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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이렇게 망가진다
김수종 2016년 03월 29일 (화) 02:48:05

제주도 자동차 여행의 묘미는 탁 트인 시야입니다.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자동차 여행을 하면 대개 한쪽 눈엔 한라산이, 또 한쪽 눈엔 수평선이 들어옵니다. 한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가 고향인 나는 가끔 이 섬에 갈 때마다 렌터카를 타고 섬 한 바퀴를 돌아봅니다. 서울서는 운전대 잡기를 극도로 싫어하지만 제주도에선 차도 잘 빠지고 시야가 트여 운전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며칠 전 일주도로를 타고 서귀포 일대를 달리다가 매우 놀랐습니다. 갑자기 공사 중인 고층 아파트단지가 성벽처럼 시야를 가렸기 때문입니다. 평소 같으면 나지막한 오름이 보이고 그 너머로 한라산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인데, 오름도 한라산도 보이지 않고 콘크리트 건물이 모든 시야를 막아버린 것입니다.
 
서귀포 혁신도시 건설현장입니다. 국토교통인재개발원, 국립기상과학원, 국세공무원교육원 등 아홉 개 정부기관 청사가 고근산 기슭을 따라 하나하나 완공되어 입주하고 있습니다.
 
한라산 기슭을 따라 경사도가 바다로 완만하게 흘러내린 이곳에 지은 고층건물은 스카이라인을 파괴함으로써 미학적으로도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인근 동네와 도심의 한라산과 태평양 조망을 완전히 막아버리게 됩니다.
정부 기관 청사들은 비교적 경사도를 거스르지 않고 나지막하게 건설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주변에 건설되는 주택은 서울 변두리와 같이 고층아파트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마치 하모니카를 세워놓은 것 같습니다.
 
제주도의 스카이라인을 완전히 훼손하는 도시건축을 선도한 것은 바로 공기업인 LH공사입니다. 한국의 주택문화를 선도하는 공기업으로서 아무 고민도 없이 평평한 산업도시에 빌딩을 세우듯이 제주도를 요리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부영건설이 더 큰 빌딩숲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근처의 강정해군기지 완공으로 혁신도시 주변은 더욱 도시화가 진행될 것이 뻔합니다. 이제 이곳의 스카이라인은 바다와 오름이 아니라 고층아파트의 각진 모습으로 그려지는 게 막을 수 없는 추세가 될 것 같습니다.
 
아침에 중문해수욕장 모래사장을 산책하다가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아름다운 절벽을 부수고 무슨 공사판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공사판 노동자에게 무슨 공사냐고 물었더니 절벽이 무너져 내려 보강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절벽 꼭대기는 바로 그 유명한 호텔신라의 ‘쉬리언덕’입니다. 1999년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했던 곳입니다. 중문의 백사장과 태평양이 시원히 내려다보이는 15~20미터 높이의 주상절리의 절벽은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쉽게 무너져 내릴 곳이 아닙니다. 만약 자연적으로 무너져 내렸다면 그대로 방치하는 게 자연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호텔이 절벽 꼭대기에서 무슨 공사판을 벌이다가 주상절리가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금 서귀포 해안선 70킬로미터는 공사장과 같습니다. 땅값 폭등은 고층 빌딩을 촉진하게 마련입니다.
스카이라인도 파괴하고 현무암 해안절벽도 마구 부수는 파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청와대부터 앞장서서 규제완화를 외쳐댑니다.
자연과 도시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는 규제가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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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 (61.XXX.XXX.209)
옛날의 제주가 아닙니다. 아쉽습니다. 옛모습이 사라지고, 찾을 수 없게 됨을 말입니다. 고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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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22:58:12
0 0
강시훈 (175.XXX.XXX.2)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공항인근만 고도제한을 둘게 아니라 제주도는 전 지역에 고도제한을
두어 5층 이사의 건물을 짓게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무턱대고 규제하자는 것은 아니고
10층이상의 고층빌딩에 대해선 충분히 다각도로 고민하고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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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09:05:46
0 0
방기웅 (61.XXX.XXX.181)
난개발의 그 폐해로 인해 원상복귀의 당위성이 공론화 되면 이러한 난개발이야 다시 복구를 하려면 되지 안겠읍니까 마는 중국은 그 거대한 땅덩어리의 한평도 개인에게 소유를 인정하지도 않는 데 우리가 땅이 도대체 얼마나 넓길래 중국에게 우리 후손들의 땅을 팔아 먹고 있는 지 제주지사를 비롯한 제주 관료들의 행태가 이완용 못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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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00:44:54
0 0
정구선 (121.XXX.XXX.53)
아름다운 제주도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선생님의 걱정 저도 동감입니다. 또 좋은 곳은 중국사람들에게 다 팔려서 이제 제주 사람들은 그들에게 품팔이하는 노동자가 될 것 같습니다. 조금은 서글프고 답답합니다. 그런 발전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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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23:27:41
0 0
인내천 (221.XXX.XXX.163)
정말 오랫만에 자유칼럼에 들렸습니다.
딱히 바빠서가 아니라 너무 정치적이 아니어서 정체성이 모호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이지 않은 예술은 진정한 예술이 아니듯이 정치성이 배제된,계급성이 배제된,시비가 모호한 칼럼은 생명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여유가 주어진다면 제일 살고 싶었던 곳이 제주도였습니다.깨끗하고 조용하고 이국적인 정취가 묻어나는데다 탁 트인 시야가 시원시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세계 유일의 구럼비를 박살내고 강정해군기지가 들어서면서부터입니다.
거기다 육지와 똑같은 고층빌딩이 들어선다니 입맛이 싸악 가십니다~~
한 술 더 떠서 해저터널까지 뚫은다구요?
제발 제주도를 제주도답게 냅두면 안될까요?
이제 남은 것은 숱하게 널려있는 핵발전소 사고시 대피처 용도 뿐인것 같습니다! 어쩌다 평화의 섬 제주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
이제라도 이성을 가진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평화의 섬 제주도를 지켜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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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14:33:52
0 0
박종규 (61.XXX.XXX.209)
미천한 저를 자유칼럼회원으로 받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박종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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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11:09:55
0 0
이용웅 (61.XXX.XXX.209)
서울외곽순환도로(100번 도로) 송파에서 의정부 가던 방향 별내 지나치다 보면 멋없지 지은 KCC 건설 아파트가 수락산,불암산을 막아버렸습니다. 아름다운 산의 조망권을 망가뜨린 것입니다.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조망권을 관리들이 알고 있는지 개탄스럽습니다



제주도 이런 형국이라니 공무원,지도자들의 개념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이용웅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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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10:59:43
0 0
김지영 (211.XXX.XXX.59)
영혼없는 개발. 가슴을 칩니다. 아,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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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10: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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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mond1516 (61.XXX.XXX.209)
영주는 영혼을 잃지 말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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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1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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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남 (112.XXX.XXX.25)
참 공교롭군요.
제가 어제 서귀포에서 그 꼴을 보고 참 해도 너무들 한다 싶었는데
오늘 아침 필자님 칼럼이 저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드는군요.
제주가 왜 세계적인 섬이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가? 하는 근본을 모르는 소치들..
혁신 도시는 꼭 그렇게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야 하는 건지,
진짜 혁신이 무엇인지 알기나 하는 건지...
혁신이란 이름 아래 이권을 가지려는 기업과 이기적인 관료와 정치꾼들이
농간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아! 아침부터 기분이 이상해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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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08: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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