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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대초원에 불어닥친 경제 한파
신현덕 2016년 08월 26일 (금) 02:30:27

몽골인은 그 나라 최대 축제인 나담이 지나고 나서는 하루하루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냅니다. 나담은 3일간 계속 쉬며, 전 국민이 축제에 참여합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듯 이 기간 방방곡곡에서 남성 삼종경기라 불리는 말타기, 활쏘기, 씨름 경기가 열립니다.(나담은 ‘나다흐’라는 우리말로 ‘놀다’라는 동사에서 온 명사입니다.)
 
남성은 직접 참가하고, 여성은 관람하는 것이 전통이었으나 남녀의 기계적 평등을 강조하던 공산시절 이후부터는 여성도 활쏘기 등 경기에 참가하여 전 국민이 축제를 즐깁니다.
 
이 무렵에는 몽골로 향하는 모든 교통편의 자리 잡기가 어렵고, 예약 없이는 숙박시설의 방을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고, 그들이 지불하는 달러가 엄청납니다. 덩달아 암달러상들도 한몫을 챙깁니다. 몽골에서는 이때부터 두 달가량 물산이 가장 풍요로운 시기가 됩니다. 덕택에 도시에사는 몽골인도 팍팍하던 살림살이가 윤택해집니다.
 
지방의 유목민 인심도 풍부해, 일면식도 없는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전통 발효음식인 아이락(일본인들이 마유주라고 잘못 번역했지요)을 권합니다. 길가다 들러 가는 과객에게는 젖을 이용해 만들어 말린 베츨락, 아롤이라고 부르는 몽골의 독특한 유제품을 싸주며 여행을 무사하게 마치라고 기원합니다. 칭기즈칸 통치시절에는 지나던 손의 잠자리 요청을 묵살하거나, 먹을 것을 원할 때 나눠주지 않으면 법으로 제재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뭉흐 텡그린(영원한 푸른 하늘)이 펼쳐진 끝없는 초원에서 말을 타고 누비는 젊은이들을 보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또 인심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여행기간 내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우리가 보기엔 빈약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각종 유제품과 기름에 튀긴 몽골 전통음식을 차린 식탁에 둘러앉으면 모두가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원나라를 세워 세상을 제패했던 그들의 기상과 밑바닥에 깔린 넉넉한 성품의 편린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담 축제 이후의 하루는 겨울 일주일에 해당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름 두어 달 사이에 기나긴 겨우살이를 준비해야만 하기 때문이지요. 어른들은 ‘나담 이후 가을’이라는 말로 젊은이들에게 각종 식량생산을 독려합니다. 가축들을 풀 뜯겨 본격적으로 살찌우고, 새끼를 돌봅니다. 유목민의 가장 소중한 재산인 다섯 가지 가축, 즉 소 말 양 낙타 염소의 젖을 하루도 쉬지 않고, 많을 때는 하루에도 네다섯 번씩 짜서 각종 저장 방법으로 보관합니다.
 
올해는 그러나 몽골의 경제사정이 몹시 나빠져 넉넉한 인심을 만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국제경제,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을 크게 받는 몽골이 두 나라의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고전을 하고 있습니다. 몽골 경제를 지탱해주던 금과 구리 그리고 석탄의 가격하락과 수출 길도 막혀 장래는 더욱 암담합니다. 몽골 지하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하던 중국에서 수요가 줄어들자 가격체계도 무너졌습니다.
 
2011년 몽골은 세계적인 지하자원 가격 인상에 힘입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에 고급 아파트가 높이 솟았고, 자동차 대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 상품만을 파는 슈퍼마켓이 들어섰고, 고급호텔엔 손님이 넘쳤습니다. 다음해 몽골 경제는 18%의 경이적인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번 달에만 몽골 화폐인 투그릭은 7.8%나 급락했습니다. 또 230억 달러에 달하는 외채의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2011년부터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한 외국인의 몽골 투자액이 85%에 이릅니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법을 개정,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면서 외국 기업이 대량으로 철수한 결과입니다.
 
올해 초 실시된 선거에서 오랫동안 집권한 몽골 민주당 대신 인민혁명당이 집권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몽골 정부와 국민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결국 몽골 정부는 공무원과 군인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몽골은 지불유예를 선언하거나, 긴급구조자금을 받아야할 처지가 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이 몽골에 갔으니 결과가 어떻게 될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경험했던 외환부족 상황이기에 몽골 국가나 국민 개개인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고통이 몇 년이나 지속될지, 잘 극복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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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36.XXX.XXX.209)
저는 몽고 민주당이 인민혁명당으로 바뀐 사연, 그 이유가 궁금하군요. 전 집권측이 잘못했다는 뜻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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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9 08:35:57
0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인민혁명당은 공산당의 후신이며, 민주당은 민주화 이후에 집권한 당입니다.
몽골은 2원 집정제라 우리와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방과 외교는 대통령이, 경제와 내치는 총리가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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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9 10:10:32
0 0
김종우 (121.XXX.XXX.50)
저런! 마음 아픈 이야기네요. 남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우리도 당한 이야기, 그들도 모두 힘 모두어 잘 극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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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6:56:33
0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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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9 09:55:54
0 0
장용구 (211.XXX.XXX.187)
몽골의 얘기를 들으니 IMF시절의 우리가 떠올라 안스럽군요. 당시 우리는 304억불의 외채에 시달렸었지만 100억불에 상당하는 금모으기를 해 낼만큼 국민의 저력으로 2년여 만에 극복을 해 냈었지요. 지금도 그런 사태가 오면 지금의 분열된 국민의 마음이 이를 극복해 낼 수 있을른지는 미지수 입니다만.....부디 우리도 미리 준비하지 않고 안이하게 대처하면 글로벌한 세상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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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4:04:41
0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세상은 광속으로 변하고 있는데 대처가 미흡한 감입니다.
과문한 탓인지 우리가 외환 위기를 겪을 때 골드 바를 내놓은 사람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대우와 LG가 수입하여 판 골드 바 주인의 명단이 다 있었다는데.
그들은 국가의 위기와 관계 없이 자기들만 잘 살면 되는 파렴치한 1등들이지요.
지금도 큰 소리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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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9 09:55:11
0 0
꼰남 (220.XXX.XXX.208)
위기란 누구에나 있기 마련이고 상황이란 언제나 바뀌기 마련이니까
징기스칸의 후애답게 이번 난국을 잘 타개하고 극복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으니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겠지요.
더우기 그들이 '솔롱고스(무지개의 나라?)'라 부르는 우리 나라의 전례도 있으니까요.
근데 마유주는 말의 젖으로 만드는 술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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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0:03:04
0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마유주는 술이란 개념인데 그들에겐 술이 아니라 음식입니다.
예를 들면 부상당한 환자가 맥주(알콜 4도)를 마시면 안된다고 가르치지만 아이락은 가능하면 많이 마시라고권합니다.
칭기즈칸도 화살에 맞아 사경을 헤맬 때 아이락을 마시게 했지요.
음식이지만 알콜 함량이 우리 막걸리(알콜 7~8도) 정도 되지요
일본인들이 그걸 주(酒)라고 번역했는데 일본을 통해 몽골에 갔던 한국인들이 그걸 비판 없이 받아 쓰기 시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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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0:33:19
1 0
ehlsehf (59.XXX.XXX.6)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IMF가 찾아가고...
우리가 겪었던 그 힘든기간을 보는 것 같네요. 몽골이 잘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당시, IMF의 유도로 신자유주의정책을 급격히 도입하여
외국자본을 끌어오는 등 나름 일시적 효과는 있었지만,
그 후유증으로 비정규직, 빈부양극화 등의 고통을 겪고 있지요.
몽골은 우리와 달리
건강한 경제회복이 있기를...
몽골이 이제는 황사의 발원지가 아니라
희망의 시작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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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09:09:43
1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경제가 되살아나 넉넉한 초원이 되길 기원합니다. 나무 심고 초원 가꿔서 황사도 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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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0:35:05
0 0
별별천문대 (121.XXX.XXX.204)
글 잘읽었습니다. 정돈된 정보 감사합니다.

몽골, 한국이 껴안아야 할 나라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있고, 인구 300만의 작은 나라지만, 한국통일의 밑받침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과의 관계를 돈독히하여 기반산업을 지원하고, 소규모 공장을 지어서 몽골도 살고, 한국의 기반도 다지면 좋겠습니다.

한몽이 가가워지면 중국과 러시아가 견제를 하겠지만, 그 망을 뚫고 가는 길은 민간교류의 확대입니다. 민간교류의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아직 깨우치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가 나서서 활성화합시다.

몽골에 북한이탈 주민을 위한 정거장을 마련하고, 공장을 활성화하여 한국입국자의 중간지대를 형성하여 북한 이탈을 용이하게 하여야 합니다.

그길이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의 강대국사이에서 생존할수 있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통로입니다. 몽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것은, 우리의 발전경험을 공유할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지난 몇해전에 울란바토르에 있는 국립 몽골대학교 대학원생 12명을 초청하여 6일간 체재비 식음료 교통비 등을 전액부담하는 캠프를 실행해 보았는데, 그들이 세련되고, 팻션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들을 붙잡고 더불어 나아가야 합니다. 또다시 몽골교류가 필요하신분을 위해 무상 프로그램을 제공할수 있으니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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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08:13:56
2 0
신현덕 (203.XXX.XXX.11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리고 참 좋은 일을 하시네요
기회가 되면 작은 힘이나마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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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0:36:13
1 0
별별천문대 (59.XXX.XXX.178)
감사합니다. 거시적으로 몽골은 꼭 함께 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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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10:07:48
0 0
전해주 (110.XXX.XXX.199)
저희들은 오는 10월에 울란바토르에 가서 그림 전시회도 열고 관광도 하고 몽골에서 여러 그림 소재를 찾아올 계획을 하고 있어서 몽골에 관심이 갑니다. 경제가 어렵다니 각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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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10:53:20
0 0
자작나무 (221.XXX.XXX.19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니
그나마 다행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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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08:13:21
1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그들이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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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0:36:58
1 0
한 팡세 (118.XXX.XXX.250)
역사는 수례바퀴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몽고제국이라는 말은 역사에 묻혀 버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땅속에 묻혀 있는 징기스칸은 알고 있을까요. 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징기스칸의 후예들이, 칸의 정신을 십분의 일만 이어 받아도 오늘날의 몽고 모습이 아니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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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07: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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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경계하는 민족이니 그들도 언젠가는 영광의 부활을 맞이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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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0: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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