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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 사나이
-이즘님의 오봉산 산행을 되새기며
이상대 2007년 11월 15일 (목) 11:31:56
   
  난 코스를 통과하는 모습  
이즘님을 처음 만난 것은 7월 정기산행(남한산성)에서였습니다. 카페 가입 후 처음 참가한 산행이라 모두가 초면이었고,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 생략하고 여러분 중에서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정의사도님과만 통성명을 하고 진행과정을 지켜보기로 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산행참가자는 늘어나고 익히 아는 사이에선 서로 별명을 부르며 정담을 나누는 흐뭇한 광경이 펼쳐지기도 하였습니다. 차차 분위기에 젖어들면서 면면을 살펴보기로 하였는데 한 분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바로 이즘님이었습니다.

인심 좋은 동네 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넉넉한 인상이었는데 가만히 보니 어딘가 이상하였습니다. 걷는 것도 그렇고 사진을 촬영하는 자세도 특이하였습니다. 왜 저럴까? 속으로만 궁금했지 물을 수는 없는 일, 대신 관심 있게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카메라 자체가 좀 특이한 모델이었는데 그분의 촬영 자세는 더욱 이상했습니다.

그분은 그런 카메라가 아니면 촬영이 어렵고 또 자신의 촬영 자세도 더 이상은 바르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들과는 달리보일 수밖에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산행 때마다 변함없이 부지런히 참가하고 촬영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그분의 노력에 내심 감탄했습니다. 그분의 적극적인 삶의 한 단면을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분은 장애의 개선은 불가능하고 더 심하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지간한 산을 큰 무리 없이 다 소화하였다고 할까, 몇 차례의 남한산성, 수리산. 청계산 산행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춘천 근교의 오봉산을 오르면서 일어났습니다.

미리 답사산행을 한 극소수를 제외하곤 산세를 알 수 없으니 여느 산행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그런데 1~4봉을 지나고 5봉에서 이즘님으로서는 조력 없이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능력 있는 서너 분의 도움으로 무난히 봉우리에 올라 안도하였으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청평사 쪽으로 향하는 하산길이 더욱 문제였습니다.

칼날 같은 바위능선을 어렵게, 힘들게 지나면서 휴~하고 한숨 돌리기가 무섭게 얼마 가지 않아 또 다시 나타나고… 이러기를 수없이 되풀이하다 힘들게 하산은 했지만 그간의 어려움이란 가까이서 보지 않은 사람은 실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렵게 바위를 타는 이즘님은 물론 도와주는 분들이나 지켜보는 모든 이의 입술이 다 마를 지경이었으니까요. 그 바람에 마음이 약한 여성들은 미리 겁을 먹기도 하여 괜히 어려움을 자초하기도 하였습니다.

   
  난 코스 통화 후 환호하는 모습  
무사히 하산을 끝냈을 때 조용하던 산은 박수소리로 요란하였습니다. 어렵게 하산한 이즘님은 물론 무사 하산을 도운 여러분들을 치하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 것입니다. 정말 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때 누군가가 소리쳤습니다. “0급 장애인입니다. 우리 모두의 기쁨입니다. 다시 한 번 격려의 박수를 보냅시다.” 와! 하는 힘찬 함성과 함께 더 요란한 박수소리가 온 산야에 힘차게 울려 퍼졌습니다.

워낙 어려운 산행이었는지 이즘님의 표정이 밝은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은 뒤풀이장에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드디어 그 특유의 여유로운 자세로, 힘든 산행을 마감하는 흥겨운 뒤풀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것입니다. 나도 덩달아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 글쓴이 이상대님은 경북 영주태생으로 육군장교 출신의 농업인입니다. 1989년부터 15년간 전북 무주의 산간오지에서 혼자 염소, 닭 등 가축을 방목 사육하다가 개인사정으로 정리하고 뒤늦게 컴퓨터를 배워 포토샵과 연관하여 디카의 유용성을 알게 되어 이 공부를 재미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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