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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
신아연 2016년 10월 06일 (목) 01:49:04

지난달 19일에 제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15일 추석에 차례 지낸 뒷정리를 하시다 그만 넘어져서 고관절이 골절됐고, 연휴가 끝나자마자 수술을 받으셨지만 그 길로 깨어나지 못하셨습니다. 병원측의 과실이 컸던 것 같습니다. 84세 고령이었지만 웃으며 수술실로 들어가신 분이 두어 시간 후 중환자실을 거쳐 다시 두 시간 정도 지나 영안실로 가버리신 겁니다. 모두 19일 하루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어느 정도 준비되고 예고되는 죽음에 비해 어머니의 그것은 너무 급작스러워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다가 어느 순간 면을 뒤집는다는 것을 실감했을 뿐입니다. 솔직히는 황망하기만 하다가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삶에 대한 의욕은 잠시 접어두고 저는 줄곧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와 아무 상관없는 행인을 보면서도 저 사람 집에는 최근에 누가 죽었을까, 저기 저 사람은 지금의 나처럼 ‘죽음보다 깊은 절망’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까, 돌아가신 어머니는 지금 어디에 계시는 걸까, 어딘가에 계시긴 계시는 걸까 하는 상념으로 하루를 맞고 하루를 보냅니다.
 
저는 죽음에 관한 이론서를 하도 많이 읽어서 머리로는 마치 ‘죽음도사’가 된 듯하고 죽음에 대해 다 알아버린 것 같고, 그래서 죽을 때 무섭기는커녕 되레 호기심이 일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머리의 일 일뿐이겠지만요.
 
책뿐만이 아닙니다. 습관적으로 죽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니, 지인이 저에게 이런 조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무조건 앞만 볼 게 아니라 이따금 뒷거울도 보고 양편 거울도 봐야 사고 위험이 낮듯이, 삶도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을 자동차 운전 시 전방 주시라 할 때, 후방과 좌우를 살피는 것은 이따금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앞, 뒤, 좌우를 모두 살피는 것이 운전의 기본이듯이 삶과 죽음을 함께 아우르는 자세가 올바른 태도이다. 하지만 앞보다 뒤를 더 자주 본다거나 계속 양 옆을 힐금거린다면 주행 자체에 방해를 받아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진다. 죽음을 너무 자주 생각하다가는 삶이 망가진다는 의미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전방, 즉 삶에 치중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은 때가 때이니만큼 다시금 ‘뒷거울’에 눈길을 더 자주 주고 있습니다. 죽음을 소 되새김질 하듯 사유하고 반추하다 보니 살아있는 한 죽음에 대해서는 결코 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경험적으로 알 수 없는 일은 두렵거나 아니면 신비롭습니다.
 
죽음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닙니다. 죽음에 대한 담론이나 이론들로  완전 무장을 하고 있는 것 같아도 막상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내게 되면 마치 화폐개혁 후의 구권(舊券)처럼 지식은 아무 소용이 없고,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일이 아닌 것을 이 세상의 방식으로 대처하려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것,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도 죽음 그 자체에 대한 내용이 아닌, 남은 자, 즉 산 자의 몫일 뿐입니다. 잘 사는 길만이 잘 죽는 길이라는 다독임도 역시 삶을 강조하기 위함이지 죽음 편의 말은 아닙니다. 죽음에 관한 진정한 이야기는 죽은 자의 몫이며 그 이야기는 산 자에게 들려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어머니 돌아가신 후 죽음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런저런 책을 뒤적이거나, 주변 사람을 붙잡고 죽음을 대화 삼고 싶어 합니다. 그중에 2300년 전 장자가 한 말이 가장 위로가 됩니다. 죽음이 난무하던 전국시대, ‘어느 날 장자가 초나라로 가는 길에 바싹 말라 굴러다니는 해골을 보았다.’로 시작되는 이야기 말입니다. 해골은 지금 모든 속박과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면서 세상으로 다시 오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야기 속의 해골처럼  제 어머니 역시 할 수 있다 해도 안 돌아오고 싶다고 하실 것 같습니다.  살아 고생은 그것으로 충분했으니까요.
 
전쟁이 잦은 때에 해골이 길가에 나뒹구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장자가 해골을 두드리며 말을 걸었다. “그대는 삶의 욕망을 지나치게 추구하다가 도리를 잃어 이렇게 되었는가, 아니면 나라가 멸망해서 죽었거나 형벌에 처하여져 이렇게 된 것인가. 또는 좋지 못한 짓을 저지르고 부모나 처자 볼 면목이 없어 목숨을 끊었는가. 추위와 배고픔에 떨다 이렇게 되고 말았는가. 아니면 수명이 다하여 죽은 것인가.”
그리고는 해골을 베개 삼아 잠이 들었는데 해골이 꿈에 나타나 말했다. “그대는 변사처럼 말도 잘 한다. 그런데 그 말은 모두 산 사람의 걱정거리일 뿐, 죽음의 세계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군주도 없고, 신하도 없다. 시간의 한계도 없다. 그저 하늘과 땅을 무대로 영원의 시간을 산다. 장구한 시간을 봄, 가을로 삼으니 제왕의 즐거움도 죽은 자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다.”
장자는 믿을 수 없어 다시 물었다. “만약 생명을 관장하는 신에게 부탁해서 다시 한 번 그대에게 살과 피를 주어 당신이 살던 고향집으로 돌려보내 준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해골은 펄쩍 뛰며 대꾸했다. “내 어찌 이 지고(至高)의 행복을 버리고 산 사람의 괴로움을 다시 겪겠는가.”  - 박희채 <장자의 생명적 사유>에서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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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83.XXX.XXX.220)
오랫동안 자유칼럼 외면했다가 모처럼 두드렸습니다
얼핏 페북에서 자당님 부음에 대한 소식은 본 듯 합니다
암튼 문상하며 위로드리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아버님께서 의인의 길을 걸으시다 모진 고초를 겪으셨기에 자당님의 심신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을텐데 불의에 돌아가셔서 황망 그 자체였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힘들었던 이승을 떠나서 아무런 고통도 없는 평화로운 하늘나라에서 위로받고 계실 것이기에 애석함 떨쳐버리시고 위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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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22: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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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기 (61.XXX.XXX.210)
죽기 전에 어떻게 우리사회에서 다루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지요. 그래서 가완디의 being mortal을 추천하고 관심이 있으시면 e-mail로 회신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skshin@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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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08: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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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순 (116.XXX.XXX.10)
신 선생님, 마음고생이 많으시죠?
염려가 되어 의견 올립니다.모든 문제는 나의 입장에서 보고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마음을 잘 어루만져서 상처를 싸매어 아물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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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0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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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211.XXX.XXX.82)
위로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제가 애도하는 방식이 글을 쓰는 것이라, 그것을 읽는 분들께 마음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제 슬픔과 아픔을 전가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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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08: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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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독자 (211.XXX.XXX.82)
글을 읽고 아무말이라도 드리고 싶어 몇자 적어봅니다, 물론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만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요.

얼마나 슬픔이 크실지 또 그 황망한 마음을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오래전에 친정어머니께서 세상을 뜨셨는데, 그날밤부터 오랫동안,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친정어머니별을 찾아보는게 늘상의 일과가 된적이 있었습니다. 엄마별이 어디 있습니까, 별은 그냥 별이지요.
그때는 정말 아이들이 산타클로스를 믿는것같이, 제나이가 오십대 중반이었는데 엄마별을 간절하게
찾았어요. 이성은 내안에서 사라지고 감성만이 꽉 차오르더군요.

제경험을 견주어 보며 신아연씨의 슬픔을 헤아려 봅니다, 대단히 미안합니다.

남편이 암 투병중이라서, 요즘 부쩍 저도 죽음에대한 생각을 많이 하며 지내는데 이번에 쓰신 글은
자꾸 곱씹어가며 읽게 되네요, 이번 글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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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22: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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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태식 (123.XXX.XXX.38)
신 선생님, 모친상에 삼가 조의를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머님을 여읜 마음 얼마니 허전하시겠습니까. 하룻동안에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버리신 어머님을 지켜본 그 어이없음과 황망한 마음이 그대로 우리에게도 전해져 와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기는 하나 뒷마무리 잘하시고 마음을 추스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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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10:53:21
0 0
신아연 (211.XXX.XXX.82)
딱 제 마음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이건 아니지, 엄마 하고 따지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렇게 가시는 건 아니지, 엄마가 너무 하신거지 하고 말입니다.

어이없다는 말씀이 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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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21: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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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121.XXX.XXX.50)
맞습니다. 모르면 두려움 또는 호기심, 둘 중 하나입니다.
인생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죽음이요, 가장 알고 싶은 것도 죽음 아닙니까? 그러나 여기서 산 자들이 떠드는 죽음은 죽은 자들이 들으면 허황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입만 살았다고 하겠지요.

그런데 인간이니 죽음도 생각해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보다 겸손해지도록 유도해주기도 하고요. 천년만년 으스대는 꼴을 어찌 보고 살라고요? 기껏해야 한 세기다, 이겁니다.

참 어머님 상에 불러주시기라도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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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9: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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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211.XXX.XXX.82)
죽었다 다시 돌아온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 도대체 그 세계는 어떻게 생겼는지, 있기는 있는건지 인간적으로 무지무지 궁금하답니다. 더구나 어머니가 훌쩍 가 버리신 그 죽음의 세계를 난들 못 갈쏘냐 하는 마음이 들어 오히려 담담합니다.

많은 분들이 문상을 오셨드랬습니다.


폐 끼치게 될 것 같아서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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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22:02:46
0 0
최석권 (58.XXX.XXX.64)
아이고, 한 달도 안되셨네요.
정신적으로 억울해서 슬픔을 가누질 못하시겠네요.
저도 늦었지만 선생님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아버지 돌아 가시고 1년은 눈물로 지새웠습니다.
선생님도 1년은 슬픔 각오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병원의 의학이 발달했다고는 하나
사람(의사)이 발달하지 않으면
의학 발달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크고 작은 의료사고는 그러려니 생각해야합니다.
사명감없는 의사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병원가서 큰 병 고친 분들 보면
로또 당첨됐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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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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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211.XXX.XXX.82)
이제 한 보름 남짓 지났습니다. 아득한 일인 것도 같고 엊그제 일인 것도 같고 도무지 혼란스럽습니다.

그냥 어딘가에 계신 것 같기도 하구요. 좀 뒤죽박죽이지요.

의사들도 모두 최선을 다했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어쩌겠습니까. 그것을 두고 운명이라고 하는가 싶었습니다.

1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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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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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119.XXX.XXX.179)
- 애독자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어려운 세파를 헤쳐오셨던 것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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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6 21: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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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9.XXX.XXX.188)
감사합니다. 그 시절 어머니들과는 또다른 고생을 하셨드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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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1: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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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형 (119.XXX.XXX.188)
우선, 신 선생님께 마음으로 어머니 잃은 슬픔을 위로해드리고 싶네요.

저도 여름에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신 선생님의 글에 공감을 하면서도,

저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해서 가슴이 먹먹하고 아릴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의 일에 너무나 마음이 가있어서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에 정성을 다하지 못해 더더욱 죄송하고...황망하고 그렇네요.



바삐 살며 아닌척 했지만,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계속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음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톨릭신앙을 가지고 있으니

기도하며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참 슬픕니다.

지금 어디에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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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6 15: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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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 (210.XXX.XXX.220)
모친을 보내신 신 작가님께 삼가 위로의 뜻의 전합니다.
작가님이 인용하신 장자의 말에서 처럼, 소천하신 어머님께서는 신의 뜻이 충만한 우주의 평화 속에서 영생하실 줄로 믿습니다.
부디 힘내시고 작가님의 의미 깊은 생각을 글로써 계속 전해 주시길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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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6 11: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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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9.XXX.XXX.188)
고맙습니다.

한 번은 보내드려야 할 길이었지만 그것이 언제일지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어디로 가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몸을 가진 존재의 고통을 면하신 건 확실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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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1: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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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팡세 (118.XXX.XXX.250)
프로이트의 '낮설은 두려움' 이 생각나는군요. 30대 중반에 어머니를 보내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지하철을 타는데 노숙자풍의 노인이 제 앞으로 오더군요. 제가 막 자리를 양보하려는데(솔직히 냄새가 나서) 옆 승객이 먼저 양보를 했습니다. 원치 않게 동승해서 가는데 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났습니다. 갑자기 어머니 얼굴이 떠 올라서 노파를 바라봤습니다. 이 분이 내 어머니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그 후로도 한 동안 어머니의 주검을 인정하지 못해서 혼란스러운 세월을 보냈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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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6 09: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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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9.XXX.XXX.188)
일찍 어머니가 돌아가셨나 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어머니 돌아가심은 몇 십 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고... 저는 어머니가 생명의 근원- 육의 생명을 주신 존재 너머- 이기 때문에 그럴거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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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1: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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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식 (119.XXX.XXX.188)
건강하시지요?

이제 원기를 찾으시고, 모든 걸 추억 가운데 자리잡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일인가 봅니다,

잊혀질만하면 록새록 숨결이 느껴지는 것이 아마도 뱃속에 10개월하고 이후 젖가슴으로 품어주시고, 당신이 힘들고, 어려워도 내색하지 않고 그저 사랑으로 키워주신 은혜가 큼이 아닌가 생각하여 봅니다.

둘째 너 만은 절대 실패가 없었을 줄 알았는데, 사업이 실패하고 실의에 잠겨 있을 대, 남모르는 눈물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일어서 대궐같은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집을 마련했을 때, 기뻐하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우리 작가님도 아마 자식들에게는 그저 따사한 엄마로 기억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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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6 09: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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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남 (220.XXX.XXX.208)
늦게나마 필자님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생노병사는 인간의 통과의례가 맞을 겁니다.
어머니와 딸, 생과 사.
필자는 둘 다 문제와 정답을 알고 계신 것 같군요.
장자의 비유를 보니
죽음이 꼭 슬퍼할 것만은 아닌 것 같고요.
아무리 잘 해도 '효'는 완성될 수 없는 것이니
못다한 효도도 완전 유죄는 아니겠지요.
새 습관에 더 새로운 습관이 덧씌워지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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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6 09: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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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9.XXX.XXX.188)
정확한 말씀입니다.

생노병사의 통과, 그것이 삶이자 시작이자 끝이지요.

저는 효에 대해서는 솔직히 큰 아쉬움이 없습니다. 제가 특별히 효녀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식의 '도리'는 어차피 불효하는 데 있으니까요.^^

다만 삶이 얼마나 한 순간의 일인지, 의미없는 고생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빠져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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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1: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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