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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의 삶
방재욱 2016년 03월 16일 (수) 02:24:13

병신년(丙申年) 새해 인사를 나눈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 번째 달의 중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느낌이나 소망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지만, 지난해에 지내온 시간을 돌아보며 새해 삶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새로 맞이한 2016년 한 해도 아차 하는 순간 저물어 갈 수 있으니까요.
 
아침에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며 평소 하던 산책을 미루다가 아침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섰습니다. 산책길 주변에 봄맞이 준비로 한창인 옅은 초록색으로 돋아 오르는 새싹과 예쁜 꽃망울들을 들여다보는데, 문득 요즈음의 내 삶에 대한 이런저런 상념과 함께 지난해의 ‘365일'의 삶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작년의 주요 일정과 활동 내용을 적어놓은 ‘기록-15’ 파일을 열었습니다. 기록의 내용을 보며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지난해에 진정으로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투입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해의 365일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8,760시간이 됩니다. 그래서 작년의 생활기록을 바탕으로 주요 활동들에 들인 시간을 개략적으로 계산해 하루 24시간의 일수로 환산해보았습니다.
 
하루 시간 중 가장 많이 사용한 시간은 잠자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하루 평균 8시간으로 잡고, 잠자기 전 준비 시간과 아침 세면 시간 등을 1시간으로 잡아 계산하면 약 136일 정도가 됩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시간과 가끔 하는 외식을 포함해 식사시간을 하루 3시간으로 계산해보니 약 45일입니다.
 
매달 또는 두 달에 한번 정도 정기적으로 만나는 크고 작은 모임들에 참석하며 지낸 시간을 환산해보니 8일이 넘습니다. 연말에는 송년 모임 15건 중 12개의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모임당 들인 시간을 짧게 잡아 왕복 교통시간을 포함해 6시간으로만 계산해도 3일입니다.
 
거의 매주 왕복한 서울과 대전을 오간 시간이 적게 잡아 18일이 넘고, 학회, 포럼, 토론회 등에 참석하는 출장에 들인 시간도 15일이 넘습니다.
 
내가 즐기는 책 읽는 시간을 40분/1회로 200일로 환산하면 6일 정도 되고, 매달 2편 이상의 원고를 쓰는데 들인 시간은 적게 잡아도 7~8일이 넘습니다.
 
늘상 하는 산책이나 산행, 골프 등을 포함해 운동하는 시간을 대략 계산해 보니 20일 정도입니다. 산책 후 2~3일에 한 번 정도 하는 사우나 시간도 계산해보니 연중 10일이 넘습니다.
 
작년에는 실버병원에 입원해 계시며 수술 등으로 다른 병원 중환자실을 왕래하시다가 지난 1월에 타계하신 어머님 문병에 들인 시간도 대략 8일이 넘습니다.
 
입학사정관으로 620명의 서류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일에 참여한 시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인당 15~20분 정도 걸리는 서류 평가시간에다 식사나 중간 휴식 시간 등을 합쳐 계산해 보니 10일이 넘는 시간입니다.
 
전화를 하고, 카톡이나 전화 메시지 응답에 들인 시간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시간을 하루에 1시간으로만 잡아도 연중 15일에 달합니다.
 
이렇게 명목을 정해 계산한 날 수를 모두 합해보니 300일이 넘었고, 남은 시간은 60일 정도가 됩니다. 나머지 시간 중 교통체증으로 낭비한 시간, 갑자기 생긴 약속, 그리고 아무런 의미 없이 지낸 시간 등을 제외하면 내게 진정으로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누구나 지난해에 행복했던 추억들은 오래 간직하고 싶고, 우울하거나 불행했던 과거의 기억은 떨쳐버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내일이라는 시간이 소중한 만큼 어제라는 지나간 시간도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제와 내일 그리고 오늘의 삶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매일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적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오늘의 삶에서 자신이 행해온 주요 활동 내용들을 매일 매일 적으며, 지나온 시간과 다가올 시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제안해 봅니다. 8,760시간(올해는 윤년으로 8,784시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365일'의 삶에서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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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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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남 (112.XXX.XXX.25)
그렇게 바쁘게 사시면서도 적고 헤아려보시니 존경스럽습니다.
어려서는 일기, 커서는 비망록으로 기록해온 저의 과거는
바래고 헤지고, 먼지 투성이로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때로는 나만 알수 있는 비밀한 표현으로, 날치기 글씨로도 적어온 내 생존의 기록들.
하지만 당장 손에 쥐어주어도 읽고 싶지 않은 건 왜일까요?
또 그러면서도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는 일일 비망록 기록은요?
아침 필자님의 글을 읽고 저도 정말 모처럼 한번 제 생을 헤아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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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6 10: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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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욱 (211.XXX.XXX.62)
예! 지난간 기록들으 들춰보며 옛 추억에 젖어보세요.
들추기 싫은 것도 있겠지먄 그냥 추억으로 간직하면서요^^
답변달기
2016-03-19 08: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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