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김영환 사에라
     
제3지대 홀로 서기
김영환 2007년 10월 01일 (월) 10:21:14
정치에 대한 싸늘한 시선과는 아랑곳없이 대선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요즘 열전을 펼치는 대통합 민주신당 예선 후보들의 토론을 들어보면 민주 평화 개혁 선진 통합과 같은 좋은 단어들이 수도 없이 귓전에 날아듭니다.

이런 어휘들은 여당권이 즐겨 써온 시대정신이란 말을 상기시킵니다.  '시대정신'(esprit du temps). 하나의 시대에 특유한 사물의 포착방법, 쉽게 말해 시대의 분위기라는 의미겠죠.

그러나 민주개혁평화세력이라는 어휘로 모든 것을 풀 수 없으며 민주개혁평화세력이 자칭(自稱)이나 주장만으로 이룩되고 독점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허위의식을 최창집 교수는 일찍이 예리하게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민주화 세력은 다 모이라는 민주세력 대동단결이 핵심 담론이 되었지만 이제는 정치적인 경쟁 축이 될 수 없다.󰡓이제는 어느 정파에나 민주화운동권인사들이 존재합니다.

최 교수는 "민주세력 대동단결론은 민주세력 내에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억압적 담론이자, 노무현 정부를 진보세력과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이 나라에서 정치적 민주화는 거의 완성단계입니다. 독재를 실시할 세력은 북한 빼고는 없습니다. 최 교수는 아울러 "특정 정당이 항상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라고 경고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신당 연설을 들어보니 모 후보는 이번 대선이 '민주정부 3기' 구성이라고 합디다. 그러나 민주정부는 비록 군 출신이지만 민주적 직선제로 당선된 노태우 시대부터입니다. 만일 노태우 정부가 민주정부가 아니라면 YS DJ JP 3金은 '노태우 독재의 들러리'로 출마했단 말입니까. 1987년 서울 시청 앞 태평로에서만 수십만 명의 자유시민들이 몰려 쟁취한 87민주시민항쟁의 5년 단임 직선제 개헌은 독재정권의 승리였단 말인가요. 전두환 대통령은 자신이 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 선례를 남겼다고 자찬했지요.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분열한 야당 지도자 3金 덕분입니다.

뒤를 이은 YS도 민주화 투사입니다. 필자는 1983년 전두환 독재 시대에 민주화를 위해 20여일간 단식하며 서울대병원에 실려간 그의 초췌한 모습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3당 합당으로 욕을 먹었지만 그는 금융실명제로 반부패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했고 5.18특별법을 제정토록 하여 군 출신 두 대통령을 잡아넣었습니다. 돈에 관해 뒷말이 없는 투명한 인물이었습니다. 뒤를 이은 DJ는 1997년 5ㆍ16군부쿠데타 세력인 JP와 연합해 DJP공동정권을 창출했지요. '남이 집권하면 독재이고 자신이 집권하면 민주정부'라는 건 오만한 인식입니다.

정치란 파고들면 하자가 보입니다. 절대선이 없는 영역입니다. 정치란 51%의 찬성입니다. 대선에서 1,2위의 차이를 보면 97년은 1.5%, 2002년은 2.3%에 불과했습니다. 과반수를 넘은 적은 없었죠. 패배후보들에게도 국민들의 크나 큰 지지가 있었습니다. 무릇 대통령 당선자들은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국민적 경고입니다. 대선에 결선투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변증법적인 발전이 이룩됩니다. 극과 극이 충돌되면 중용이 요구됩니다. 기업의 CEO가 노조운동가의 자리가 아니듯이 대통령직이 민주화운동가의 전리품이 아닙니다. 대통령 5년은 금세 지나가지만 준비는 한없이 철저할 것이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발전을 지향하는 민주적인 경제 사회 비전, 들쭉날쭉한 관계를 방지하기 대북한 기본자세 확립과 민주적 개혁 프로젝트, 동북아의 편협함을 초월하는 범지구적 사고, 자신과 주변의 작디작은 부패도 결코 용서하지 않는 정직, 지구를 위기로 빠트리고 있는 환경에 대한 식견,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이런 모든 것들을 정치(精緻)하게 작업할 줄 알아야합니다.

그러니 자기들이나 상대방에 대해 "왜 그 당 나왔냐? "  "왜 그 당 깼냐?" "독재부패세력" 운운하는 '과거 물고 늘어지기' 로는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엔 보통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향상시키고 이들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성찰할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는 거죠.

지금 먹느냐 먹히느냐, 제로섬게임처럼 혈전중인 통합신당 후보 3명은 친노건 비노건 반노건 모두 제3지대에 서있습니다. 후보 검증은 물론 일백 퍼센트 철저해야합니다. 그러나 '야당의 3등짜리', '노무현대통령 대리인', '분당의 주역'…운운하며 물고 늘어지고 스스로는 모태(母胎)를 빨아먹는 듯 한 자세야말로 국민이 식상하는 지난 시대의 프레임입니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 는 명언이 있습니다. 아이는 어머니 배를 나오면서 탯줄을 자르죠. 제발 전임 대통령의 프레임을 극복하는 창조적 비전으로 홀로 서기를 해보십시다. 국민들이 12월19일 뽑는 것은 새 대통령입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0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