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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아이들도 제대로 안 키우면서
정숭호 2016년 10월 07일 (금) 01:51:21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 오래됐어요. 2750년쯤에는 인구가 한 명도 없어 대한민국의 대가 끊기게 된다는 외국 사람들의 걱정까지 듣게 됐네요. 태어날 예정인 아이들이 삼신할머니 앞에서 ‘죽어도 대한민국에서는 태어나지 않겠다’고 결의했거나 황새들에게 ‘우리를 죽어도 대한민국에는 데려다 놓지 말라’고 사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동살해, 아동학대가 너무나 자주 벌어지고 있어서 생긴 생각-망상이에요.
 
한번 꼽아보겠어요. 바로 엊그제엔 경기 포천의 부부가 입양한 지 3년 된 여섯 살짜리 딸을 살해한 후 시신을 불태우곤 허위 실종 신고까지 했다가 경찰에 붙잡혔지요. 8월 말 대구에서는 세 살 된 입양 딸을 막대기로 때리고 방치해 뇌사상태에 빠뜨린 양부모가 입건됐고요. 지난해 말에는 경기 부천에서 초등생 사체훼손 사건이란 게 있었습니다. 원영이 사건은 계모의 상습학대로 사망한 일곱 살 아이가 야산에 암매장된 사건이고, 2014년 10월에는 양모가 25개월 난 입양 딸을 쇠파이프로 때려 사망시켰지요. 
 
그들이 아이들을 죽이고 시신을 버리거나 감춘 방법은 듣기조차 괴롭습니다. 아나운서나 뉴스해설자들이 그걸 전할 땐 끔찍하고 치가 떨리고요. 아이들을 살해하고 변명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가증스러웠나요. 내일에는 또 어디서 몇 살 아이가 또 살해됐다는 끔찍한 뉴스가 전해져 치를 떨게 할지 ….
 
친부모도 제 아이를 죽여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억지로 데려가는 경우가 많아요. 지난달 대전에서는 채무에 시달린 40대 부부가 두 아이와 함께 동반자살, 충북 음성에서는 30대 주부가 부부싸움 끝에 6개월 된 아이를 죽이고 자살했어요. 그 무렵 대구 부근 하천에서는 올해 열 살 남자 아이가 시신으로 발견됐지요. 그 아이 엄마도 며칠 전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정황상 어머니가 아들을 안고 물에 뛰어든 게 거의 확실하다고 하지요. 이 아이의 누나도 집 벽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요.
 
이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나요. 죄가 있다면 어리석고 삶에 모질지 못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죄밖에 더 있겠어요?
 
부모 때문에만 아이들이 죽지 않아요. 아이들은 잘 돌봐달라고 맡겨놓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밥 잘못 먹어 죽고, 자다가 베개나 이불에 눌려 숨이 막혀 죽으며, 모자란 선생에게 폭행당하고, 통학버스에 치여 죽고 있습니다. 더운 날 찜통 같은 버스 안에 남겨졌던 아이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아이들은 동네에서 놀다가 정신 나간 사람들에 의해 죽고 정신 나간 사람이 풀어놓은 흉견에 물려 죽기도 해요. 놀이공원 놀이기구가 고장 나 공중에서 떨어져 죽고, 수영장에서, 공원에서, 강가에서, 차에 치여, 물에 빠져 죽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어른들의 탐심과 금전만능주의 때문에도 죽어요. 부지기수예요.
 
살해는 면했지만 굶주리고 성폭행 당하고 방치되고, 매 맞고, 내던져지고, 바늘이나 주사기에 찔리고, 왜 맞는지 왜 당하는지도 모르면서 당하는…, 그래서 마음과 몸이 상할 대로 상하고 망가질 대로 망가진 아이들은 또 몇 명이겠어요.
 
아동학대 사례에 빠진 게 있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이 학원 저 학원 뺑뺑이 돌리고, 수학 해라, 영어 해라, 피아노 치고 그림 그려라, 태권도도 하고 검도도 배워라, 논술도 중요하고 선행학습도 중요하다며 밤늦도록 잠 안 재우고 주말에도 못 쉬게 하는 것을 포함하면 아동학대 통계는 기하급수로 늘어납니다. 공부지옥, 수험지옥은 중·고등학생이 되면 더 심해지고 대학생이 되면 취업 걱정, 졸업하면 결혼 걱정, 내 집 마련 걱정에 차례차례로 내던져지지요. 태어나서 정말로 자유로운 시간은 얼마나 될까! 우리 아이들은 다 자랄 때까지 학대에서 놓여나지 못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이런 세상에 굳이 왜 태어나려 하겠으며, 어쩌다 태어난들 똑같은 학대를 겪을 게 뻔한 세상에 2세들을 왜 남기려 하겠어요. 그러니 출산율이 떨어지고, 동네와 마을에서 아이들 웃음소리와 뛰어노는 소리-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는 그 소리가 사라진 거 아니겠어요.
 
‘동물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 환경에서는 스스로 번식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사회학자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에 빗대 “(생존을) 위협받는 환경을 감지하고 출산을 하지 않는 통찰력 있는 청년들에게 푼돈을 주면서 아이를 낳으라고 한들 아이를 낳겠는가?”라며 “태어난 아이들부터 잘 키우자”고 호소한 글을 읽었어요. 공감하고 공감합니다. 태어난 아이들부터 잘 키우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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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 (1.XXX.XXX.194)
한국적인 문화,정서라면서 가슴 뭉클해하는 이야기들 많죠.
부모가 자식 종아리에 피멍이 들도록 때려놓고는 울면서 약을 발라준다거나
그것도 정상적인 인간의 행동이 아닙니다.
이동학대 뉴스 보면서 다들 광분하며 욕하지만 사실은 자기들도 자식을 학대하며 살고 있고, 어릴적에 학대 당하면서 자란 사람들이죠.
1대 때리면 훈육이고 체벌이고, 10대 때리면 학대인가요?
선진국에선 애를 집안에 혼자두는 것도 학대로 간주하고,
심한 말만 해도 학대로 잡혀간다던데
서구 선진국의 법을 한국 가정에 적용하면 한국의 부모들99% 이상 감옥행입니다.
생각 자체가 180도 바뀌지 않는한 한국에서 학대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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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14:02:20
0 0
ㅁㅁㅁ (1.XXX.XXX.194)
과거엔 아동학대가 적었는데 늘어나는 걸까요?
그냥 드러나는 것일뿐.
어릴 적에 무슨 잘못을 해서 혹은 잘못도 안했는데
"개 맞듯이 맞았다." "비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맞았다."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죽도록 맞았다."
기성세대들이 지난 추억이라면서 웃으면서 얘기하는 것들도 사실은 아동학대의 경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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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13:56:42
0 0
신상기 (61.XXX.XXX.210)
지금이 바로 국가교육제도를 개혁할 시기입니다. 육아, 보육, 유치원, 초등, 중등고등학교의 교육시설과 교과내용을 개편하여 미래에 적응할 사람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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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09:05:03
0 0
허찬국 (168.XXX.XXX.32)
동감입니다. 저는 원칙적으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데 아동학대, 살해범에 대해서는 예외로 할 용의가 있습니다. 한국은 아동학대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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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17:00:05
0 0
최석권 (58.XXX.XXX.64)
과거 씨랜드 화재로 유치원생 어린아이들이
콘테이너 막사에 감금되어
애들과 함께 자야할 몰상식한 유치원교사들은
밖에서 콘테이너 문을 잠그고 술판을 벌이는 사이,
어린 아이들은 모두 타 죽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유치원 교사년들은 모두 지금 뭐하고 있을 까요?
시뻘건 불길 속에라도 들어 갔어야 되지 않나요?
지금쯤 애낳고 잘 키우고 있을 까요?
아님 유치원 원장하며 아이들 학대하고 있나요?
궁금합니다.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스가 되어
돈많은 야만인 한국인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한국의 젊은 엄마들은 아기 낳는 것을
이 때부터 대부분 포기하였다고 생각 합니다.
당시 뉴스에 무딘 제가 충격을 받고 밥맛이 없을 정도였으니
세월호 사건 버금가는 핵폭탄급 사건이었습니다.


지금의 유아와 어린이 학대살해사건, 저출산 등은
그 씨랜드 화재 사건 당시와는 달리
사회적 불평등과 간극이 계속 벌어지는 빈부격차에서
기인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개인 부모의 소유가 아닌 인격체로 분리하여
성년이 될 때까지
모두 국가에서 시급히 보호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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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9:06:43
0 0
꼰남 (220.XXX.XXX.208)
피한다고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듯
읽지 않고 싶은 글인데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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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09:24:23
0 0
자작나무 (221.XXX.XXX.190)
출산률마저 경제적 관점- 이른바 노동력-으로
이해하는 한,이런 비극적 사태는 멈추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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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07:52:11
0 0
한 팡세 (118.XXX.XXX.250)
해마다 2만명 정도가 사회복지 시설에 입양이 되고, 그만한 숫자가 시설을 나와 자립을 한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고아원이라는 말을 사용안하죠. 무슨무슨 원, 혹은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시설에 있는 아동 대부분 부모가 있습니다. 그곳에도 원장의 능력에 따라서 시설이 좋은 원생들은 중류가정 정도의 생활을 합니다. 메이커 운동화에 스마트폰은 기본이고, 영어며, 음악, 여행 등 캠프가 너무 많아서 주체를 못합니다. 문학캠프에 40여 명을 입소 시킨 적이 있었는데, 이제 10대들이 삶의 의욕을 포기한 애들 같더라구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생활에 너무 익숙해 있어서 분노가 치밀기까지 하더군요. 대학을 충분히 갈 여건이 되는데도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의 문턱을 두들기는 이유도, 시설 원생들을 돈으로 생각하는 그릇 된 인성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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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07: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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