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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 주권을 수호하고 있는가?
신현덕 2016년 09월 28일 (수) 06:20:14

이달 초순 국회에 법안 두 건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제출되었습니다. 새누리당의 이철우 의원이 김진태, 이종명, 윤종필, 정갑윤, 이완영, 이철규, 경대수, 김광림, 정진석, 권성동 의원의 서명을 받아 두 법안 모두를 대표로 발의했습니다.
 
각각 의안번호 제 2163호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제 2164호 ‘군형법 일부개정안’입니다. 이 의원은 형법일부개정안 제안서에서 “현행법은 간첩죄의 처벌 대상을 적국을 위한 행위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적국이 아닌 외국이나 외국인의 단체를 위하여 국가 기밀을 탐지·수집하거나 적국이 아닌 외국이나 외국인의 단체에 군사상의 기밀을 누설하는 행위는 이 법에 따른 간첩죄로 처벌하기가 곤란함”이라고 이유를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현재 우리나라와 교전 중인 국가(적국)가 없으며, 이에 따라 외국을 위해서 스파이 행위를 해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은 2013년 5월 일본의 정보요원이 국내에서 대북 관련 첩보와 군사 관련 정보 등을 수집하는 등 불법 스파이 활동을 하다가 적발되었으나 처벌하지 못하고, 추방했습니다. 우리 국내법에 외국을 위한 간첩을 처벌할 조항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에 앞서 일본 육상자위대가 비밀정보부대인 ‘육상막료감부운용지원·정보부별반(陸上幕僚監部運用支援ㆍ情報部別班)’의 거점을 우리나라에 설치,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위대는 자위(自衛)가 아니라 비겁하게도 우리나라 주권을 침해한 것이지요.
 
일본 정부는 이와 별도로 내각 조사실 소속의 정보요원을 우리나라에 주재시켜 비밀리에 정보수집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 검찰은 2007년 한 기업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주한중국 전 대사였던 리빈과 관계된 수상한 영어 문건을 발견했습니다. 이 문건에는 리빈이 중국으로 귀국한 이후 그의 관리를 (이미 수립된) 계획대로 하며, 그의 코드 네임을 확정하라는 문구가 들어 있습니다. 우리 검찰은 이 문서를 발견했으나 (수사를 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실제 수사기록이 없습니다.
 
형법 제 98조 개정안이 이번에 처음 발의된 것은 아닙니다. 2011년 7월 18일 당시 민주당 소속 송민순 전 국회의원이 같은 당 소속이었던 김상희, 김재균, 김재윤, 신낙균, 양승조, 유선호, 이용섭, 이종걸, 장세환, 전혜숙, 주승용 의원의 대표로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개정안은 법사위는 물론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아 논의도 못 해본 채 임기가 만료되어 자동으로 폐기되었습니다.
 
이철우 의원과 송민순 전 의원이 발의한 두 법안의 차이점은 별로 없습니다. 송 전 의원은 단순하게 적국을 ‘외국 또는 외국인 단체’로 개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의원은 적국을 위한 간첩은 현행대로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라고 했습니다. 다만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를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자는 징역형의 경우 5년으로 형량을 낮췄고, 간첩죄의 종류를 좀 더 세분했습니다.
 
우리가 외국 스파이를 처벌할 수 없게 된 것은 오래전 박정희 전 대통령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할슈타인 원칙을 포기하고 모든 국가에 우리나라 문호를 개방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회에 법안 개정을 요청하지 않았고, 국회도 법적인 뒷받침을 하지 않았습니다.
 
기회는 또 있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북방외교를 선언했을 때도 국회는 정부의 선언에 찬성만 했을 뿐, 새 법안을 만들거나 개정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국회의원들이 주권국가로서 전시작전권을 돌려받아야 한다면서도, 헌법 제1조 제1항을 들어 민주공화국 운운하면서도, 숱하게 건국절을 거론하면서도 제2항의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신성한 주권을 좀 먹는 법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1973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지켜야 하는 데 꼭 필요한 법조항을 마련하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셈입니다.
 
국회도 국민들이 여의도를 향해 퍼붓는 저주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유야 단순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엄청난 특권을 누리면서도 정작 해야 할 일을 방기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주권 국가라면 외국 스파이 처벌법 제정을 미룰 수 없습니다. 이 정부 저 정부, 이 당(黨) 저 당, 네 편 내 편, 의원 친소 등 탓만 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주권을 지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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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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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구 (211.XXX.XXX.187)
지당한 지적이십니다. 국회는 정쟁만 하지말고 주권을 지키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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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0:08:30
0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영토도 주권도 정보도 다 지켜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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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4:26:26
0 0
꼰남 (220.XXX.XXX.208)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정말 칭찬 받을만한 일을 하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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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09:34:19
0 0
신현덕 (203.XXX.XXX.113)
혹시 국회에 계세요?
그건 당연히 해야할 그들의 의무라고 하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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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4:25:19
0 0
ehlsehf (113.XXX.XXX.197)
국회와 청와대에 미국간첩, 중국간첩, 일본간첩이 얼마나 숨어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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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09:30:21
0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좀 더 성숙한 국가가 되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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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4:29:05
0 0
자작나무 (221.XXX.XXX.190)
국회 바로보기, 바로서기 운동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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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07:47:22
2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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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4:29:58
0 0
한 팡세 (118.XXX.XXX.250)
국회의원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질이 없는 정치인을 국회로 보낸 국민성이 문제라고 봅니다. 그들의 게으름과 오만이 국가 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것을 매번 느끼면서도 반성하지 않는 국민성이 변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국권은 날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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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07:28:14
0 0
신현덕 (203.XXX.XXX.113)
감사합니다.
말씀이 일리가 있겠네요.
하지만 도둑 맞은 사람에게 가서 네가 잘못이지 훔쳐간 놈이야 그럴수 있는 것 아냐? 하는 것과 크게 다른 가요?
믿고 맡겼는데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을 다음에는 꼭 걸려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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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5:01:33
0 0
큰구름 (1.XXX.XXX.254)
저도 한 팡세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국회나 정치나 대통령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의 거울입니다.
국회의원 욕할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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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09:14:56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