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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 (수선화과) Lycoris radiata
2016년 02월24일 (수) / 박대문
 
 
겨우내 힘차게 자란 석산의 풀잎 위에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쌓였습니다.
이렇게 차디찬 바람과 눈 속에서 겨울을 견뎌내고
따스한 봄 햇살 아래 흔적도 없이 사그라져야만
아래 사진처럼 붉고 진한 꽃이 피어나는 석산,

대부분 풀잎이 시들어 점차 사그라져 가는 한겨울,
비로소 홀로 푸름을 뽐내는 소나무처럼
겨울이 되면 잎에 더욱 생기가 돋고
혹한에도 의연한 듯 푸르게 자라는 석산의 모습입니다.
꽃무릇이라고도 합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고, 달도 차면 기울듯이
겨울이 깊어가니 이제 봄도 머지않았으며
눈 속의 푸른 석산 잎줄기가 사라질 날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봄은 기다림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인가 봅니다.

정명인 석산보다 꽃무릇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 이 꽃은
흔히 상사화라고 잘 못 불리기도 하지만
꽃무릇과 상사화는 전혀 다른 종입니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이 서로 비슷할 뿐
꽃 모양과 새순이 돋아나는 시기가 전혀 다릅니다.
꽃무릇은 꽃잎이 가늘고 진한 주홍빛이지만
상사화는 꽃잎이 넓고 크며 연한 분홍색입니다.

또한, 꽃무릇은 새싹이 가을에 돋아나 겨울에 자라
봄이 되면 시들어 사라지고 가을에 꽃대만 올라 꽃을 피웁니다.
상사화는 새싹이 봄에 돋아나 늦은 봄에 시들어 없어지고
그 자리에 꽃대만 여름에 자라나 연분홍 꽃을 피웁니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이처럼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꽃입니다.

꽃무릇은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절에서 흔히 심는데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무리를 지어 자랍니다.
선운사와 불갑사의 꽃무릇이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석산은 열매를 맺지 못하며 땅속 비늘줄기로 번식합니다.
땅속 비늘줄기는 무릇의 비늘줄기처럼 생겼지만, 더 크고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하여 독성이 있으며
물에 오랫동안 우려서 독성을 제거하면 좋은 녹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절에서 많이 심는 이유는 석산의 비늘줄기 녹말로 풀을 쒀서
불교 경전을 제본하고, 탱화를 표구하며,
고승들의 진영(眞影)을 붙이는 데에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석산으로 만든 풀을 사용하면 이 녹말에 든 독성 성분 때문에
경전이나 탱화 등에 좀이 슬지 않는다고 합니다.

(2016.2.14.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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