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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며느리밥풀 (현삼과) Melampyrum setaceum var. nakaianum
2015년 09월23일 (수) / 박대문
 
 
두타산 능선에서 만난 새며느리밥풀입니다.
갈라진 가지 끝마다 꼬불꼬불한 짧은 털과 함께
꽃잎과 꽃받침이 온통 붉은빛 도는 자주색으로
꽃이 촘촘하게 한창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새며느리밥풀은 높은 산지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며
더위가 한물 지난 초가을에 꽃이 피는데
서울 근교에서 흔히 만나는 꽃며느리밥풀과
같은 속(屬)의 풀꽃으로 매우 닮았습니다.

꽃며느리밥풀은 아래 꽃입술에
도드라진 두 개의 하얀 밥풀 같은 무늬를 머금고 있어
서글프고 측은한 사연이 이 꽃에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궁핍한 그 옛날, 갓 시집온 며느리가 부엌에서
밥이 잘 지어졌나 보려고 밥솥의 밥풀 한 알을
입에 넣어 맛보는 순간을 시어머니가 보았다고 합니다.
그 후 며느리는 어른에게 줄 귀한 쌀 밥알을 몰래 먹었다는 이유로
시어머니 구박에 못 견뎌 결국 죽음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고
한 많은 그 며느리 무덤에 피어난 꽃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슬픈 사연을 담고 있는 꽃며느리밥풀과 달리
새며느리밥풀은 아래 꽃입술에 흰 반점이 아닌 붉은 반점이 있어
하얀 밥풀을 머금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꽃며느리밥풀과 다른 점입니다.

꽃들에 얽힌 이름과 사연을 곰곰 살펴보면
우리 옛 임들의 생활상과 삶의 애환이 깃들어 있어
전통 꽃 이름은 그 시대를 사는 모습과 정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하는 문화유산이라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름이 예쁘지 않거나 저속하다는 이유로
풀꽃 이름의 개명을 주장하는 요즈음의 일부 의견에는
좀 더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2015.9.13. 백두대간 삼척 두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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