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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한글의 사회'
신아연 2014년 10월 10일 (금) 06:29:59
   
어제가 568돌 한글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제게 한글날은 시나브로 '한글의 기일'처럼 다가옵니다.

그것도 모자라 해마다 ‘부관참시’를 당하는 것 같은 모욕감과 수치감, 참람함과 황망함, 민망함과 자괴감에 고개를 떨구게 합니다.

한글날을 맞아 한 포털 사이트가 대학생 617명을 대상으로 맞춤법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가 아주 ‘충격적’으로 나왔다고 하지요.

"감기 빨리 낳으세요. 어의가 없어요. 얼마 전에 들은 예기가 있는데요. 저한테 일해라절해라 하지 마세요. 이 정도면 문안하죠. 구지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설앞장이 안 열려요. 무리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사실 충격을 넘어 ‘아연실색’할 노릇이지만 그나마 ‘충격씩이나’ 받았다니 다행입니다. 잘못 쓴 것 정도는 알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기왕 ‘충격받은’ 김에 학생들에게 하나 더 묻겠습니다. 이건 어떤가요?

“라떼 나오셨습니다. 화장실은 저쪽으로 돌아가시면 계세요. 5천원 받으셨구요. 그 색상은 지금 없으세요. 품절되셨어요. 매진이세요. 이만하면 착한 가격 아니신가요? 좋은 지적이십니다. ”

   
뭐가 문제냐구요? 문제가 뭔지도 모른다는 게 여간 문제가 아니지만 앞서 받은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걸로 마음 접겠습니다. 바로잡아 주는 것에도 지쳐서 이제 저는 이런 말 들을 때마다 '확' 때려주고 싶은 걸 매번 참느라 명이 갉아 먹히듯 힘겨우니까요. 어차피 기대도 안 하면서 말입니다.

지난 7일자 본 칼럼그룹의 고영회 님의 글 <한글날을 앞둔 우리 ‘말글살이’ 모습>에 한 독자가 이런 덧글을 올렸더군요.

일부 학자들이 "생각이 디퍼런스하니까 컬춰가 액티브하게 발달하지 못하고, 펀드가 조성이 안되어 릴렉스한 행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콘테이너블하게 집적하여 아카이브를 형성하자.”는 따위로 말을 하는데 이런 류의 병을 ‘지식 암’이라고 부르면 어떻겠습니까?

무릎을 탁 칠 정도로 ‘딱’인 표현이라며 글쓴이도 저도 공감을 했습니다. ‘지적 허영병’이 깊고 깊어지니 급기야 ‘암’으로 발전될 밖에요. 하기야 ‘암에 걸리셔도, 병이 있으셔도’ ‘저희 나라’는 보험을 들어 주시니까요.

뿐만 아니라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인해 활판을 바꾸는 것이 번거로워 정확한 맞춤법 ("잘 있었니?" 할 것을 "잘 잇엇니?" 하는 식)이나 조사를 명확히 쓰는 법, 완전한 문장을 구사하는 자체가 귀찮아지니, 우리 세대야 알고 안 한다 쳐도 다음 세대는 몰라서 못할 테니 이것이 곧 '한글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요?

   
애 어른 할 것 없이 스마트 폰에 매달려 글 한 줄,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고, 거리의 간판도, 잡지의 표제도, 물건의 이름도 영어 일색이니 영어를 모르면 자칫 생리적 일도 처리할 수 없는 나라에서, 매해 돌아오는 '한글 생일'이 ‘한글 제삿날’인 것 같은 끔찍하고 처참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제 말이 지나치게 자조적이고 비아냥으로 들리나요? 당장 경험해 보시면 수긍하실 겁니다.
얼마 전 명동 L 백화점의 드넓은 여성복 매장에서 발견한 유일한 한글은 ‘Rest Room’ 밑에 아주 작게 쓰여 있는 ‘화장실’이었으니 그게 그렇게 반갑고 고마웠을 정도였으니까요.

말은 그저 소통의 도구가 아닐진대, 그나마 소통도 안 되고 있으니 분통 터집니다. 영어권에서 20년 넘게 살다 온 저도 서울 시내를 사전 찾아 가며 다니고 있는 지경이니 말 다한 것 아닌가요? 한마디로 영어에 미친 나라입니다.

언어는 지식과 지혜를 익히게 하고 나의 자아를 확장하며 내 지평을 넓혀 나를 성찰하게 하는, 나와 함께 태어나 나와 함께 자라고 나와 함께 소멸하는 나의 ‘살이’입니다.

언어를 통해 내가 표현되며 자의식이 형성됩니다. 나의 자의식이 이웃과의 진정한 소통을 만들어 냅니다. 정중하고 진지하며, 예리하면서도 진솔하고, 정서적으로 풍요롭고 다감한 인품은 ‘언어가 빚은 연금술'입니다.

나의 말은 곧 나이며, 그의 말은 곧 그입니다. 우리의 말은 곧 우리입니다.
한글을 돌아보는 것은 곧 우리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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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임자 (122.XXX.XXX.6)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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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1 13: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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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승 (211.XXX.XXX.136)
기고하신 글에 100% 공감합니다. 맞춤법이 계속 바뀌어 어쩌다 글을 쓰게될 때면 이게 맞는 것인지 고민도 되고, 해서 그런 스트레스 받기 싫어 웬만해선 어디에 답글도 올리지 않지만..

저도 평소에 지나친 외국식 표현이나 비속어 사용, 시도 때도 없고 격에도 맞지 않은 경어 사용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암튼 작가님의 기고에는 100% 공감하지만, 중간쯤에 '저희 나라'라고 하신 것은 '우리 나라'로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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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4 11: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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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제 글을 읽고 평소 잘 안 쓰신다는 댓글을 달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저도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는 여전히 띄어쓰기에는 자신이 없지만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희나라'는 비꼬듯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용부호에 넣었지요.

'우리나라'라고 해야 할 것을 '저희나라'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잘못된 표현을 일부러 써 본 거지요. 역설적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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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6 07: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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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원 (112.XXX.XXX.157)
귀견에 1000% 공감하며 실행이 문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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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14: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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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 (112.XXX.XXX.157)
친구로 다가와주는 아연님으로 인하여 세상을 덜 외롭게 살아갑니다. 언제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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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07:41:46
1 0
신아연 (112.XXX.XXX.157)
방송이 정말 문제입니다. 말도 거품과 군더더기가 너무 심하지요.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것도 그렇고, 알고도 그러고, 몰라서도 그러고,,, 닦고 조이고 기름치듯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교육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자주자주 점검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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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07:03:38
1 0
김동환 (121.XXX.XXX.177)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한글 제삿날이라는 표현이 가슴을 쓰리게 하네요. 우리의 이런 행동들이 우리 속에 암처럼 도사리고 있는 사대주의의 한 면이 반영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좀 있다가 중국 국력이 좀 더 커지면 중국어 간판이 시내를 뒤덥을 날도 멀지 않을 것 같아 겁이 납니다. 어찌 해야 이 국민적 병이 고쳐질까요? 우선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부터 영어를 안쓰면 소통이 안되는 듯 설쳐대니 민간인들 오죽하겠어요? 참 큰일입니다.그리고 갑갑하고 짜증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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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2 17: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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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하도 기가 막혀서 제삿날이라고 표현해 보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사대주의 탓입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를 믿지 못하는, 남의 것이 항상 좋아보이고 부럽고 그럴듯 해 보이는. 그걸 지적하면 편협한 민족주의니 국수주의니 이런 식으로 매도를 하고.

더 이상 두면 정말 한글을 다 잃어버릴지 모릅니다. 이제는 갈 데까지 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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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0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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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술시 (117.XXX.XXX.117)
주민센타부터 빨리 동사무소로 다시 되돌려 놔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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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13: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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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武 (115.XXX.XXX.60)
그런데 왜 그런 대유?
고국 골퍼들은 캐디를 왜 언니라 부른 대유?
묵은인간부터 캐디와 친구 뻘인 사내까지 모조리 언니!
이거야 원 흉노 당나라 식 같아서, 족보가 당췌 알쏭달쏭.
일전에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건너편 나이든 손님까지
어린 종업원에게 언니라고 불러서 요래 쳐다보았어유. ‘나 골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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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2 14: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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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언니, 이모, 딱 듣기 싫습니다.

'아가씨'하는 소리를 왜 듣기 싫어하며, '아줌마' 하면 왜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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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07: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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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220.XXX.XXX.201)
요즘 민원창구에선 아무 단어에나 세요세요를 당당하게(?) 사용하지요~
무조건 높임말을 사용하면 친절하게 대한다는 평을 받을줄 아나보죠?
채용시험에 국어과목이 필시 들어있지 않을 것입니다
무안하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틀리게 사용하는 말에 대해서 수정을 해주곤 하는데 고쳐지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네요~
모국어에 대해서 이처럼 천대하는 것은 주권이 없는 속국이라는 반증 아닐까요?
영어 토플점수가 채용시험의 절대적인 지위를 누리고 국어는 시험과목에도 끼지 못하는데 제대로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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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2 00: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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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맞습니다. 살갑게, 친절하게 대하려는 태도가 지나쳐서 가식적인 느낌이 드는 것과 엉터리 존대어가 맞물려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영어는 한 마디라도 잘못 쓸까 전전긍긍, 틀리면 수치스러워하면서 한글은 그 따위로 말해도 뭐가 잘못 된지 조차도 모르니... 한국어 시험을 보고 사람 뽑아야 합니다. 그깟 영어가 뭐라고.그걸 어디다 써 먹겠다고. 자국민에게는 이렇게 불쾌감을 끼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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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2 08: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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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39.XXX.XXX.180)
어디서 빌려왔는지 억지로 꿰맨 자국 역력한 말들로 하루종일 홈쇼핑에서 고객을 유혹합니다.
‘브러시로 터치하면 더 누드해 보여서 기분도 업 되고요‘
새로 나온 화장품을 많이 팔려면 이정도 파격은 있어야 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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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22: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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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미쳤습니다, 모두들. 홈쇼핑에서는 그런 괴소리도 만들어 하는군요. 저는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 볼 기회가 없었는데 그런 괴상망측한 말들을 모두 기록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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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2 08: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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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 (112.XXX.XXX.157)
헉, 공공기관에서 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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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7: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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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59.XXX.XXX.218)
"지식암" 글 제글인데 여기에 재인용하여 올라오니 기분이 이상하네요..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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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22: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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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제가 감사하지요. 덕분에 제 글이 '있어' 보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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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8: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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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94.XXX.XXX.209)
한글이 황폐화되고 있는 현상은 초등교육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할 것입니다. 글짓기 숙제 혹은 시험을 통해 첨삭지도를 하면 사실 초등학교 초급학년 시절에 맞춤법과 문법에 관한 기초가 다 닦여집니다.

우리 문법이 좀 복잡한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좀 그런 면도 있지만 맥락이라는 것이 있어 기초만 잘 닦아놓으면 더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더 어려운 것을 터득할 수 있는 언어체계를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한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아이들 중 엉터리 문법과 맞춤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일단은 선생님들의 태도 혹은 교육제도상(예컨대, 글짓기 과목을 편성하지 않거나 아주 적게 배정하는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밖에 얘기할 수 없습니다.

아파트 촌 일대의 거리에 나가면 눈에 띄는 것이 논술지도 간판이고 국영수 간판인데 어찌된 일인지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이 국어를 그렇게도 모르는지 참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초등학교 초급 교과서만 읽은 기억이 있어도 그런 이상한 어법이 잘 못된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일전에 우체국에 가서 국내 주소지로 소포를 보내면서 언제 도착하느냐고 물었더니, "삼일 후면 도착이 되시구요 만약에 못 받으시면 여기 번호로 조회가 되세요." 하길래 제가 우체국 아가씨(젊은 여성 직원)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어봤습니다. "아가씨, 여기 들어올 때 국어 시험 봤어요?"

그랬더니 그 젊은 여성의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얼른 뒤돌아 나왔습니다. 아마 제 뒤통수에 쏘인 상처가 났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이들 탓을 하지만 그 잘못의 근원은 우리 어른들한테 있습니다. 어린 혹은 젊은이들이 거의 자연적으로 습득하는 은어나 신조어 등을 사용하는 것을 질책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문화의 한 단면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때와 장소에 따라 정상적인 어문법을 사용할 줄 알도록 만들어 놓는 것은 그들을 가르쳐야 할 기성세대(교사, 부모, 사회인 등)에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일부 사회인들의 영어 등 외래어 혹은 외국어의 무차별적 사용현상은 정말 낯 뜨거운 일입니다. 저는 그들이 영어 혹은 해당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들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토종 출신으로 외국어를 정말 잘하는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어제 한글날에 어떤 신문에 영어관련 저술가 조화유란 분이 쓴 글 중에 출판사 간부하고 오래 얘기하는 동안 영어를 한마디도 사용 안했더니 정말로 본인이 맞느냐고 물어보더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분의 이름만 알 뿐 그 이상은 모르나 그런 자세에 관한한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신문, 방송, 잡지 등 정보전달 매개체를 고정된 장소에서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길거리에 걸어가면서도 차에 앉아서도 각종 정보를 전달받습니다. 즉, 언론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지요. 그런데 인터넷 신문을 비롯한 각종 인터넷 매체들이 국어를 오염시키는 주범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사례를 열거하자면 끝이 없고 분량이 많아 어떻게 나열할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예전에는 선데이 서울이라는 좀 식자연하는 사람들이 혐오하던 주간지가 있었습니다. 미장원이나 이발소에 가면 꼭 있었고 연예계의 뒷소식 등을 별 근거도 없이 읽어보면 별 중요한 내용도 아닌 것을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제목을 달아 보도하곤 했습니다. 그러니 일부 점잖은 사람들에게는 경멸의 대상이 되는 잡지였지요.

그런데 요즘 인터넷판 중요 일간지들은 그 시절의 선데이 서울보다 더 저질스럽고 선정적이고 내용의 수준도 더 떨어집니다. 아무리 상업성이 중요하다고 해도 언론인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내용과 사진들을 뻔뻔스럽게 인터넷에 올려놓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글날이 되면 젊은이들 탓하고... 참 웃기는 짜장면이라고 해야되나 뭐라고 표현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댓글이니 길게 쓰기도 뭐하고 해서 다른 나라 예는 들지 않겠지만 남의 나라 쳐다 볼 것도 없이 조그만 상식 하나만 가져도 그렇게는 못할 것입니다.

그만하겠습니다. 바쁘기도 하고... 하여튼 한글날만 이런 얘기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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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2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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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가곡님의 덧글은 또다른 한편의 칼럼이기에 제 블로그에 옮겨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을 읽고 정성과 시간을 투자하여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 주시고 공유해 주신 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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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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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94.XXX.XXX.50)
뭐 그렇게까지 칭찬받을 일도 글도 아닙니다. 현재 이 세상에 로만 혹은 시릴릭 알파벳 등 유럽식 문자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자기네 문자를 표현수단으로 삼는 나라는 불과 몇 개 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한글은 곱게 가꾸고 유지시켜야할 가치가 있습니다.

게다가 근래에 이르러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국내외에서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글의 본토에서는 한글이 마구 망가져 가며 본토인들인 우리들이 한글의 정확한 사용법을 모른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정도가 아니라 땅을 칠 일이지요.

영어나 불어의 경우를 보면 반세기 전 혹은 제 1,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무렵에 나온 소설이나 신문의 보도기사와 논설 등의 문장이 지금 이 시대의 문장과 차이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존 스타인벡이나 헤밍웨이 소설을 지금 읽어도 요즘 언어와 사실 다르지 않습니다. 그 당시 신문자료를 봐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기들 언어를 지키려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당시의 소설과 신문 등을 보면 요즘과 너무 다른 언어를 사용합니다. 물론 우리 한글이 좀 늦게 확립된 점은 분명히 있지요. 그러나 한글을 가꾸고 지키려는 노력이 우리 국민들 즉, 말과 글을 책임있게 사용해야하는 문필가, 언론인, 교육자 등이 과연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는 한번 돌이켜 봐야할 일입니다.

영어, 불어권도 구어체는 50년 전과 비교해서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이 지금 나타난다면 아마 반도 이해를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은어 속어 신조어 등을 포함하는 구어체는 거의 대부분이 그냥 흘러가고 사라질 것은 사라지다가 아주 일부만이 정식 언어체계로 편입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현상은 오히려 그런 비속어 신조어를 동반한 구어체 문장들이 특히 언론을 통하여 정식 언어체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장 인터넷 조선 중앙 동아를 열어보고 하나 하나 살펴 보세요. 제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 순간 우선 생각나는대로 사례들을 열거해 볼까하다가 그만 둡니다. 내 눈과 귀를 다시 씻어야할 것 같아서요. 좋은 칼럼을 써주시니 이런 토론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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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16: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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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술시 (117.XXX.XXX.117)
특히 외국에 상주하면서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들도 우리와 똑 같이 영어를 섞어가며 말하는 것을 보고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느낍니다. 하루라도 빨리 범 국가 차원에서 한글 사용에 대한 체질을 바꿔가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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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13: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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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 글도 제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저도 선생님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새롭게 깨닫습니다. 이런 장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이 필자와 독자의 만남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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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2 08: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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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112.XXX.XXX.157)
지금 당장의 편리함에 따라 잘못 쓰는 말과 글 중 상당수가

곧 그렇게 굳어지고 말텐데...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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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19: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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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맨 (112.XXX.XXX.157)
작년에도 "부끄러운 한글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주셨는데..... 우리의 귀중한 글, 아끼고 빛내고 보존해야될 한글이 왜 이리 천대받는지 정말 부끄럽습니다. 안타깝네요. 지적하신데로 "한글 제삿날" 공감되니 더욱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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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19: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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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175.XXX.XXX.211)
한글이 암에 걸렸다

정말 가슴을 탁 치는 말입니다.

암에 걸린 한글을 치료하려면

어찌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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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13: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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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정말 어찌해야 할까요... 거의 말기암 수준인 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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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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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술시 (117.XXX.XXX.117)
암은 체질을 바꿔야 됩니다. 체질은 생활속에서 형성되어야 되니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전파력이 강한 언론, 그리고 선도해야 할 한글 기관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노력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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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13: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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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 (175.XXX.XXX.211)
한글 장례식이라도 치뤄야할판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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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13: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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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벌써 몇 해째 치른 장례 또 치르고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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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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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5155 (220.XXX.XXX.129)
보내 주신 글은 잘 읽었습니다. 한글을 살릴 뿐만 아니라 한글을 발전시키는 노력을 배가하여야 할 때입니다. 오늘날의 문명이나 사회현상, 감정들을 , 우리 말로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여, 예컨대 요즘 하는 말로 ' 썸타다' 하는 것을, 우리 말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모색하여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말을 사용하는 멋과 맛, 적실함 등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지는 상태가 가장 좋고, 지금처럼, 한글의 위기를 느낄 때에는 , 강인하고 지속적인 의지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글도 있는 그대로의 장점을 살리는 한편에, 한글만으로 애로를 느끼는 부분에 관하여, 예를 들면, 전문분야용어의 조어, 합성 등의 방법에 관하여, 합동적인 연구와 실천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 연철(마르코글방 회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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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13: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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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마르코 글방 회원님의 덧글을 받으니 반가움이 앞섭니다. 언어도 사회와 함께 탄생하고 성장하고 소멸하기도 하는 유기체이니 이런저런 변화를 맞는 것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파괴되는 현상이 정말 암울합니다.

강인하고 지속적인 의지와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씀, 이제는 수술의 시점이 왔다는 것으로 이해하며 크게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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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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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123.XXX.XXX.160)
공감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한글은 우수한데, 쓰는 각자의 의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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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12: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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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저는 이런 느낌, 이런 비유를 들고 싶어요.

아무리 짛고 까불어도 부모없이 태어난 자식 없듯이, 사춘기 문제 일으키듯 할만큼 했으니 이젠 좀 제대로 언어 사용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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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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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주 (114.XXX.XXX.103)
우리 모두 한글 바로 쓰기에 앞장서야겠습니다.
엉터리 말씨가 점점 확산되고 있어 무엇이 틀렸는지 조차 모르고 쓰는 젊은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라도 이런 지적을 해주기를 원합니다.
좋은 지적을 적절히 해주신
신아연 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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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1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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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방송에서 '앞장 서서' 언어 파괴하지요.^^ 방송국에 젊은 사람들이 속속 입사하니 그런 현상이 생기는 거겠지요.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대개혁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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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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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건 (218.XXX.XXX.176)
한글사랑
이제는 우리 모두가 실행 할 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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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09: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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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사랑까지는 안 해도 좋으니 그냥 좀 두기만 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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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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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148)
한글 서예 붓글씨로 "부모 은중경"을 써낸 지기의 작품 전시회를 둘러 보았을 때 마음이 뭉클하여 눈물이 어렸습니다.
나도 그 지인도 어머니기 노환으로 가신 모습이 상기되어서요.
한편에서는 한글을 망가트리는 부류가 있고, 한편으로는 아름답게 지키는 부류가 있지요.
철자법에 자신이 없는 나이어서 쑥쓰러움을 가지고 글을 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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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08: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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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이 좋은 계절에 걸맞는 행사장에 다녀오셨군요. 저도 요즘 자주 나들이를 하는 편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요. 열심히 살리는 쪽과 망가뜨리고 죽이는 쪽. 0.1% 라도 살리는 쪽의 저울이 기울기 때문에 세상은 이만큼 돌아가며 그것이 곧 선험적인 선한 의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쑥스러우시다니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송구합니다. 저도 철자법, 맞춤법 실수 자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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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1 09: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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