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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계속 이렇게 치를 건가?
고영회 2014년 11월 25일 (화) 03:36:02
지난 11월 13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두고 논란이 많습니다. 쉬운 시험(물 수능)과 오답 논란입니다.

교육당국은 시험을 쉽게 내야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말을 해마다 되풀이합니다. 이 말이 맞는지 살펴보죠.

수능은, 수험생이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이 있는지 학력을 검증하는 시험입니다. 수능은 이 목적에 맞게 운용해야 합니다. 올해 시험은 언어(국어), 수리(수학), 외국어(영어)가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어 물 수능이란 비난을 받습니다. 주요 세 과목이 쉽게 나와 실력을 구분할 수 없으니 선택과목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사회탐구도 쉽게 출제됐다 합니다. 과학탐구는 4과목 중 3과목은 쉽고 생물2만 어려웠다 합니다(선택 과목끼리 난이도가 다른 것도 문제입니다.).

물 수능과 사교육

대학은 상대 실력으로 학생을 뽑습니다. 절대점수로 뽑지 않습니다. 다른 학생과 견주어 자기 점수가 몇 번째에 있느냐에 따라 합격이 결정됩니다. 해당 과목 점수의 상대 위치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어렵고 쉽고가 쟁점이 아닙니다.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더 높은 점수나 등급을 받아야 합니다. 수험생은 점수를 잘 받으려고 온힘을 쏟아 공부합니다. 문제에 적당한 난이도를 주어야 열심히 공부한 학생과 그러지 않은 학생의 점수에 차이가 납니다. 그렇게 차이가 나야 합니다.

문제가 쉬우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문제가 쉬워 실력이 차이 나는 학생이 같은 점수를 받으면 실력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보기를 들면, 1등인 학생과 10등인 학생이 실제 실력 차이는 크지만 물 수능에서는 같은 점수를 받습니다. 이 같은 점수로 진학이 결정됩니다. 내년에 재수생이 쏟아질 거라고 예측합니다.

물 수능에서는 자기 실력과 수능 점수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력이 좋은 학생이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등급이 달라집니다. 실수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웬만큼 실력이 있는 학생은 실수하지 않으려고 되풀이 또 되풀이합니다. 실력을 키우는 공부가 아니라, 실수하지 않으려고 기를 써야 합니다. 흥미가 없습니다. 실수하지 않게 해주는 과외선생을 댑니다. 공부를 지겨워합니다. 그러면서 사교육비는 더 들어갑니다.

시험은 점수로 실력차이를 평가하려고 치릅니다. 시험이 점수로 차이를 가르지 못한다면 이미 시험 구실을 못합니다. 시험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험은 사회 에너지를 헛되이 쓸 뿐입니다.

향기 나는 문제를 기대하는데

오답 문제를 짚어보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낸 문제에 정답이 잘못된 사건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나타났습니다. 시험의 신뢰도에 큰 구멍이 났습니다. 작년에는 평가원이 오답을 인정하지 않아 재판까지 간 뒤 법원 판결로 확인됐습니다. 올해에는 두 문제가 정답 시비에 오른 것은 심각하게 바라봐야 하겠습니다. 어제 오답을 인정하고 평가원장이 사퇴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수험생에게 문제의 품질을 물어보면 실망이라고 합니다. 물 수능과 오답 문제를 떠나, 출제된 문제의 품질이 좋지 않다 합니다. 예전에는 수능 문제를 보면 하도 문제가 좋아 문제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평가원 문제가 좋았습니다. 출제위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좋은 문제를 내려고 애썼겠지요. 최근에 치른 문제를 두고는 ‘이게 무슨 문제라고...!’하는 평을 듣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중에는 ‘이런 사업, 저런 사업에 예산을 빼앗겨 문제 내는 데 쓸 돈이 모자라 졸속으로 문제를 내어 그럴 것이다.’는 이상한 소문까지 있다 합니다.

시험이 제 구실하게 운용해야

시험의 본질은 실력을 객관성 있게 점수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시험이 성적으로 줄을 세우지 못한다면 시험이 아닙니다. 실력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래도 객관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시험입니다. 수능시험이 시험으로 구실을 할 수 있게 운용 방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시험점수가 전부가 아니라고요? 맞습니다. 성적으로 학생을 뽑아야 할 대학은 성적으로 뽑을 수 있게 하고, 다른 학교는 또 다른 요소로 뽑을 수 있게 하면 됩니다. 제구실을 못하는 시험은 오히려 해악입니다. 시험은 열심히 갈고 닦은 사람이 점수를 잘 얻게 운용해야 합니다. 그게 교육입니다. 올해 대학 선택에 어떤 혼란이 일지 걱정스럽습니다. 빨리 제자리를 잡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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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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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c (1.XXX.XXX.254)
회장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사교육을 줄이려고 수능을 쉽게 냈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교육이 예전에 비해 줄었을까요?

오히려 시험에 대한 변별력만 없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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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6:06:32
0 0
고영회 (119.XXX.XXX.227)
맞습니다.
열심히 한 사람이나 덜한 사람이나 성적이 같이 나오니 노력 차이가 나타나지 않고,
변별력이 없다보니 불아한 마음을 입시자문하는 사람에게 찾아가서 물어봅니다. 무려 20분 상담 받는데 44만원입니다.
물수능의 효과지요.

물수능이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것은 입시관계 공무원의 말이고, 현실은 이렇습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지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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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0 20:21:07
0 0
유희열 (119.XXX.XXX.227)
고회장님!
향기 나는 문제는 언제 기대되나요?
답답한 교육정책입니다. 기득권층이 국가이익을 우선 생각하는 날이 오면 해결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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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5 15:34:41
0 0
강 인구 (175.XXX.XXX.89)
지금같은 시험이라면 아예 로또로 뽑는 것도 한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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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5 13:30:56
0 0
고영회 (119.XXX.XXX.227)
모두 대학을 추천으로 선발~
그럼 진정 대학 평준화되는 셈인가요? 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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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5 15:09:12
0 0
꼰남 (112.XXX.XXX.25)
이 또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필자가 지적한 대로 <왜 수능을 치르는가?>란 기본 정신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목적과 목표에 보다 충실한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수능시험 제도 시행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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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5 09:08:48
0 0
고영회 (119.XXX.XXX.227)
그렇죠?
목적과 목표에 어긋나면 짜집기하면 안 되는데, 요구하는 사람(권력자겠죠?)이나 그걸 그냥 받는 사람이나...
새로 제도를 짠다하더라도, 올해 혼란은 어떻게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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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5 15:07:5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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