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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자리 줄이면 할 수 있는 '이 일'
신아연 2016년 03월 02일 (수) 04:16:28

편치 않은 마음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제 자신이 포함된 사안이라 말씀드리기 부담스럽고 듣는 분도 거북하실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쟁이로서, 나아가 문화 예술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주변의 관심에 대한 보답과, 정신 자산을 키우고 지켜야 하는 일종의 사명감에 기대어 오늘 이 글을 써볼까 합니다.   
 
며칠 전 만난 지인이 대화 중에 자기 글을 좋아하는 어느 화가가 작품을 팔아서 출판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제 지인은 전문 산행기를 쓰는 사람입니다. 몇 년에 걸쳐 쓴 글이 모아지자 주변에서 책으로 엮을 것을 권했고 그 비용까지 보태겠다며 한 독자가 나섰다는 거지요. 저는 이 말을 듣고 적잖이 감동해서 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실은 이번에 나온 내 책 <내 안에 개있다>도 어느 독자와 출판사의 후원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고요. 자유칼럼그룹을 통해 제 글을 지속적으로 접해 온 독자 한 분이 제게 출간제의를 했고 그 뜻이 좋다며  '도서출판 책과 나무’가 절반가의 제작비로 후원에 동참하면서 결과물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요.
 
말하자면 메세나 지원(예술, 문화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으로 제 책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에 앞서 2년 전에는 한 기업인으로부터 1년간 문화 활동비를 후원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남이 해 주면 모를까, 내가 직접 하면 자칫 타인의 질시 거리 내지는 내 자랑이나 될 것 같아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만 감사를 표하고 말았는데, 지인이 먼저 자기 상황을 들려주니 제가 받은 주변의 도움과 관심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자랑질하는 게 아닐까.’ 하는 알량한 자의식에만 빠져 있다가 저와 비슷한 처지의 문화 예술인들을 위해서 이런 사례는 되도록 널리 알리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든 것입니다. 제가 만약 불우이웃돕기 성금의 수혜자라면 응당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같은 류의 활동을 독려하는 사회적 환기를 위해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을 테니까요.    
 
중앙북스 노재현 대표는 중앙일보 논설실장으로 있을 때 범국민 문화 예술 후원 캠페인인 ‘예술나무 운동 (www.artistree.or.kr)’에 대한 글을 쓰면서 예술 나무 한 그루(계좌) 당 월 3,000원의 후원금을 책정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 뜻이 좋아 자신도 10그루를 심었다고 합니다.
 
방송사에서 일하는 지인 하나는 술자리만 좀 줄이면 예술단체 몇 군데 후원하는 거야 별 일 아니라고 했습니다. 마음이 중요할 뿐, 큰돈 안 든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유칼럼의 댓글란에 'dada'라는 아이디를 쓰는 분은 아래와 같은 의견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말로는 우리나라가 문화 예술 강국이니 뭐니 하지만 그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예술인들(문학, 미술, 음악 등), 특히 전업작가들의 삶은 이중섭이나 박수근이 살던 시대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국가에서 실력 있는 예술인들을 발굴하여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육성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정책과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연계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요즘은 예술을 바탕으로 한 문화 콘텐츠 캐릭터 산업이 ‘굴뚝산업’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문화 예술분야에서만큼은 선진국이 추수해 간 논에 뒤늦게 나타나 허둥지둥 이삭 몇 알 줍느라 우리끼리 다투는 일이 안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일이 단지 예술인들의 궁색한 생계나 소박한 개인 꿈의 실현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돈이 되는 일, 즉 실력 있는 자본의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일깨우는 내용입니다.
 
저는 감히 단언합니다. 이 혼탁한 시대를 정화하는 역할이 문화와 예술에 있다고. 문화와 예술은 '과학으로 불리는 해설자가 동승한 현실'이라는 마차를 이끄는 마부와도 같습니다. 그 마차는 마부에 이끌려 영적인 세계로 나아갑니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영적 성장을 위해 이 세상에 왔기에 문화와 예술이 그 길이 되고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그룹은 특정한 주의나 입장을 표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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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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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14.XXX.XXX.190)
신아연님의 글을 읽으니 문화와 예술이 바로 사회적 자산이라는 것으로 결론지어집니다.

문명의 발달로 편하게 살지만 정신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문화와 예술이 균형을 맞춰 주는데 너무 책을 안 읽으니 걱정입니다.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도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고, 아이들도 집에 오면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들어와서 식사 시간에도 들고 먹으니 걱정이지요,



그럼에도 주위에서 권하고 출판사의 협력으로 책을 낸 작가님과 언론인들을 존경합니다.

부디 가난한 선비 정신으로 맑고 깨끗한 글을 계속 써 주세요.



독서로 쌓은 지식과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지식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창의력문제나 자주적 학습능력은 꾸준한 독서의 실력이 으뜸이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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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2 09: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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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211.XXX.XXX.124)
메세나 지원은 당장 굶주림에 시달리는 빈민구제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겠지요. 인간만이 스스로 죽을 수 있음을 알고도 금식을 하지요. 영혼의 빵이 필요하고 그 빵값은 육체의 빵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에 아직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요. 르네상스의 토양을 제공했던 메디치가의 지원이 메세나의 본보기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메세나 지원으로 출판을 했다는 것을 알리는 것 역시 계몽차원에서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본인이 작가라는 직업의식으로 살아가는 모습 자체를 보여주는 것 역시 독자와의 소통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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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8 15: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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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211.XXX.XXX.84)
매슬로가 말하는 욕구 단계 중에서 한국은 최상위의, 이른바 자아실현 욕구에 '시달리는' 나라가 아닐까요? 먹고 사는 생존 문제와 안전 등 하위 개념의 욕구는 이미 충족된 단계에서 실상은 사회적 인정 욕구 충족에 도달하려고 하면서도 개개인이나 사회적 관심은 계속해서 하위 단계의 욕구 충족에 머물러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례자님의 말씀이 매우 귀중하고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그러하기에 영혼의 빵에 대해 이토록 무관심한 것이겠지요. 실상 육체의 빵이 아니라 영혼의 빵에 굶주려 있다는 내면의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할까요?

메디치 가문에 대한 상세한 책을 읽고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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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8 20: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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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121.XXX.XXX.205)
오 그런 활동이 있군요. 정말 바람직한 일입니다. 역시 서로 돕고 함께 그 덕을 나누는 일 아니겠습니까?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너희에게 신령한 것을 뿌렸은즉 너희 육신의 것을 거두기로 과하다 하겠느냐" (고전 9 : 11) 서로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니누는 일 아니겠습니까? 좋은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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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3 1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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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211.XXX.XXX.84)
맞습니다. 서로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지요. 어떤 이는 물질을, 어떤 이는 영혼의 보물을, 그것을 서로 채워줄 수 있다면 인간 사회가 얼마나 조화롭고 아름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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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8 21: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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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철 (125.XXX.XXX.209)
잘 읽었습니다.
새 봄이 왔습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박연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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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2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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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맨 (125.XXX.XXX.209)
이중섭, 박수근이 살던 시대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에 부끄럽습니다.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특히 문화 예술계가 굴뚝과 포크레인에 깔려 허우적대는 일은 없어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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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12: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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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유 (58.XXX.XXX.2)
우리 사회에서 금연운동을 활발하게 하는데 비해서 금주운동은 약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금주하면서 절약한 돈으로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거나 다른 가치있는 일을 한다면 음주보다는 훨씬 큰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기업에서 금주운동을 하면 좋겠습니다. 직장인들이 접대가 참으로 필요해서 접대차 음주하는 경우에도 음주 접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음주 외의 다른 문화 예술적인 접대를 하는 것도 좋겠지요. 접대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도 자신이 음주하고 싶으니까 접대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회사돈으로 든지 자신의 월급으로 든지 음주한 다음날의 노동력 상실과 생산성 저하는 막대합니다. 전날 과음한 사람들이 숙취의 고통으로 일하는 척하며 때워 넘기는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남의 눈에 안 띄게 일하는 척하는 요령도 여러가지입니다.
전국적으로 금주운동을 해서 건강도 돈도 체력도 아끼고 보다 의미 있게 돈을 쓰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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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12: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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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25.XXX.XXX.209)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금주운동부터 서서히 펼쳐 나가면 그로 인해 사회에 많은 건전한 일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 문화 예술적 접대를 하는 풍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렙니다. 그것이 진정 문화 선진국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의지와 마음만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 시작을 해 볼 수 있을 텐데요.

술로 인해 얼마나 폐해가 많은지,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게 만드는 것이 술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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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3 07: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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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권 (124.XXX.XXX.180)
절주, 금주 운동이 자리잡힌다면
한국 사회의 부정부패도 상당부분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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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22: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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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125.XXX.XXX.209)
선생님께서 고백하신 사례를 보니 세상이 그래도 엇비슷하게 돌아가긴 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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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12: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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