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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시스테마
유능화 2015년 04월 20일 (월) 01:02:46
   
얼마 전 진료를 하는 도중에 FM 라디오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LA 필하모닉의’ 드보르작 심포니 No. 9’이 흘러나왔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음악이 평소 친근한 것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지휘자 두다멜이 장래가 아주 촉망되는 지휘자이고 그의 성장 스토리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스타보 두다멜은 1981년,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지휘에 대한 감각이 일찍부터 뛰어났습니다. 유아원에 들어가기도 전인 네 살 때 이야기입니다, 한 번은 꼬마 두다멜이 작은 장난감들을 방바닥에 펼쳐 놓고 이리저리 정렬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그런 아이를 보고 소꿉장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방을 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할머니, 청소할 때 내 오케스트라는 건드리지 마세요!” 아이가 여덟 살이 되자 할머니는 지휘봉을 선물해 줬고, 아이는 음악을 틀어놓고 자신의 ‘장난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걸 즐겼습니다.

구스타보 두마멜은 ‘엘 시스테마’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두다멜은 이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최대의 인재이자 최고의 스타입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영어의 ‘시스템(system)’과 뜻이 같은 스페인어지만, 이제는 ‘베네수엘라의 공공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통합니다. 정식 명칭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으로, 1975년 음악가이면서 경제학자, 교육자, 정치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é Antonio Abreu, 1939~) 박사가 제안하여 시작되었습니다. ‘엘 시스테마’는 음악을 통해서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베네수엘라는 남미 최대의 산유국이면서도 고질적인 빈곤과 범죄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아브레우 박사는 조국의 빈민가 아이들에게 총이나 마약 대신 악기를 안겨 주고 음악을 가르쳐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도록 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하는 한편,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협동•질서•소속감•책임감 등의 덕목과 가치를 심어주고자 했습니다. 처음에 수도 카라카스(Caracas)의 한 빈민가 차고에서 11명의 단원으로 출발한 ‘엘 시스테마’는 2010년 기준으로 베네수엘라 전국에 190여 개의 본부, 26만여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거대 조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두다멜은 2004년 독일에서 열린 ‘구스타프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국제적인 화제의 중심에 서면서 자신을 길러준 ‘엘 시스테마’의 저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고 전파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습니다. 1999년 열여덟 살의 나이에 엘 시스테마의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 되었고, 스물여덟 살이던 2009년부터는 LA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중고등 학생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세계에서 일등을 달린다고 합니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난 것입니다. 그네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책임감과 협동의식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국의 ‘엘 시스테마’를 고대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학생들인데 그네들의 인성이 너무 메마른 것이 안타깝습니다.

유튜브에 올라 있는 구스타보 두다멜의 힘찬 지휘를 보시지요. 드보르작의 심포니 9번의 4악장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vHqtJH2f1Yk&feature=player_detailpage)

경복고, 연세의대 졸업. 미국 보스톤 의대에서 유전학을 연구했다. 순천향의대 조교수, 연세의대 외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에서 연세필 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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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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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남 (112.XXX.XXX.25)
과문한 이 사람 전에 들은 것 같지만 새로운 상식용 단어 하나 더 기억하겠습니다. <엘 시스테마>. 근데 포스터는 <기적의 오케스트라 시몬 볼리바르>가 더 맞는 표현이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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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0 09: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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