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속새 (속새과) Equisetum hyemale
2015년 01월21일 (수) / 박대문
 
 
소나무만이 홀로 푸름을 자랑하는 겨울 산속,
온 산에 가득했던 초록빛은 사라지고
떨어진 낙엽은 찬바람에 뒹굴며
흙 속에 묻혀 흔적조차 지워져 가는
짙은 회갈색 어둠에 싸인 겨울 숲 속.

무거운 적막감이 쌓여만 가는
황량한 겨울 숲에 눈이 내렸습니다.
무성한 잡목이 서로 뒤얽힌 어지러운 숲에도
회갈색에 싸인 어둑하고 음습한 숲에도,
하얀 눈이 내리고 쌓여 난삽과 어둠을 덮고
숲은 온통 은빛 세상이 되어 밝게 빛납니다.

밝게 빛나는 겨울 숲 하얀 눈 위에
쇠젓가락처럼 뾰족뾰족 돋아난 초록빛 줄기!
주검 같은 침묵과 무거움이 내려앉은 겨울 숲 속에
푸르고 굳센 초록빛 생명을 드러내는 키 작은 생명체!
한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상록의 풀, 속새입니다.

어둡고 황량한 숲 속에 있는지조차도 몰랐던
볼품없고 빈약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속새가
겨울철 하얀 눈 배경 삼아 그 모습을 생생히 드러냅니다.

무성한 잎과 줄기, 화려한 꽃과 달콤한 열매로
벌, 나비 꼬드기고 산 짐승 눈길 사로잡으며
잘나 뽐내던 만화방초도 한 때의 영화일 뿐
영원한 것은 없고
아무리 미약한 존재라도 한 때가 있음을
백설 위의 속새가 일러주는 것만 같습니다.

쇠뜨기나 석송과 같은 양치식물 일종인 속새는
제주도와 강원도 이북의 산지에서 자라는
사철 푸른 잎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조경이나 화훼, 원예의 관심 밖의 식물입니다.

속새는 4억 년 전부터 지구에 존재했습니다.
오늘날 속새는 굵기 5~6mm에 높이 30∼60cm에 불과하지만
고생대 데본기에 출현하여
석탄기, 페롬기에 전 지구를 뒤덮고 번성했던
높이 20~30m에 이르렀던 인목, 노목 등 양치식물의 일종입니다.

4억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변화무쌍한 지구환경에 굴하지 않고 적응하여
오늘에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살아 있는 화석식물로서
끈질긴 생명력에 무한 경외심이 일게 하는 식물입니다.

(2015.1.12. 평창군 장군바위산에서)
전체칼럼의견(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체기사의견(0)
01월 21일
01월 14일
01월 07일
12월 31일
12월 24일
12월 17일
12월 10일
12월 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