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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장의 진풍경들
방재욱 2016년 11월 10일 (목) 04:51:28

아침 산책을 마치고 나면 대중탕이나 사우나장에 가서 샤워를 하는 것이 일상 중 하나입니다. 어느 날 아침 대중탕의 탈의실에서 옷을 벗어 걸던 중, 옆쪽에서 점잖은 모습에 나이가 지긋한 사람의 행동이 눈에 거슬렸습니다. 옷장에서 색깔이 화사한 옷을 꺼내 입고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더니, 모자를 쓰고 나서 다시 한참 동안 모양새를 냅니다. 
 
진풍경은 다음에 벌어진 그 사람의 행동에서 나타났습니다. 옷장 아래쪽의 신발 칸에서 색깔이 화려한 가죽구두를 꺼내 옷이나 수건을 놓는 평상에 올려놓더니 목욕 수건으로 문질러 윤기를 냅니다. 더 가관인 것은 닦은 구두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난 다음, 지워지지 않은 것이 있었는지 구두에 침을 뱉어 바르고는 수건으로 다시 문지릅니다. 구두 두 쪽을 다 그렇게 한 다음 수건을 평상에 그대로 팽개쳐 두고 구두를 들고 나갑니다. 대중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서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지한 행동이었습니다.  
 
산책 후 자주 이용하는 ‘24시 사우나’에서도 진풍경들이 목격됩니다. 주말 아침 걷기 운동을 마치고 사우나장에 들어가 옷장 문을 여는데, 찜질방에서 지낸 것으로 보이는 청년 두 명이 찜질복을 벗어 바닥에 팽개친 다음 옷을 갈아입더니 훌쩍 나가버립니다. 물론 몸을 닦은 수건 몇 장도 그냥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채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찜질복과 수건을 팽개치고 나간 옷장 옆의 벽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옷을 벗어 옷장에 걸고 난 다음, 그들이 벗어 던진 찜질복과 수건들을 수거함에 집어넣고 욕실로 들어가 보니, 또 다른 진풍경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샤워기 선반 위에 일회용 샴푸 봉지들과 사용하고 난 비누질용 수건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습니다. 선반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분리해 수거함과 쓰레기통에 넣고 있는데, 옆에서 샤워하던 사람이 바닥에 던져진 수건 몇 개를 주워 분리함에 넣는 것이 목격되어 기분이 다소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으니 청소는 당연히 종업원의 몫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샤워를 마치고 나서 자기가 사용한 물건들을 제대로 분리해 수거함에 넣어준다면 종업원들의 일하는 시간이 절약되고, 그 시간이 고객들을 위한 다른 서비스에 이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샤워를 하며 옆쪽에 놓인 쓰레기통에서 본 진풍경도 소개합니다. 쓰레기통의 안을 살펴보니 칫솔 5개와 면도기 3개 그리고 일회용 샴푸 봉지 5개가 눈에 띄었습니다. 칫솔 중 두 개는 분명히 일회용이 아닌 새것으로 보였습니다. 일회용이라고 해서 꼭 한 번 사용하고 버려야 하는 걸까요. 나는 목욕탕에서 일회용 칫솔이나 샴푸를 사서 쓰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일회용 면도기를 사서 쓰는 경우에는 사용한 다음 주머니에 넣고 나와 다시 사용하는데, 수염이 적어서 그런지 보통 3회 많으면 5회를 사용해도 면도에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사우나장에서 아직도 수건을 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수건을 사용하며 보니 한쪽에 ‘엄마! ㅇㄷ사우나 수건인데요’ 그리고 반대쪽에는 ‘~제발~제발~ 가져가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찍혀 있습니다. 예전에 비행기에서 담요나 수건 심지어는 수저나 포크 등을 몰래 싸가지고 내리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진풍경은 벽에 그림과 함께 다음과 같은 문구가 게시되어 있는 깊이 1m 정도 되는 냉욕 수조에서도 목격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그 수조를 수영장으로 생각하고, 큰소리로 떠들며 심한 물장난과 다이빙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자들 중 시끄럽게 떠들며 수영하는 아이들을 자제시키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이 자기 멋대로 행동하며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우리 사회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사우나장의 진풍경들만 아니라 난폭 운전과 무질서한 주차, 사회 폭력, 학교 폭력 등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만연된 상식 밖의 진풍경들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우리 사회에 커다란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역대미문의 진풍경들이 이른 시일 안에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로 밤잠이 설쳐지기도 합니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이른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오늘 지켜야 할 약속’ 그리고 ‘사소한 규범’과 ‘평범한 규칙’을 잘 지켜나가는 상식 문화 정착에 적극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요. 그 바탕에는 당연히 서로 믿고 배려하는 ‘신뢰’가 자리해야 합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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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구 (112.XXX.XXX.236)
아주 많이 공감합니다. 나 자신도 간혹 실수를 하는데 서로서로 노력하시죠. 윤영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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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4 15:08:35
0 0
bang (211.XXX.XXX.62)
댓글 감사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우나 문화의 정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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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23:48
0 0
하장춘 (175.XXX.XXX.72)
컬럼 쓰신 방재욱 선생님 작은 것에 대한 큰 관심을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도를 그런 것에서 알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변을 정리 두고
떠나거나 자신이 사용한 것을 제 자리에 두고 가야 다른 사람이 또 잘 사용하게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낭비하는 것도 잘 지적하셨어요. 잘살게 될수록 아끼는 정신이 필요하고 그래서 더 성숙한 시민이 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이를 가르쳐 주거나 상기시켜 주는 일을 누군가가 해야 하는 데 말입니다. 결국 아버지 어머니 한테서 어릴 때부터 잘 배워야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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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19:56:17
0 0
bang (211.XXX.XXX.62)
감사합니다!
말씀해 주신대로 가정교육과 함께 올바른 사회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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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25:16
0 0
최석권 (58.XXX.XXX.64)
제가 대중 식당에서 식사하는 중에
어떤 사람이 입도 가리지 않고
큰소리로 "에이취"하는 데에 아주 기분이 상합니다.
밥 맛이 뚝떨어 집니다.
일부러 큰소리로 "에취" 하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은 시원할 줄 몰라도 그 옆에서 밥먹는 사람의 심정은
돌씹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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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23:11:42
1 0
bang (211.XXX.XXX.62)
댓글 감사합니다!
요즘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저도 가끔 보는 장면입니다.
서로 배려하는 사회문화 정착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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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27:33
0 0
오마리 (24.XXX.XXX.229)
바로 그런 풍경이 대한민국 수준의 현 주소 입니다
중진국도 안되는 후진적 행태 교양 수준입니다.
남탕뿐 아니라 여탕도 아니 여기저길 가도 교양 없고 공중도덕 안 지키는
젊은 엄마들 아이들때문에 한국 방문 때마다 고개를 흔들곤 합니다
타인은 도통 무시하고 제 멋대로인 이기심이 극도인 점이 지금 대한민국을
휘청거리게 하고 있지요
어려서 제멋대로 키워진 사람들이 지금의 한국을 만든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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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21:50:52
2 0
bang (211.XXX.XXX.62)
오마리님, 감사합니다!
요즘 시국이 그런 행태들이 바탕이 되어 생겨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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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29:56
0 0
김종우 (121.XXX.XXX.50)
맞습니다. 사우나뿐만 아니라 사회속의 진풍경입니다.
사소한 일들이 기분을 상하게 또 환하게 만듭니다.
사실 길러진 버릇들이지요. 어려서부터 만들어진 습관입니다.
가정에서 어려서부터 만들어지는 버릇,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자신은 깨닫고 고치려고 애써야 하고요.
늘 자기 자리를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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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11:16:40
1 0
bang (211.XXX.XXX.62)
댓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대로 어려서부터 만들어진 습관이 많이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돌아보며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 교육이 어려서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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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33:28
0 0
꼰남 (220.XXX.XXX.208)
문제로 제기하신 무례, 무질서한 사례들은 대중 목욕탕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닐 것입니다. 가벼이 여겨 나도 몰래 간과하고 무시하거나 외면했던 기초 질서 예의, 예절들이 이런 폐해로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하게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 님 말씀 대로 늦었다 포기하지 말고 지금 바로 먼저 나 자신부터 사보다는 공을 먼저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고 질서를 존중하는 자세부터 견지해나간다면 머지않아 우리 사회도 상식 문화가 잘 정착되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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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09:52:23
1 0
bang (211.XXX.XXX.62)
감사합니다!
꽃남 님의 말씀대로 사보다는 공을 먼저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고 질서를 존중하는 자세부터 견지해나가는 우리 사회의 상식 문화 정착이 빨리 이루어져야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 교육이 자라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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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37:20
0 0
ㅋㅋㅋ (125.XXX.XXX.177)
그렇게 자기 멋대로 행동하며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그들을 사회부적응자로 대하는 대신에
그들을 국회의원 만들어주고 당대표 만들어주고 대통령 만들어준 자들이 누군가
50대 60대 댁들이야 말로 자기 멋대로 행동하며 자란 아이들 아닌가
그렇게 보는 눈이 안 생기더냐 그 나이 드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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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07:04:16
1 4
bang (211.XXX.XXX.62)
댓글 감사합니다!
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상식 문화 정착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후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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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41:48
0 0
별놈다본다 (59.XXX.XXX.181)
50대 60대는 가장 경쟁이 심한 틀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멍청하고 무식한 사람아,
1957년생 80만명, 58년생 120만명, 59년생 85만명이 출생했었다.

금년에 출생한 아기는 29만명인데, 너무 적지 않는가?

50,60대..이사람들이 70 80 대들이 닦아놓은 터전에,
최대의 경쟁속에서 겨우 살아남아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어 냈다.
그들이 민주화운동도 이루어 내어 오늘날 이렇게 말하며 살수 있게 되었다.

콤플렉스 많으신 모양인데, 자중자애하시고 반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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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12:01:18
2 1
bang (211.XXX.XXX.62)
댓글 감사합니다!
주신 의견에 동의합니다.
콤플렉스가 많은 것이 아니라, 내년 70대에 들어서는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비추어 본 것입니다.
더욱 자중자애하고, 반성하며 지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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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49:31
0 0
ㅋㅋㅋ (223.XXX.XXX.81)
그니까 그렇게 경쟁에 치열하게 살아온 결과가 이거냐고
그들이 민주화를 만들었다고ㅋㅋ 이게 그 결과냐고
반성은 누가 해야 하냐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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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12: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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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 (211.XXX.XXX.62)
댓글 감사합니다!
요즘 세태를 보며 반성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안정되고, 청소년들이 꿈을 일궈갈 수 있는 사회 상식이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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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5: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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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시민 (210.XXX.XXX.253)
좋은 글 읽고 나부터 반성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도 하고 좋았는데, 왠 미꾸라지 하나가 버릇없는 댓글로 기분을 상하게 하는군요. 아이디며 댓글 말투가 요즘 넘쳐나는 인터넷 어뷰징 기사 따위에 익명 뒤에 숨어 타인에 대한 욕설과 비난을 쏟아내는 댓글 패턴과 너무 닮아 있어 눈살이 찌부려집니다. 물론 자식들 배고픔 겪지 않게 하려 일만 하다가 댁같은 개차반 자녀 만든 부모 세대가 반성해야겠지요. 그러나 댁은 고마움은 모르고 남만 비난하는 버릇에 대한 반성은 물론, 가까운 북한에라도 보내서 우리 윗세대가 이뤄놓은게 얼마나 고마운건지 깨닫게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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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8 09: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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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 (211.XXX.XXX.62)
자상하게 써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다른 댓글로 기분 상해 하지 마시고, 다양한 의견으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법보다 상식이 우선이라는 평소 생각을 담아 쓴 글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상식 문화 정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살아갈 젊은 세대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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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4 16: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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