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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쓸 때와 내보낼 때
임철순 2016년 12월 14일 (수) 01:13:03

전직 청와대 양식 조리장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섭섭한 소리를 했습니다. 청와대 직원은 그만둘 때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는데 그는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채 수고했다는 말만 전해들었다고 합니다. 만나지 못한 이유는 대통령이 머리와 메이크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를 인터뷰한 신문은 이런 발언에 비춰 박 대통령은 머리 등을 손질하지 않으면 관저 밖으로 나오지 않으며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미용사를 불러 머리를 손질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의 선정성과 무분별에 실망해온 한 여성은 머리 만지는 이야기까지 보도해야 하느냐고 분개했습니다. 자기 같은 사람도 부스스한 민낯으로는 남은 물론 남편 앞에도 나서지 않는데 여성 대통령이 그러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 아니냐, 언론이 그런 것까지 시비 거는 게 과연 옳으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있을 수 있는 의분이며 당연한 질타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일을 나는 다른 각도로 살펴보려 합니다. 그날 조리장을 만나지 못한 대통령은 나중에라도 고마움을 표하며 격려했을까요? 그러지 않았거나 못한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바쁜(최순실 사건 이후에는 이 말도 어쩐지 우습지만) 대통령이 그런 일까지 챙기는 건 무리일 테니 밑엣사람이라도 뭔가 했어야 하지만 대통령이 평소 신경쓰지 않는 일을 누가 일부러 나서서 하겠습니까? 조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때부터 근무해왔다는데 6년 넘게 일한 사람을 버림받은 듯한 기분으로 떠나가게 한 것은 잘못입니다.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가 청와대를 나가게 된 것이나 그 이후 이런 ‘폭로’를 하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쓰거나 버리는 일은 국가나 사회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박 대통령은 어떻게 했습니까? 자기 의견도 아닌 남의 말을 그대로 옮겨 “나쁜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며 문체부 간부들을 내쫓으라고 했습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경우 후임도 결정하지 않은 채 1차관도 없는 행정 공백상태에서 돌연 면직 조치했습니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로 근 40일 만에 총리후보 지명자에서 자연스레(?) 원래 신분으로 돌아간 김병준 국민대 교수 기용과정도 참 어이가 없습니다. 야당의 압박 속에 개헌카드를 꺼내든 박 대통령은 반응이 나쁘자 김 교수를 일방적으로 총리 후보로 제시했습니다. 야당은 물론 각계 인사들의 의견을 폭 넓게 들어 인선을 해도 먹힐까 말까 한 상황에서 한마디 상의도 없이 발표함으로써 박 대통령은 다시 야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국회를 찾아가 “어디 그러면 총리 후보를 대보세요” 했는데, 일국의 총리 후보를 장기판의 졸쯤으로 알지 않고서야 이럴 수가 없습니다. ‘김병준 총리 후보’는 내 판단으로는 좋은 카드였습니다. 벼슬 욕심에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봉사하려는 충정에서 몸을 일으킨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훌륭한 인적 자원을 이렇게 구기고 망가뜨려 '버리는 카드'로 만들었습니다.  총리 후보를 발표하면서 현직 황교안 총리에게는 문자메시지나 서면으로 해고 통보를 했다는 말까지 돌지 않았습니까? 
 
이명박 대통령 때도 외부 행사에 참석한 차관을 청사에 들어오는 도중에 내쫓은 적이 있습니다. 장관의 일방적인 고자질만 듣고 취한 경질조치였습니다. 또 민간인 불법 사찰로 비난을 자초했던 이명박 정부는 멀쩡한 기관장을 내쫓고 다른 사람을 앉히기 위해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사무실을 뒤지거나 흠을 잡아 일방적으로 해직 통보를 하곤 했습니다. 
       
조선 시대 인사정책의 핵심은 인재를 등용할 때 친소(親疏)에 얽매이지 않는 입현무방(立賢無方), 오로지 재주만을 기준으로 등용하는 유재시용(惟才是用)이었다고 합니다. 기용할 때 예의와 정성을 다해 모시고, 그만두게 할 때에도 마땅한 품위와 대접을 잊지 않는 게 인재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입니다. 
 
맹자 양혜왕장구 하(梁惠王章句 下)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가까운 신하들이 모두 ‘그 사람 어진 사람입니다’ 하더라도 아직 등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여러 대부들이 모두 ‘어진 사람입니다’ 하더라도 아직 안 됩니다. 온 백성이 다 ‘어진 사람입니다’ 하면 그때 비로소 그 사람을 잘 살펴보아, 참으로 어진 인물임을 알게 된 뒤에 등용하십시오. 가까운 신하들이 모두 ‘그 사람은 안 됩니다’ 하더라도 듣지 마십시오. 여러 대부들이 모두 ‘안 됩니다’ 하더라도 듣지 마십시오. 온 백성이 다 ‘안 됩니다’ 하면 그때 비로소 그 사람을 잘 살펴보아 그가 안 되겠음을 알게 된 후에 내쫓으십시오."
 
그런데 우리의 국정 책임자들은 사람을 너무도 함부로 대하고 편벽되게 다룹니다. 인재를 기르고 키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 못합니다. 특히 어쩌면 그렇게도 사람을 잘못 보는지 모자라거나 비뚤어지거나 되바라지거나 용렬한 사람들만을 골라 기용하곤 합니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오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려 합니다. “어진 이는 자신이 등용되지 않는 걸 알면 원망하며 불초한 자는 천시당하는 걸 알면 원수로 여긴다. 어진 이가 원망을 갖고 불초한 자가 원수로 여기면 원망과 원수가 나란히 앞을 막는 것과 같은데, 망하지 않으려고 버틴들 가능하겠느냐?”
 
그런데, 이렇게 사람대접을 하지 않고 인물을 존중하지 않는 행태가 박 대통령을 비롯한 국정 책임자들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임직원들을 자기 집 머슴이나 종처럼 부리고 다루는 대기업가들, 근본이 없는 못난 벼슬아치들, 큰 도장이든 작은 도장이든 권한을 가진 사람 모두에 해당되는 일입니다.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을 기꺼이 쓸 때와, 어쩔 수 없어 내칠 때 한결같고 진정성이 있는 태도를 갖춘 사람이 훌륭한 리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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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9.XXX.XXX.41)
심신이 피폐(회폐)해질많큼 올 한 해가 역겨웠습니다
딸아이는 "이놈의 정부가 빨리 끝장이 나야지, 울엄마 눈 멀겠다" 한탄할많큼 인터넷 뉴스만 보느라 정작 나를 기를 이곳, 임주필님의 곳간도 들르지 못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의미없고 쓰잘데기없는 허송 시간들 이었습니다.

어제 (9회) 촛불집회 다녀오는 길에 태극기 영감님이 시비를 걸면서 " 그 연세로 광화문 가면 좌파, 빨갱이 아닌가?" 하더군요
그래서 "아저씨, 이번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고 옳고 그름의 문제예요"
라고 했습니다
세계가 우리 대통령의 치부를 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그런 대통령을 감싸는 무지가 부끄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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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5 22:23:53
1 0
홍재기 (183.XXX.XXX.227)
임주필님의 말씀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입니다.
어리석은 리더들을 뽑은 우리도 그 책임감을 느낌니다. 먼저 인간이 되고 작은도장이던 큰 도장이든 책임을 주어야 하는데요....
주필님 그렇지요.
새해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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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4 11:22:49
1 0
오마리 (24.XXX.XXX.229)
제 말씀에 잠간 오해가 있엇던 듯 합니다.
집에서 일하던 도우미 아줌마가 3년간 일하다 그만 두어도 감사의 말이나 위로금이라도 주는 게 인지상정인데 박통이 청와대 조리사에게 그가 떠난 후 다음에 감사의 연락이나 금일봉이라도 하지 않았다면 그건 박통의 품성과 인성의 문제입니다. 그건 언짢은 일이지요.

제가 언급하고자 햇던 것은
언론이 중요 이슈도 아닌 것을 그것도 동아일보가 그렇게 떠들어서야
미국의 테블로이드 인콰이어러지 수준바밖에 더 되냐는 말씀이었습니다.
한국의 언론이 너무 선동적이고 언제나 마녀사냥에 앞장서서 걱정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조리사도 청와대에서 그리 오래 머물러 일했다면 떠난 후라도
입을 다물고 조용해야 도리에 맞는 것 아닌가요.
그 사람도 잘했다고 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같이 떠벌려 선동하는 것밖에
더 아니거 같습니다.

더욱이 노무현 전 대통 부부도 청와대 안에서 성형수술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대한민국 여성의 50% 그 이상이 그런 시술이나 보톡스를 했거나 80%는 관심이 있을 것입니다.그런 것조차 삼류신문처럼 떠드는 중요 신문사들의 행태가 정말 싫습니다. 그런 기사들이 해외에서 국격을 떨어뜨리고 한국민이 우스개로 전락하는 것에 일조하기 때문인데 왜 스스로 한국인의 얼굴에 누워서 침 뱉기를 하냐는 것이지요.
정말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더이상 언론이 이성을 찾고 사회에 모범을 하여 국민을 수준과 양식이
높은 사회로 가는데 앞장 서 주었으면 합니다.
사실이 확인되었거나, 법에서의 확증이 없는 기사는 제발 자제해 주었으면 합니다.

조선일보다 실망했는데 이젠 동아일보도 실망이고 중앙도 가끔은 이상하게
나가고 있으니 걱정인데 이것이 기우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박통은 그 조리사에게 감사한 표시를 하지 않앗다면 지금이라도
연락하여 따뜻한 말이라도 하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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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7 00:21:38
0 1
자작나무 (221.XXX.XXX.190)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논지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이중언어>가 지배하는
세계의 끝이 어디일지 짐작도
가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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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21:21:34
1 0
임철순 (121.XXX.XXX.123)
감사합니다. 이중언어가 뭔지 공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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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46:34
0 0
임철순 (175.XXX.XXX.195)
이메일로 칼럼이 안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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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7 09:30:14
0 0
자작나무 (221.XXX.XXX.190)
네, 그렇습니다. 벌써 2-3개월
되었습니다. 제 <아이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군요. 두어 차례 댓글달면서
청을 넣어 보았지만 여전합니다. 저의
메일은 송/수신에 이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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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7 12:07:18
0 0
김종우 (121.XXX.XXX.5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자꾸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을 제대로 보고 쓸 줄 아는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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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18:51:40
1 0
임철순 (121.XXX.XXX.123)
지도자가 훌륭하면 걱정할 게 없는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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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47:19
1 0
김석규 (175.XXX.XXX.208)
언론이 이쪽저쪽 좌고우면하지 말도 사실에 근거한 얘기만 보두하면..이런 일이 없을거요..언론이 마녀사냥하면 나라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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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13:07:38
0 0
임철순 (121.XXX.XXX.123)
언론은 동네북이지요. 그럴 만한 이유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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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52:56
1 0
꼰남 (220.XXX.XXX.208)
1.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깨우치지지도 못한 거 같고요.
교육은 부모와 사회가 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했고요,
홀로 못 깨우침은 아둔하거나 공조한 이들 때문일 겁니다.


2. 세상에 잡초는 없다고 했습니다.
모자라거나 비뚤어지거나 되바라지거나 용렬한 사람도
나름 쓰기에 따라 얼마든지 훌륭할 수 있을 겁니다. .
길도 모르고 운전도 못하는 사람을 못 알아본 탓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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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10:41:35
1 0
임철순 (121.XXX.XXX.123)
그래서 저는 동양 고전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한글 전용론자는 한사코 반대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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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52:16
1 0
박준영 (211.XXX.XXX.139)
사람을 대함에 있어 진정성이 얼마나 필요한 덕목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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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09:58:22
1 0
임철순 (121.XXX.XXX.123)
감사합니다. 저도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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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51:11
1 0
ehlsehf (113.XXX.XXX.197)
스티브코비 박사가 지적한 말이 생각납니다.
현 시대는 인격(Character)보다 성격(Personality)만 우선시 해온 것은,
좋은 Personality는 "나"를 상대가 좋게 받아들여 나와의 관계를 좋게함으로 나의 비즈니스의 성공과 원만한 사회관계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고,
이 Character를 소홀히 하기때문에, 결국 Personality만의 한계는 궁극적 성공과 복됨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옳음"보다 "나의 안전"만을 추구하는 이 세대가운데, 글쓴이께서 말하는 진정한 인재를 찾는(立賢)일이 至難할 것은 예보다 더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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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09:19:29
1 0
임철순 (121.XXX.XXX.123)
정도 흥도 없는 성적 우수자, 배려와 유머를 모르는 법 전문가...이런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문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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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50:19
1 0
한 팡세 (118.XXX.XXX.250)
저는 대통령 보다 최순실의 존재를 알고 있던 사람들이 더 나쁘다고 봅니다. 똥 냄새가 나도 갈채를 보내던 사람이, 이제야 똥 냄새 난다고 떠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역겨울 정도 입니다. 출세가 도대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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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07:15:17
1 0
임철순 (121.XXX.XXX.123)
똥이 더러운 게 아니라 무서운가 보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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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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