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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령, 쓸데없이 어렵다
고영회 2016년 04월 19일 (화) 00:30:28
   
  <출처 2016.4.14. 법률신문 기사>  

어떤 문제에 부딪혀 법을 읽을 때, 뭘 말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까? 몸으로 느끼다시피 그렇지 않죠?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행 법령에서 차별적·권위적 용어와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 등 개선이 필요한 용어가 3,800여 건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한국법제연구원이 내놨습니다(법률신문 2016.4.14. 보도). 법제연구원은 지난해 8월 말을 기준으로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등 현행 법령 4,512개를 조사하여 개선이 필요한 용어는 모두 3,81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 낱말은 ‘농아자 불구 외청 개임 임검 견책 결궤 소훼 죄적 해금 자복 파기자판’ 따위로 일반인이 알아듣기 어려운 말이 들어 있습니다(표 참조). 법령은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할 일반규범이기 때문에 법의 적용을 받는 국민이 알기 쉽게 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사극을 보면 벽보(방)를 써 붙입니다. 이런 제도를 공표하니 백성은 알아서 행동하여 처벌을 받지 않게 하라는 내용일 것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일반 백성이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글이 있음에도 모든 공문서는 한자로 적었습니다. 일반 백성 가운데에서 한자를 읽을 수 있는 비율은 얼마나 됐을까요? 아마 웬만한 마을에 한두 사람 있을까 말까였을 것 같습니다. 글을 읽을 줄 모르니 대부분은 관청이 뭘 알렸는지 모릅니다. 그 제도의 적용을 받는 일반 백성이 모르게 방을 써 붙이는 것, 어떻게 봅니까? 일반 백성은 제도가 어떻게 돼 있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일이 터지면 사또가 외치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한마디에 삶이 망가집니다. 참 딱한 행정이었습니다. 오늘날 법령이 이런 모습을 띠고 있지 않습니까?
 
법령을 읽어보면 용어가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문장이 여러 개 겹쳐 길고, 주어 목적서 서술어가 뒤엉켜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사람마다 해석이 제각각일 때가 많습니다. 내가 이거라고 읽은 문장이 법정에 가면 ‘잘못 읽은 것이야!’라는 판결을 자주 받습니다. 국민이 법을 믿기 힘들면 안정되게 살기 어렵습니다.
 
법령은 쉽게 분명하게 써야 합니다. 법은 사회생활의 규범을 정한 것입니다. 법이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면 다툼이 생깁니다. 분쟁은 당사자에게 커다란 짐입니다. 법이나 제도가 모호할수록 비용은 비싸지고, 그러면 기업이나 나라의 경쟁력은 떨어집니다. 법은 우리의 국제경쟁력과 연결됩니다. 우리나라는 소송으로 다투는 숫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합니다. 그 원인이 우리 법에 있지 않을까요?
 
또 한 가지는, 법에 적힌 대로 시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변리사법 제8조(소송대리인이 될 자격)에는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로 적어놓고, 현실에서는 특허사건에서 변리사가 대리인으로 나서면 법원이 인정하지 않습니다. 법에 적은 것과 현실이 다른 것이지요. 법을 믿고 따르는 국민에게 뒤통수를 때리는 것입니다.
 
법제처는 전문가 중심의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식 표현, 복잡한 문장 구조의 법령을 국민이 쉽게 이해하도록 개선하는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2006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합니다. 10년이 흘렀지만, 아직 많이 모자란 것 같습니다. 법을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이해한 대로 행동하면 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 이것이 우리 국력의 기초입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건물이 안전합니다. 법을 쉽고 분명하게 적읍시다. 누굴 위해 그렇게도 어렵게 적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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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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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19.XXX.XXX.232)
글꾼도 어려운 법령을 서민들이 이해하겠나요?
회장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좋은 지적인데 개선 기대가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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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9:36:59
0 0
김종근 (119.XXX.XXX.232)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 듯합니다.
많은 노력을 기우리는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 글도 잘 읽었습니다.
원래 조선시대 법은 대명록에서 인용을 많이 했습니다.
외침이 있어야 울림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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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9:35:48
0 0
최석권 (124.XXX.XXX.180)
한자는 한글시대에 맞지 않는 문자입니다.
왜 한자어 단어를 이해 쉬운 한글로 바꾸는 작업을 게을리 하는 것일 까요?
한자는 초스피드 현시대에 죽은 글자 입니다.
고전 연구 원하는 사람이나 학자들만 공부하면 됩니다.
모든 한국 학생들이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의미는 한자 없이 한글이 오히려 쉽게 명쾌하게 빨리 통합니다.
각종 법조문 용어를 보면 우리가 조선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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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22:53:57
0 0
고영회 (119.XXX.XXX.232)
한자를 배웠던 사람이면,
한자의 불합리, 비능률, 비소통을 지적해야 할 터인데,
되려 그들이 한자를 써야한다고 외칩니다.
분명 모순인데. 그들은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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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9:25:40
0 0
최석권 (124.XXX.XXX.180)
일부는 유식한체 똥폼 잡느라 그러는 것이겠지요.
또 다른 일부는 조선을 빨리 망하게 한 양반의식을
아직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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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1 20:35:12
0 0
고영회 (119.XXX.XXX.232)
그러게 말입니다.

목에 힘 들어간 분 공통점:
이 사람들은 말할 때, 노자, 장자, 공자가 어떠고 저쩌고(무슨 소리인지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떠들고, 이어서 무슨 뜻이라고 설명하면서 어린 백성을 가르치려하죠. 노자들이 말했다는 원문 읽어주지 않아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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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3 14:11:12
0 0
만허 (210.XXX.XXX.193)
오른 지적 입니다.
언어(법령,단어 등)는 소통의 방법인데 뜻이 통하지 않거나, 해석이 필요하다거나, 모호하여 다툼의 소지가 있다면 비능율 적이거나 이미 의미를 상실한 것이지요. 하루빨리 개선이 필요 하다는 공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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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10:29:46
0 0
고영회 (119.XXX.XXX.232)
네. 그렇습니다.
공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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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9:23:37
0 0
꼰남 (112.XXX.XXX.25)
모든 게 다 개선되면 변호사들은 머해(?) 묵고 살란 말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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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09:52:44
0 1
고영회 (119.XXX.XXX.232)
우리가 참으면서,
그들이 계속 해묵고 살게해줄까요? 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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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9:23:08
0 0
별선생 (59.XXX.XXX.178)
왜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성인들 조차
구습에 얽매이고,
개혁에 미온적이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지,

어린시절 삶의 가치를 제고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늘로부터 좋은 머리를 타고 났으면서도,
그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회에 공헌할 의식있는 일을 해야 함에도
썩어버린 세태를 아쉽게 생각합니다.

의사가 환자의 생명앞에서 당당히 최선을 다하지 않고
금전적인 이득에만 혈안이 된 사회,

판검사 변호사들이 사회정의 앞에 당당히 서지 않는 사회,

개혁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으로 가는 대한망국입니다.

천문학자 스티븐 호킹이 말씀하시길 "하늘을 보아라 왜 땅만보고 사느냐"라고
질타하면서 삶의 가치를 다른 시각으로 돌릴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천민자본주의는 이제 수명을 다한듯합니다.

한국이 벼락부자가 된 만큼의 정신적 가치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으로 판이 바뀌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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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09:32:40
1 0
고영회 (119.XXX.XXX.232)
인 것이 이고,
아닌 것은 아니고... 이를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합니다.
고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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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9:21:58
1 0
김희정 (59.XXX.XXX.41)
특허사건에서 변리사가 대리인으로 인정되지 않는군요... 몰랐네요~ 그래서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나오는군요. 특허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전문분야로 보이는데, 변리사를 통해 대리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별도로 있나요? 이해관계가 너무 깊게 관여되서 그런가요? 정말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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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07:30:35
0 0
ㅇㅇ (223.XXX.XXX.53)
고등법원격인 특허법원까지는 대리할 수 있는데 대법원에서는 대리할 수 없어요. 고영회 전 변리사회회장님이 대법에서 대리했다가 대법관한테 거절당한걸로 알고있고 이후 헌재에도 위헌을 냈지만거절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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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09:01:02
0 0
고영회 (119.XXX.XXX.232)
변리사법에는 법원 구분 없이 대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데,
-특허법원-대법원 사건에서는 변리사가 대리하고 있고,
-지방법원-고법-대법원 사건(주로 특허침해사건)에서는 법정에 서지 못하게 (법원이) 막고 있습니다. 법원이 위법하죠.
2010년 서울고법에서 대리인으로 인정하지 않기에 헌법소원심판으로 갔더니, 헌법재판소도 게편이더군요.

변리사법 2조와 8조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법원은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곧 인정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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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9:20:21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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