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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가는 정당
임종건 2017년 01월 05일 (목) 00:01:56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민주공화당(공화당), 전두환의 민주정의당(민정당),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민주자유당(민자당), 김영삼의 신한국당, 김대중의 평화민주당(평민당)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회창의 한나라당, 노무현의 열린우리당, 박근혜의 새누리당. 한국의 정당정치가 인치(人治) 수준임을 웅변하는 당수(黨首)와 당명(黨名)입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이 됐거나 꿈꿨던 사람들은 당을 만들었습니다. 전임자가 만든 정당의 후보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자기가 주도하는 정당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보다 좀 더 성급한 사람들은 대통령 후보가 되면 새 정당을 만들어 선거를 치렀습니다.

반면 임기 말의 대통령들은 거의 모두 자기가 만든 당에서 쫓겨났습니다. 레임덕과 친인척 측근들의 비리가 축출의 촉매가 됐습니다. 당의 대선 후보에게 인기 없는 대통령은 당선을 가로막는 걸림돌일 뿐이었습니다. 이렇듯 대선 후보가 바뀌면 당명이 바뀌면서 이전의 정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여파로 그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만든 새누리당이 쪼개졌습니다. 이른바 비박 출신 29명의 의원들이 보수개혁을 표방하며 창당할 채비입니다.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 아마 새누리당도 간판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존속한다 해도 당윤리위의 징계대상인 박 대통령은 당에서 머물기가 힘들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15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대통령 후보시절에 만들어져서 이명박 정부까지 15년간 지속됐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창당한 민주공화당의 17년에 이어 드물게 장수한 당명입니다. 이 멀쩡한 당을 없애고 새누리당을 만들었을 때 이미 박 대통령의 비극은 시작됐다고 하겠습니다.

대통령들의 재임 중 탈당은 노태우 대통령 이후 노무현 대통령까지 되풀이된 관행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에 와서 이 퇴행적인 관행이 멈추는가 싶었는데 결국 탄핵정국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새누리당을 탈당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불행한 관례를 되살려 놓은 셈입니다.

현직 대통령의 탈당의 흑역사는 현직 대통령과 미래권력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민자당 시절 노태우 대통령은 김영삼 차기 대통령 후보와의 갈등 끝에 탈당했고, 대통령 당선 후 김 대통령은 신한국당을 창당했습니다.

15대 대선에서 이회창 씨가 신한국당 대선 후보가 되자 이번엔 김영삼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의 전철을 밟았고, 이회창 후보는 대선에서 낙선했지만 한나라당 간판은 유지됐습니다. 한나라당은 용하게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10년 동안 야당으로 같은 문패를 유지하다 17대 이명박 대통령에게 넘겨줬습니다. 그런 당을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바꾼 것입니다.

야당의 당명 역사는 훨씬 더 어지럽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갈라서거나 다른 당과 연합하면서 신당이 만들어졌고, 선거에서 져도, 이겨도 당명을 바꿨습니다. 대선 총선은 물론이고, 재·보선에서 졌다고 당명을 바꾼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당명을 자주 바꾸다 보니 갖다 붙일 어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민주’를 중심어로 앞뒤에 한국 통일 통합 대통합 연합 평화 정치 새정치 국민 민중 진보 혁신 개혁 선진 신(新) 행복 정의 새천년 열린에서 지금의 ‘더불어’에 이르기까지 온갖 좋은 말을 앞뒤로 붙여서 당명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다가 자기들도 헷갈렸던지 군더더기를 빼고 그냥 ‘민주당’으로 돌아가기도 여러 차례였습니다. 그것을 일컬어 ‘도로 민주당’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은 원외의 민주당과 통합하면서 자유당 시절 해공 신익희 선생이 창당한 전통야당 민주당의 법통을 창당 61년 만에 회복했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으로선 자랑할 게 없습니다. 도로 민주당이 누더기 민주당으로 개명하면서 ‘민주당’ 당명을 버리자 한 정치세력이 민주당을 만들어 중앙선관위에 등록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약칭으로 ‘민주당’을 쓰려고 하자 등록된 민주당이 당명 네다바이라고 극렬 반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더민주’라는 국적불명의 약칭으로 불리게 된 연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통합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한 번 도로민주당이 됐을 뿐입니다.

'친문’ ‘반문’하며 민주당 내부에서도 분열의 움직임이 있는 듯한데 앞으로 이 당명에 군더더기가 붙지 않는 민주당으로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아예 당헌 당규에 민주당 이외의 당명개정불가 규정을 넣기를 바랍니다.

새누리당이 분열돼 4당 체제가 됐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출마가능성과 함께 또 다른 정당이 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당이 태어나든 선거를 치르고 나서 없어지는 정당, 대통령 퇴임 후 없어지는 정당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차제에 민주에 못지않게 소중한 가치인 자유와 공화를 표방하는 정당도 나왔으면 합니다. 자유당과 공화당은 과거 독재의 역사로 인해 그동안 국내정치에서 경원당해온 당명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자유와 공화, 공명과 정의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때입니다.

보수와 진보는 사회를 유지 발전시키는 두 개의 축입니다. 그러나 한국정치에서 그것은 제도가 아니라 줄세우기와 패거리에 기초한 인치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인치에 의존한 정치에선 국민은 뒷전이고 당수 개인에 대한 충성이 지고의 가치입니다. 이것을 개혁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출발이고 촛불민심의 본질도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민주당은 200년이 넘었고, 공화당도 163년 된 정당입니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은 100년이 넘었고, 일본의 자민당도 62년 동안 같은 이름입니다. 한국 정치에서도 100년 간 존속할 정당이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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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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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닭이었다 (223.XXX.XXX.146)
박근혜: 여기 뭐, 예. 아주 국민들 속 터지는 것, 뭐, 그런 것, 부채 공기업 부채, 뭐.

정호성: 예, 예.

박근혜: 이런 거 있잖아요, 또 그, 이제 다 할 필요는 없고, 불량식품 뭐, 이런 거.

정호성: 예, 예.

박근혜: 그, 그 무기 부실, 하긴 뭐, 하여튼 저기 큰, 하여튼 특히 공공기관 방만한 운영.

이런 여자가 정치를 하고 당대표를 하고 대통령을 하는 나라
이런 여자를 지지하고 여전히 사랑한다고 발악하며 그 애비를 반신반인으로 모시는 특정지역
이런 나라에서 무슨 정상적인 정치를 바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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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6 10:24:34
0 2
오마리 (24.XXX.XXX.93)
ㅎㅎㅎ
너무 웃었습니다
왜 이 기막힌 내용이 제겐 희극적으로 느껴졌는지....
그건 우리 나라 당파의 내력 국민성과도 연관이 되가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전통이 없고 뭐든 부시고 새로 짓고...
또 내 것이 최고이며 내가 최고란 사람들 단합하지 못하는
뭉치지 못하는 부정적 국민성 때문이 아닌지...
해외 교포 사회도 같습니다
일본이민 사회 중국이민자 사회와 한인교포 사회가 다른 점이
오늘 쓰신 글에 해당하는 점입니다
오늘 글은 명품입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웃게 해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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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11:07:50
3 0
ehlsehf (113.XXX.XXX.197)
자유당은 조금 어설픕니다.
자유당의 역사를 보면, 영국에서는 잠깐 존재하다가 사라집니다.
자유주의는 왕권과 전제와 국가의 가치에 대항하여 개인의 가치와 인권을 주장하였으나, 그 한계는 왕권에 대항한 소지주와 부르주와의 재산권과 참정권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결국 노동당이 출현하면서 당연히 사라지고 맙니다.
자유주의는 결국 자본가의 이념으로 살아남아 지금에 오고 있으며, 자본가는 결국 보수당을 지지하며, 자본주의 체제 하의 기득권을 보수당을 통해 추구합니다. 이제 자유주의는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세계화의 이름으로 보수당/공화당 뿐만 아니라, 미국의 민주당까지 정치의 막후를 움직이며 20세기말과 21세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자유주의는 이미 정당을 넘어선 경제이념으로 소위 보수주의까지 지배하고 있는 바, 21세기에 독립된 정당이 된다는 것은 맞지 않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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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10:13:24
1 0
임종건 (121.XXX.XXX.150)
자유가 자유시장 자유경쟁 자유방임 등의 개념에 원용됨으로써 무절제하고 약탈적인 의미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인간이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민주를 추구하는 것에 앞선 원초적 욕망이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 자유당이 있고 자유+민주, 기독교+자유 등 다양한 형태의 자유당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자유주의의 뿌리깊은 영향이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자유당하면 이승만 독재의 동의어처럼 인식되고 있는 인식의 고착현상을 생각해본 것입니다.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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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7 21:51:18
1 0
뭐야 (223.XXX.XXX.171)
한나라당이 "멀쩡한 당"이라고? 친박 친이 하던 당이 뭐래 멀쩡하다고
100년 가면 좋은 당이야?
그럼 중국공산당 조선노동당도 곧 좋은 당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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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09:50:35
0 2
자작나무 (221.XXX.XXX.190)
우리에게 <정당의 제도화>는
요원한 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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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09:08:01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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