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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비난 (Platanthera mandarinorum Rchb.f
2016년 06월22일 (수) / 박대문
 
 
밤 짧고 낮은 길어지는 하지(夏至) 무렵의 산과 들,
초목의 성장세는 절정에 달하여 이파리, 키, 열매가
하루하루가 다르게 무성하고 쑥쑥 커 올라
여름 산천이 짙게 푸르러 갑니다.

하지만 짧은 밤에 꽃봉오리 맺고
긴 낮에 꽃 피운 채 강한 햇살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 때문인지
봄에 다투어 피어나던 꽃들이 6~7월에는 머뭇거리고
대신에 꽃잎이 육질인 난초과 식물들이 대부분 꽃을 피웁니다.

멀리 신안군의 한 섬에서 산제비난을 만났습니다.
꽃잎 색깔이 연녹색이며 풀숲 더미 속에서 피는 꽃이라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에 십상인 꽃입니다.

가느다란 줄기에 10개 안팎의 작은 꽃이 이삭꽃차례를 이루며
줄줄이 매달려 피어 있는 모습이 볼수록 고왔습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작지만 튼실하고 부드러운 육질의 꽃이
올망졸망 사이좋게 날아갈 듯 피어있습니다.

꽃이 피면 꽃 뒤에 뿔처럼 생긴 거(距)가 있는데
아래로 향하는 거가 마치 제비의 꼬리처럼 처져 있어서
산제비난이라는 고운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산제비난은 곧게 뻗은 가냘픈 줄기에
작고 앙증맞은 제비처럼 날렵한 꽃을 피웁니다.
원래 한여름의 꽃들은 대부분 화려하게 피는데
오밀조밀한 들풀들 사이에서
다른 풀들과 구별이 잘되지 않은
연한 녹색의 꽃을 피웁니다.

산지의 볕이 잘 드는 풀숲이나
그 근처 산지의 편평한 곳에서 자라며,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하지만 드물게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제비난초속(屬) 6종이 우리나라에 분포합니다.

(2016. 6. 7. 신안군 하의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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