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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우리 사회를 배신하다
고영회 2016년 10월 10일 (월) 01:04:29

#1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표시한 진단서를 놓고 사회가 시끄럽습니다. 서울대 의대 학생 성명서, 전국 의대 학생 성명서, 그리고 서울대 의대 동문의 목소리가 뒤이었습니다. 이에 구성된 서울대병원 조사위원회도 ‘외인사’라 했고, 대한의사협회도 나섰지만 담당 의사만 ‘병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담당의사에게 진단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다는 것으로 무제한 재량과 권능을 인정해야 합니까? 또, 같은 분야 전문가 대부분이 아니라 할 때, 담당의사의 권능으로 ‘병사’라고 기록했다고 하여 사실로 확정해야 합니까? 더구나 서울대병원은 외상 치료비를 11차례나 건강보험 신청한 사실도 있었더군요. 온 나라의 관심을 끌었기에 이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만, 드러나지 않고 묻힌 것도 제법 있을 것 같습니다.
 
#2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독성 실험연구를 맡은 사람은 독성분야에서 최고 권위자였다고 합니다. 옥시는 그에게 시험 결과의 일부를 일부러 빼도록 요구했고, 그는 요청에 맞게 엉터리로 보고서를 썼습니다. 옥시의 소송대리인은 보고서가 엉터리임을 알면서 그것을 참조하여 변론했습니다. 연구자는 실형을 받았습니다. 소송대리인은 자기 역할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법에 ‘변호사는 기본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했으면서 사실을 왜곡해 가면서 의뢰인이 이기게 변론하는 것, 이게 올바른가요?
 
#3 변리사법 8조(소송대리인인 될 자격)가 ‘변리사는 특허에 관한 사항에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특허침해사건’에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사건(2010헌마740)에서, 2012년 8월에 헌법재판소(당시 이강국 헌법재판소장)는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했습니다. 누가 읽더라도 소송대리권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고, 법원도 저 규정에 따라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에서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을 표시한 판결을 낸 적이 있고, 여러 가처분신청사건에서도 변리사를 대리인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런 판례를 언급하지 않고 모두 무시하고,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위 헌법재판소 결정을 두고, 헌법학자 두 사람이 잘못을 지적하는 논문 두 편을 헌법학회 학술지에 싣기도 했습니다. 다음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올바르게 결정할까요?
 
전문분야의 일은 일반인이 알기 어렵습니다. 일반인이 알기 어렵기에 전문분야입니다. 그런 분야는 전문가가 해결하도록 전문가제도를 운용합니다. 일반인은 그 분야 전문가가 실력과 양심을 바탕으로 진실을 얘기할 것이라 믿습니다. 전문가가 거짓으로 처리하더라도 일반인이 밝히기는 참 어렵습니다.
  
전문가제도는 사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제도입니다. 전문분야의 신뢰도는 우리 사회의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징검다리를 건널 때, 저 징검돌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섣불리 발을 디딜 수 없습니다. 모든 징검돌이 안전한지 일일이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 비용을 요구합니다. 전문가제도는 징검돌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구실을 합니다.
  
앞으로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는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를 믿어도 될까요? 의사의 진단과 치료방법을 믿어도 될까요? 사건에 휘말린 당사자는 학자의 연구보고서나 소견서를 믿어야 할까요? 우리 국민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사심 없이 공정하게 판단했다고 믿어도 될까요?
  
믿었던 도끼가 우리 사회의 발등을 찍는다면, 끔찍합니다. 우리 사회 바탕을 허무는 짓입니다. 의도를 갖고 잘못을 저지르면 안 됩니다. 전문가도 사람인 이상 자기도 모르는 사이 실수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생의 성명서에서 ‘전문가란 오류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류를 범했을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 그렇습니다. 전문가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스스로를 가다듬어야 합니다. 설령 잘못됐다면 잘못을 확인한 순간 바로잡는 것, 전문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가 그렇게 행동할 때 전문가의 신뢰도는 높아집니다. 전문가가 우리 사회에 던진 배신, 전문가가 스스로 해소하여 믿음을 회복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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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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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39.XXX.XXX.70)
지금 우리사회가 썩은 것이 바로 전문가라는 집단의 양심이 썩은 것이 큰 문제입니다.
지들의 이익을 위하여, 지식 및 기술을 변조시키니 문제가 큰 것이지이요.
대한민국이 제대로 서려면, 위로 올라갈 수록 높은 쳥렴도를 유지해야 대한민국 사회가 바로 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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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09:22:49
0 0
인내천 (183.XXX.XXX.220)
칼럼 내용들이 그렇고 그래서 오랫동안 열어보지 않다가 모처럼 두드립니다
먹물들은 믿을 수 없다는게 요즘 확실하게 증명되고 있어 씁쓸합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분들의 곡학아세 말입니다!
역사적으로도 반역자나 매국노들은 한결같이 식자층이었지 문맹인들은 아니었습니다. 알량한 지식을 사회정의를 위해 쓰는게 아니라 개인의 사욕이나 부귀영화를 위해서만 써먹었기에 우리나라가 요모양 요꼴이 된게지요!
교통사고로 인해 죽은 사람의 사인을 과다출혈이나 심폐정지라면 맞나요?
사망에 이르게한 동인이 경찰의 직사 물대로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데 백남기 의인의 사망원이 병사라구요? 부검한다구요?
그럼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사람들의 사인은 익사겠네요?
진짜 요즘 코미디언들 생계 위협에 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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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22:31:10
0 0
고영회 (119.XXX.XXX.232)
네,
지식인 전문가... 부끄럽습니다. 의식을 되찾아야죠.
의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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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1 10:51:57
0 0
유희열 (119.XXX.XXX.232)
고회장님! 안녕하시지요?
전문가의 양심을 믿어야하는데 현실은 돈에 맞추는 전문가들이 판치니 고회장님 말씀같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사례가 다반사 아닌지요?
이글이 따끔한 경종이 되어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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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16:01:50
0 0
고재윤 (119.XXX.XXX.232)
우리나라의 전문가들 특히 법원의 판사 등 법조계의 안으로 굽기 는 정말 폐해가 큼니다.
어떻게 치유가 될 수 있을 까요?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더많은 세월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적하신 사항에 대해서 적극 동의합니다. 고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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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15:58:13
0 0
자작나무 (221.XXX.XXX.190)
직업주의적 전문가의 소명의식 혹은
양심의 실종을 개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닌듯 싶습니다.
직업적 양심의 회복이 절실할 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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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0 12:41:41
2 0
고영회 (119.XXX.XXX.232)
네. 요즘 심각한 느낌입니다.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16-10-11 12:00:00
0 0
꼰남 (110.XXX.XXX.81)
자유칼럼 필진으로 변호사 한 분 더 모시면 어떨까요?
답변달기
2016-10-10 09:54:57
2 1
고영회 (119.XXX.XXX.232)
그건 공동대표들께서 판단하시겠죠?
답변달기
2016-10-11 11:59:12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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