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민들레(국화과)
2014년 11월26일 (수) / 박대문
 
 
식물이건 동물이건 생(生)은 질긴 것입니다.
생을 위한 몸부림과 적응의 과정은
때론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위의 사진은 골프장 페어웨이에 있는 민들레꽃이고.
아래 사진은 보통 풀밭에서 자란 민들레꽃 모습입니다.

짧게 잘 다듬어진 골프장 잔디 속에 들어앉아
노루 꼬리만 한 가을 햇살 아래 활짝 펼친
샛노란 민들레꽃 한 송이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싹둑 잘린 반 토막 잎사귀마저도
있는 듯 없는 듯 잔디에 묻혀 있고
꽃대도 없이 땅바닥에 바짝 붙은 꽃 한 송이!
꽃으로서의 화사함과 아름답다는 느낌은 멀리 가고
슬프고 처절한 생의 몸부림으로 가슴에 와 박힙니다.

봄, 여름의 길고 긴 햇볕 속에 피워보지 못한 꽃,
해는 짧고 옷깃 파고드는 소슬바람에 낙엽은 지는데
언제 꽃가루받이 마치고 열매 영글어
하얀 갓털 씨앗 훨훨 날려 보낼 수 있을는지?
괜스레 내 마음이 조급해지고 짧은 가을 해가 야속해집니다.

민들레는 토양의 비옥도와 상관없이 우리나라 각처에서 자랍니다.
잎은 길이가 6~15㎝이며 꽃이 피어 열매가 익으면
잎 길이보다 더 긴 꽃대를 세워 씨앗을 바람에 날려 보냅니다.

그러나 골프장이나 정원 잔디밭, 목초지에서 자라는 민들레는
싹 트고 자라 꽃을 피워 씨앗이 익어가는 과정에서
잔디깎기나 목초 베기로 꽃대가 잘려나감을 수차례 당합니다.

결국은 생의 소명(召命)인 종(種)의 대(代) 이음을 위해
처절한 몸부림으로 변신을 거듭하여 키를 잔디보다 낮춰
예초기(刈草機) 칼날 아래 꽃대도 없이 꽃을 피우는 사이에
봄, 여름 다 가고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늦가을이 되고 맙니다.

감각도 센서도 없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식물이
그 무슨 시스템이 작동하여 위기를 인지하고
차선의 대안으로 긴 꽃대를 바짝 낮추어
잔디깎기 칼날 아래에 꽃을 피울까?
인류보다 훨씬 이전에 출현하여 작금까지 생을 이어 온
신비하고 지혜로운 식물의 적응력 중 한 가지 사례일 뿐이지만
참으로 경이롭고 감탄스러워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이러한 과정에 실패한 식물은
그 해의 생의 소명을 이루지 못한 채
주어진 삶을 헛되게 마감할 수밖에 없지만
수많은 현존 식물은 긴긴 세월을 나름대로
적응과 변신을 하여 온 적자생존의 주인공들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칭하는 현생인류(Home sapiens sapiens)도
생물의 종(種) 중 하나인 만큼 종의 지속을 위해 식물과 마찬가지로
피나는 적응과 변신을 거듭하여야만 합니다.

생물의 한 종으로서 수많은 자연 속 생명체와 공생하며
부도 명예도 아닌 종의 대 이음 속에 생존을 위해서는
지엄한 자연 질서에의 순응과 주어진 삶의 수분(守分)만이
아름다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식물이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2014.11.14 골프장 페어웨이에서)
전체칼럼의견(6)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XRumerTest
(195.XXX.XXX.33)
2017-07-11 23:47:13
Test, just a test
Hello. And Bye.
XRumerTest
(195.XXX.XXX.40)
2017-05-14 21:24:27
Test, just a test
Hello. And Bye.
XRumerTest
(195.XXX.XXX.40)
2017-04-23 04:43:57
Test, just a test
Hello. And Bye.
XRumerTest
(195.XXX.XXX.40)
2017-04-06 01:30:30
Test, just a test
Hello. And Bye.
CurtisRer
(199.XXX.XXX.148)
2017-04-03 05:53:55
kwpocnx
vopyqlf
XRumerTest
(195.XXX.XXX.40)
2017-03-21 00:54:09
Test, just a test
Hello. And Bye.
전체기사의견(6)
11월 26일
11월 19일
11월 12일
11월 05일
10월 29일
10월 22일
10월 15일
10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