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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파리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
김수종 2015년 11월 30일 (월) 04:46:10

박근혜 대통령이 파리로 갔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인도의 마헨드라 모디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캐나다의 쥬스탱 트뤼도 총리,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영국의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파리로 몰려갔습니다.

보름 전 IS 테러리스트들이 129명의 시민과 관광객을 쏘아 죽이던 광란의 도시 파리에 오늘은 그 희생자 숫자만큼의 국가 정상들이 집결합니다. 바로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1)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의장국인 프랑스의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의 상흔이 생생한데도 회의 개최를 강행했습니다. 웬만하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을 법한 행사, 그것도 경호에 손톱만큼의 실수도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기라성 같은 정치 지도자들이 한꺼번에 100여 명이 파리에 모여들었으니 세기적 이벤트임이 분명합니다.

기후변화, 오랫동안 과학적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절대 다수의 과학자는 기후변화가 인류문명에 심각한 위기라는 점에 이의가 없습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3~5월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 세계인 54%가 기후변화를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국제사회가 가만있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파리 정상회의는 지지부진했던 교토의정서를 대신할 국제협정으로 합의를 도출할 공산이 높아졌습니다. 설령 이번 회의에서 합의에 실패해도 국제여론의 압력에 의해 다시 재협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진행되는 기후변화의 양상이 시시각각 인류사회를 압박해오고 있고 과학자들의 예측은 더 무섭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의하면 올해 1~10월까지 10개월 동안의 평균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았습니다. 20세기 같은 기간 평균 기온보다 섭씨 0.86도 높아졌습니다. 소수점 이하 숫자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닙니다. 비유를 하자면 우리 몸의 체온이 36.5도인 것이 37도로 0.5도만 올라가도 몸살을 앓는 것과 같이 지구도 몸살을 앓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앓는 몸살이 바로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불어나고, 가뭄과 홍수가 격렬하게 일어나고, 태풍이 잦아지고, 이상한 미생물이 번식하는 갖가지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온이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가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공기 중에 계속 축적되면서 태양광의 복사열을 붙잡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공기 중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100만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과학자들의 예측을 종합하면 이대로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마음대로 쓰면 인류는 멸종의 길을 걸을 것입니다.

파리 당사국총회가 합의할 일은 여러 가지지만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 협정에 합의하는 일입니다. 작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온실가스감축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이번 파리 당사국총회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아졌습니다. 160여 개국이 자발적 감축계획을 유엔에 제출했습니다.

이번 파리 당사국총회는 작년 리마총회(COP20)까지 20 차례의 협상을 통해 목표가 세워졌습니다. 그 목표는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못 오르게 묶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섭씨 2도로 제한하는 근거는 만약 기온이 산업혁명 전보다 2도 이상 오르면 기후변화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그런데 이 목표를 세우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유엔 산하의 국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입니다. 전 세계 국가를 대표하는 공무원과 과학자의 협의체입니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어 보수적입니다. 따라서 많은 과학자들은 IPCC가 제시한 것보다 기후변화 진행은 더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심각하게 생각되는 것은 ‘섭씨 2도’라는 수치입니다. 산업혁명 이전이라면 1750년대를 말합니다. 그 후 기온이 얼마나 올랐을까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의하면 이미 거의 섭씨 1도 상승한 것입니다. 앞으로 85년 동안 남은 여유는 섭씨 1도 정도입니다. 이산화탄소는 매우 안정된 화합물이어서 공기 중에서 분해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거기다 국제협정에 의해 성실히 온실가스를 줄인다 해도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계속 배출됩니다. 중국보다 인구가 많아질 인도의 산업화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내뿜어질지 모릅니다. 지금의 청년들이 살아가야 할 21세기는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후변화에 대응해서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파리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국제사회는 ‘신기후체제’ 또는 ‘파리의정서체제’같은 이름아래 국제적 협력과 논의와 마찰을 통해 개별 국가가 짊어져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사람들에게 감지되어 올 것입니다.

한국은 2030년까지 감축노력을 하지 않을 때 도달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37%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습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2030년 배출량을 100이라고 가정할 때 감축노력을 통해 63만 배출한다는 의미입니다. 과연 이렇게 줄일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만 이런 정책을 정부가 추진한다면 에너지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기후변화의 또 하나의 전선은 적응입니다. 기후변화로 일어날 변화는 각종 기상재앙, 농수산물의 작황 변화, 질병 및 보건문제 등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질지도 모릅니다. 올해 일어난 가뭄은 심각하게 생각할 문제입니다. 그게 종래 가뭄패턴과 달리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면 지금 절반 이하로 저수량이 줄어든 전국의 저수지의 물 공급능력에 본질적인 문제가 생기면서 한국은 상상할 수 없는 수자원의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4년째 맞는 대 가뭄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도시계획, 주택, 용수 등 모든 분야에서 구조적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내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1990년대 컴퓨터와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생활과 일의 패턴이 획기적으로 달라졌습니다. 그 변화가 불편한 사람도 더러 있지만 편하고 경제적이고 긍정적이었습니다. 기후변화도 인터넷의 보급만큼 우리의 일상에 퍼질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도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비용 비효율의 모습으로 사람을 옭아맬 지도 모릅니다.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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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7 0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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