹적인 음성에 매료된 까닭도 있었지만 방송 진행 중간 중간 참가자들의 삶, 과거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에 감동을 깊게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상금을 받으면 어디에 쓰겠느냐고 묻자 조부모와 살 수 있는 집을 사겠다고 했습니다. 부모 없이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던 시골의 조그만 집이 미시시피를 휩쓸었던 태풍에 사라져버려 이동 주택(트럭 같은 자동차 위에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방을 만든 장소)에 살고 있는데 꼭 상금을 받아 조부모를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이클 그림의 인터뷰를 그가 결승으로 가는 동안 몇 차례 듣는 내내 이 청년이 상당히 심지가 깊고 삶에 대한 자세가 진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능을 잘하는 사람들, 특히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은 타고난 재능도 있어야겠지요. 그러나 최선을 다하여 성실하게 사는 자세와 자신의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으며 깊은 배려심이 있는 사람만이 그 목표를 이룬다고 믿습니다. 또한 요즘 세계적으로 한류를 이끌수 있도록 K-팝스타를 이끌어가시는 분들의 열정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생겼습니다.

이 경연을 끝까지 보면서 몇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이런 재능 있는 청소년들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업들이 후원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꼭 예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경연이 생겼으면 합니다. 더욱이 출세한 사람들, 이미 많은 공적을 이룬 어른들에 대한 훈장과 포상보다는 아직 이 어려운 시대에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만 하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흐뭇한 일일까요?

1,2,3등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꼭 1등만 뽑지 말고 2등이나 3등까지도 뽑았으면 합니다. '1등 아니면 아무것도 없다'라는 1등 주의 세태가 바람직하지 않으니까요. 상금도 더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프로그램의 상금이 백만 불이라고 하여 백만 불로 올리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3억 원보다는 더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세금으로 거의 반이 나갈 테니 손에 쥐는 것은 대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 라는 표현을 꼭 하지 않더라도 대 기업들이 그들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순수한 스폰서 정신을 가진다면 한국 사회는 얼마나 아름다워질까요!

소래바다 (39.XXX.XXX.90)

내국인들도 이같은 마음으로 개인적인. 사심을 버리고. 우리들의. 젊은이들을 사랑해주고 가르침을 주었으면 합니다. 요즘 대학강의실에서. 정치적인 선동을한다하니참으로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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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0 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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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24.XXX.XXX.229)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전 이번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한 지역의 구청장에 출마 했지만 불공정 경선을 경험하면서 많은 아팠습니다. 2년전 국회의원에 출마하여 낙선한 경험까지 생각하니 한국정치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걱정이 되엇습니다. 선출직 정치인 후보도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죈 방법으로 주민들에 의해 뽑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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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23: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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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근 (24.XXX.XXX.229)

잘읽었습니다 with many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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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23: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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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24.XXX.XXX.229)

현대사회의 맹점-1등만이 살아남는구조..올림픽때 금은동메달의 실력차는 얼마나 될까요. 똑같겠죠...그래서 전세계순위 메길때 은메달 100개보다도 금메달 1개가 더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은 불공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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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23: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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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1.XXX.XXX.211)

아프신 중에도 고국의 청년을 열심히 응원해 주심
언제 어디 계시더라도 한국의 어머니 이십니다.
제생각에도 1등 2등 3등에게 까지 상금을 나누어 주었으면 한답니다.
어찌 요즘엔 일등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참으로 안타깝답니다.
갈수록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는데
정말 마리님의 지적대로 대기업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꿈과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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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8 19: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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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오랫만에 댓글을 읽으니 정말 반갑군요.
바쁘신 분이 꼭 댓글 챙겨주는 정성 항상 감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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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08: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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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 (1.XXX.XXX.68)

마리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고생이 많으셨군요.
빨리 쾌유를 빕니다.

K- 팝스타3에서 저도 그 청년을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이유는 마리님 생각과 너무 같습니다.^^
1, 2, 3등에게도 상금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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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8 19: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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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참 반갑습니다. 오랫만에 소식 주셔서요.
더욱이 반가운 것은 제가 응원한 청년을 하셨다니 느낌이 비슷하셨나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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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08: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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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거사 (211.XXX.XXX.254)

이런 젊은이들의 경연을 보면 기성 가수들의 무대보다 더 재미가 있습니다.
후자는 돈과 인기가 추동력이라면 전자는 그야말로 도전과 운명이 추동력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재미가 더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가무 방면에서는 한국인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재능과 창의을 갖추고 열성을 다하고 있는 셈인데 사회적인 활동 영역에서는 늘상 고질적 병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손재주(기능올림픽), 의료 기술, 예술, 스포츠 등에서도 뒤지지 않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개인기가 강한데 비해, 규범과 협동 등 사회적 자본을 요하는 분야에서는 많이 뒤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사회적 자본(정직, 준법, 협동, 신뢰 등)이 꾸준히 축적되어 개인적 자본(재능, 창의, 도전, 노력 등)과 사회적 자본이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는 사회로 점차 이동할 것을 기대해봅니다.

오마리 선생님의 추후 경연에 관한 제안에 완전 공감입니다.
승자독식의 문화도 사히적 자본 형성에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일 것입니다.
방송사에서 좀 더 쓰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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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8 14: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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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저도 기성가수들 쇼는 거의 보지 않는대 이 쇼는 신선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요즘 워낙 실력있는 한국 젊은이들이 많아 아주 흐뭇하였습니다.
계속 이런 프로들이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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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08: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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