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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中庸)을 생각할 때입니다
박상도 2014년 06월 27일 (금) 03:00:13
지행합일(知行合一)은 공자의 가르침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공자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지행합일을 설명하면서 각기 다른 해법을 내려줍니다. 성격이 급한 자로(子路)가 “좋은 말씀을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하고 묻자, “부모형제가 있는데 어찌 듣는 대로 바로 행하겠는가?”라고 반문하였고, 신중한 성격의 염유(冉孺)가 같은 질문을 하자 “들으면 곧 행해야 한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러한 광경을 목격한 공서화(公西華)가 “왜 같은 질문에 다른 대답을 하십니까?”하고 묻자, “자로는 지나치게 적극적이어서 물러서도록 한 것이고 염유는 소극적인 성격이라 적극적으로 나서게 한 것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자로와 염유에게 같은 문제에 반대되는 처방을 내린 이유는 공자가 중용(中庸)의 도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자는 중용을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적당한 상태’라고 정의를 내리고 항상 중용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서양에도 오래전부터 이 중용의 개념이 존재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덕(arete)는 과잉과 과소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그 중간을 이루는 곳인 ‘메소테스(mesotes)’에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공자는 양 극단의 중간 지점을 중용이라고 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양 극단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중용, 즉 메소테스로 생각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공포, 분노, 욕망, 기쁨 등의 불쾌하거나 유쾌한 감정을 너무 잘 느끼는 것도 너무 느끼지 못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이런 감정들을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적절한 사물과 사람에게 적절한 동기에 의해 적절한 방법으로 느끼는 것이 중용이며 최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참 쉬운 듯합니다만 이보다 더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열거한 모든 ‘적절한’ 사항들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때와 장소’를 지켰더라도 ‘적절한 사물과 사람’을 구별 못할 수도 있으며 ‘적절한 방법’을 찾는 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은 늘 자신을 살피며 항심(恒心)을 유지할 수 있어야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인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중용은 도올 김용옥 선생이 주장한 중용의 해석과 그 뜻이 일치하는 면이 있습니다. 도올은 '똥을 잘 누는 것이 중용이다.'라고 주장합니다. 그에 따르면 1년 365일 쾌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은 그 사람을 공자나 맹자 같은 성인, 아니 예수 이상으로 존경하고 따르겠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해야 쾌변을 볼 수 있는데 1년 내내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름철 급하게 마신 막걸리 한 잔이 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도올이 생각하는 중용은 비록 똥을 누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일이라도 그 지속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자는 이 중용을 참으로 유연하게 적용했습니다. 자로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가르치고 염유에게는 곧바로 행동에 옮기라고 조언한 것은 적절한 사람에게 적절한 방법을 가르쳐 준 것입니다. 공자는 꽤 현실적인 감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도올이 강의한 ‘중용’은 현실보다는 이상에 가깝습니다. 그의 말대로 1년 365일 쾌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공자나 맹자가 살아 돌아온 것일 겁니다. 즉, 도올이 말하는 중용은 보통 사람은 도달할 수 없는 하늘 저편 무지개 너머에 있는 이상의 나라에서나 현실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사람은 365일 쾌변을 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인생을 한결같이 살아가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잘못된 욕심을 부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 나라의 재상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요? 관포지교라는 말을 낳게 한 관중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는 의리 없고 비열하고 염치 없는 사람처럼 비칩니다. 또한 명재상으로 칭송 받는 황희 정승은 세종실록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오는 뇌물을 사양한 적이 없으며 살인죄를 저지른 사위의 죄를 없애기 위해 당시 대사헌이었던 맹사성에게 청탁을 넣었을 정도로 부도덕했다고 합니다. 재상도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관중은 제환공을 도와 제나라를 가장 강력한 나라로 만들었으며. 황희는 24년 동안 재상의 지위에 있었고 19년을 영의정으로 봉직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그 사람의 직무와 관련한 평가는 공(功)과 과(過)를 구분해서 공이 과를 충분히 덮고 남을 정도가 되면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역사가 주는 메시지입니다.

현실이 이상적이지 않을 땐 유연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공자에겐 안회(顔回)처럼 뛰어난 제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자는 부족한 제자들이 미덥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각자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낙마한 주요 인사가 벌써 여덟 명입니다. 그중 국무총리 후보는 세 명이나 됩니다. 불통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반대를 하는 모습도 중용의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총리를 임명하면서 성직자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까요? 끝도 없는 지도층의 부도덕함에 지친 대중은 이미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이렇게 화가나 있는 대중의 눈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무의 크기는 보지 않고 나무에 있는 작은 옹이에 집중합니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입니다. 이러한 대중의 태도를 너무도 잘 아는 정치인들은 너도 나도 눈치를 보기에 바쁩니다. 언론 역시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포장하며 대중의 눈치를 봅니다. 대중의 마음은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립니다. 세상이 온통 살얼음판으로 변해갑니다.

대통령 선거도 아닌 총리를 임명하는 일에 나라가 소란스럽습니다. 서로가 ‘네 탓’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공자가 살아 돌아온다면 여당과 야당 그리고 대중에게 어떤 맞춤형 가르침을 주실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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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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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武 (115.XXX.XXX.65)
문제의 본질은 국민들의 여론과 청문회 제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청와대에서 추천하는 인사들이 낯부끄러울 정도로 낮은 자질과 도덕적 수준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놓은 인물마다 온전한 사람이 없다는 게 더 문제겠지요. 식민사관, 논문복사, 연구비 횡령, 차떼기 후보매수 돈 전달, 상황이 이러하니까 ‘그분 수첩에는 어찌 저런 국민들 오장을 뒤엎는 자들뿐인가?’ 모두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답글을 쓰다가 본글에 대한 답글이 되겠기에 모셔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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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빛 (leecho****)


"높아진 검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아니지. 댁 입맛에 맞는 사람 중에서는 그런 사람이 없다는 거겠지. 검증 기준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아니 언제 청문회 제도가 바뀌기라도 했나? 검증기준이 높아지다니? 공부도 안하고 늘 사고만 치는 학생을 둔 학부모가 자기 자식 공부 못 하는 건 생각 않고 어려운 시험탓만 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앞으로는 '인사 시스템' 전반을 개편해서 인재를 미리 검증하고 관리하겠다고?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제대로 만들어 놓은 거 명박이가 깽판 쳐 버린 제도의 가치를 이제사 깨달은 겨?

시대적 요구에 맞는 인사를 찾으려고 했지만, '신상털기식', '여론 재판식' 검증이 계속돼, 많은 분이 고사하면서 결국 무산됐다고? 아니 국가개조를 하겠다면서 그럼, 그런 소임을 맡을 사람이 그 정도도 통과 못 하는데 뭘 맡기겠다고? 그런 일을 맡길 정도의 사람이라면 신상털기가 아니라 뭘 털더라도 문제 없는 사람이어야지. 여론재판식이라니? 여론의 뭇매를 맞을 정도면 청문회는 이미 볼짱 다 본 거 아녀? 게다가 그 여론이라는 것도 수구 언론까지 가세할 정도였으면 말 다 한 거지.
 

개인적인 비판과 가족들 문제가 거론되는 데는 어느 누구도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고 높아진 검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분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고? 이거 왜 이래?
 

내 그래서 우리나라 청문회 제도의 원조인 미국은 어떻게 하는가 싶어 블로거 '아이엠 피터'님의 글을 슬쩍 좀 들여다 봤어. 그네 그대도 시간 나면 한 번 읽어봐. 암튼 피터님 글이 매우 길어서 대략 중요한 것만 발췌해서 옮겨 보면 아래와 같어. 괜히 좋은 글에 누를 끼치는 거 아닌지 걱정되지만 '피터'님도 양해해 주실 거라 믿어야지 뭐.
 
암튼, 일단 미국은 대통령 인선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해서 철저한 검증이 시작이 되는데 여기에는 아래 부서들이 총동원된데.

백악관 인사국
FBI 신원조회
국세청 세무조사
공직자 윤리위원회

 
게다가 이런 부서들이 그저 문제가 되는 항목을 찾아 내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매뉴얼화 된 시스템에서 후보자들을 검증하고 그 후보자들의 배경과 과거, 문제를 샅샅이 찾아내고 검증한데.

 
▶ 개인과 가족에 대한 배경 사항 (61개항)
▶ 직업 및 교육적 배경에 관한 사항 (61개항)
▶ 세금 납부에 관한 사항 (32개항)
▶ 교통범칙금등 경범죄 위반 사항 (34개항)
▶ 전과 및 소송 진행에 관한 사항 (35개항)
 
이렇게 총 233개의 항목을 2주간에 걸쳐서 조사한덴다.

 
심지어 친구관계, 과거 여행 기록, 이성문제, 가정생활, 친인척 등도 탈탈 턴데. 청문회에서가 아니고 인선과정에서부터 말이지.

 
우리는 이런 거를 청와대가 안 하거나 하는 시늉만 하니 결국 국민과 여론이 도맡아 할 수밖에 없잖아? 말하자면 니네들이 직무유기 내지는 태만으로 하자 있는 인물을 지명하니 국민이 대신 해주는 거지. 여론에 의해서 부적격자가 일찌감치 나가 떨어지게 만들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해야지. 어따 대고 여론탓을 하냐고.
 

게다가 미국은 대통령의 사전 인선에 평균 270여일, 행정부 인준 준비에 평균 28일, 상원인준에 50일 총 350여일이 소요된데.

 
그런데 우리는 어때? 불과 며칠 고민도 안 해 보고 검증도 별로 않고 바로 지명부터 서둘러 하잖아? 그러면서 무슨 제도 탓을 하고 여론 탓을 하냐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왜 맨날 남 탓만 하냐고.

 
남 탓만 하는 게 아니라 아에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아예 청문회 자체를 어떻게 주물럭 거리고 싶은가 본데, 참 그냥 어이가 없다. 하는 짓이 답이 없어 보여, 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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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30 16:11:22
4 0
김윤옥 (39.XXX.XXX.180)
박근혜 정부 들어서 총리 후보가 3번이나 낙마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임명권자의 속 좁음 탓입니다.(어찌 나랏일을 혼자 수첩 가지고 합니까?)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고 인재 추천을 구했더라면 좀더 합당한 인물을 만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윤창중 부터 여, 야가 아니라고 했건만 듣지않았습니다.
국민의 말을 전혀 듣지않아 벌어진 참극을 *중용*인들 뭔 소용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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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9 19:47:30
4 0
YK (14.XXX.XXX.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때로는 중용 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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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8 09:46:5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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