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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허하실(上虛下實)
유능화 2015년 09월 21일 (월) 05:11:31
대표적인 병법서에 클라우제비츠(Karl von Clausewitz, 1780년 ~ 1831년, 프로이센 군사 사상가)가 지은 <전쟁론>과 손무(孫武, BC 545년~BC 470년경, 중국 춘추시대 전략가)가 지은 <손자병법>이 있습니다.

클라우제비츠는 적의 중심을 향해 결정적 시점에 최대한의 군사력을 동원해서 최대한 타격을 가할 것을 주장합니다. 대장내시경 검사로 용종이나 암이 발견되면 그 중심을 잘라내서 치료하는 현대의학의 개념과 궤를 같이합니다.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이 있으면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을 박멸하고, 암세포가 있으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통하여 암세포를 죽입니다. 즉, 몸을 파(破)하여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니 파승(破勝)입니다.

<손자병법>은 원치 않는 싸움을 피하며 원하는 것을 얻으라고 말합니다. 한 지인의 모친은 건강관리를 잘하여 97세에 타계했습니다. 살아생전 바른 건강관리와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아예 암이라는 질병이 몸에 쳐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몸을 온전히 유지한 상태에서 이기는 것이니 전승(全勝)입니다. <손자병법>은 동양의학의 핵심인 양생(養生)과 궤를 같이합니다.

양생 철학의 중심에는 '상허하실'(上虛下實)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상허하실은 상체는 허하고 하체는 실해진다는 개념인데, 열 순환의 관점에서 보면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라는 두족한열(頭足寒熱)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머리가 무겁고 마음이 무거울 때 많이 걸으면 머리도 가벼워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으실 겁니다. 머리가 무거운 상실하허(上實下虛)의 상태가 걷기를 통하여 상허하실(上虛下實)의 상태로 된 것입니다. 동양의학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두통 등 상체의 모든 병을 상실하허로 인한 증상으로 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스스로 화를 통제하지 못해서 예상치 못한 일을 저지른 행동의 기사가 주류를 이룹니다. 폭행,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건들… 모두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 자기도 모르게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벌인 행동의 결과입니다. 상실(上實)로 인하여 자제력을 잃고 이성의 상실(喪失)로 이어진 것입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상허하실을 위한 방법으로 단전호흡과 명상을 중요시합니다. 단전호흡이나 명상을 하면 마음이 가라앉고 이로 통하여 하실(下實)을 이루고, 그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상허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면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생깁니다. 먼저 마음이 흩어져 산만(散漫)해집니다. 마음이 산만해지니 귀가 얇아지고 남에게 잘 속습니다. 또 마음이 들뜨게 되면 만(慢) 코스로 나아가게 됩니다. 먼저 자만하게 되고, 자만이 교만을 낳고, 교만이 오만을 낳으니, 높은 위치에 오르거나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여차하면 빠지기 쉬운 코스입니다. 만(慢) 코스의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거만하게 비쳐 불만을 품게 하니 인화가 될 리가 없겠지요.

상허하실을 어떻게 취할 수 있을까요? 간단한 상허하실의 방법이 있습니다. 단전에 힘을 주고 소리 내지 않고 웃는 것입니다. 웃으면 자연적으로 상허하실이 되어 몸에 좋고 마음에도 좋습니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수그리고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카톡, 뉴스, 게임 혹은 동영상을 보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상실하허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목 디스크, 경추통, 손 저림, 두통, 눈 피로 및 집중력 저하 등 스마트폰의 부작용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상실(上實)이 건강의 상실(喪失)로 이어지면 의사들로서는 좋겠지만, 사회적으로 크고 길게 보아서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대신 단전에 힘을 주고 소리 내지 않고 웃어 보세요. 상허하실이 되어 몸은 건강해지고 마음은 편안해지는 마법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경복고, 연세의대 졸업. 미국 보스톤 의대에서 유전학을 연구했다. 순천향의대 조교수, 연세의대 외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에서 연세필 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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