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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 속의 불안, 미 금리인상
허찬국 2017년 03월 13일 (월) 00:19:56

소설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자신들을 우리에 가두었던 농장을 무력으로 점령한 동물들 중 돼지들이 특권층을 형성합니다. 혁명 전 평등을 강조하며 내세웠던 여러 행동강령들이 불편해지자 이를 수정하여 ‘동물은 다 평등하지만 일부는 더 평등하다’라는 길이 남을 명언 하나로 압축합니다.

미국의 금리가 이번 주 오른다는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나라마다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정책금리는 각 나라의 경제 사정에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니 이번 인상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동물농장 돼지의 경우와 같이 다른 인상보다 더 평등하다 할 수 있습니다. 동물농장 독재자 나폴레옹식 어법으로 말하면 미국 경제가 더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2008년 주택금융시장의 문제로 미국이 위기에 빠지자 세계경제도 뒤를 따랐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인상이 주목받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오랜만에 인상된다는 것입니다. 2008년 말 미국의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0~0.25%로 내려간 미국의 정책금리는 2015년 말까지 지속적으로 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었던 미국 경제를 해동하는 데 미국 사상 초유의 0% 금리만으로는 부족하자 중앙은행이 직접 나서 시장에서 국채를 대량 매입하며 돈을 푸는 일(양적완화)까지 큰 규모로 벌였습니다. 점차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2014년 말 양적완화가 종식되고, 이어서 정책금리도 0%를 벗어나는 것이 다음 순서였습니다.

양적완화 종식 직후인 2015년 초부터 정책금리가 꽤 신속히 0% 괘도를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물가와 함께 고용상황이 중요한데 그 사이 뚜렷이 회복되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 거의 10% 가까이 치솟았던 실업률이 점차 개선되며 2014년에는 6%, 이듬해에는 5%대로 낮아졌습니다.

2008년 이후의 적극적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불경기가 지속되어 혼이 난 중앙은행은 고용사정 개선에도 불구하고 회복세가 확실히 뿌리를 내렸는지 확인하려고 노심초사 금리를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5년 말에 드디어 0.25% 인상합니다. 일단 시작되었으니 2016년에는 소폭의 후속 인상이 몇 차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실제 실업률은 2016년 중 조금씩 낮아지며 연간 평균이 4.9%까지 내려갔지만 기대와 달리 12월에야 0.25%의 인상이 한 번 이루어집니다. 

고용과 더불어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에 대한 책임이 큽니다. 미국의 경우 연간 소비자물가증가율, 혹은 인플레이션이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2%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경기 급락으로 2009~2010년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 값을 보이자 이런 추세가 일본에서처럼 장기화되어 디플레이션(負의 인플레이션)이 자리 잡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물가는 연 2% 정도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2017년의 고용과 임금 자료가 계속 양호해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정책금리 인상의 조건이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온 세계가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결정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두 번째 이유는 미국의 금융시장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주식시장 월가(Wall Street)의 높은 지명도는 설명이 필요 없고, 미 달러화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축 통화입니다. 미국의 금리는 달러화의 대차(貸借) 가격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좀 과장한다면 다음처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자금은 마치 배추나 반도체와 같은 표준화된 물건과 같습니다. 나라들 간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자유롭다면 국제적으로 물건 값은 비슷해집니다. 그 비슷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제일 큰 도매시장의 영향력이 클 것입니다. 미국이 그런 큰 도매시장입니다.          

이번 인상의 잠재적 영향력이 큰 것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공언하는 정책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세금을 낮추면서 사회간접자본투자와 국방비지출을 늘리겠다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수입은 줄고 지출이 늘면 국채를 발행해서 투자자로부터 돈을 빌려야 합니다. 이런 자금 수요가 커지면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단기 정책금리와도 성격이 좀 다른 장기 시중금리가 오르며 전체적인 금리상승추세가 자리 잡게 됩니다.

금융시장이 외국투자자금에 더 개방된 나라일수록 미국 금리상승이 국내금리 상승압력 요인이 됩니다. 미국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자금이 미국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자금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이 대응책이 될 수 있습니다. 혹은 국내 금리는 낮지만 향후에 환율이 변해서 나중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때 환차익이 금리가 낮은 것을 보상하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부작용이 있는 선택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과 같은 외부충격을 좀 완화하는 한 방도로 한국은행이 중기적 관점에서 채택한 물가상승률 2% 목표를 좀 더 높게 잡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나라들이 목표 물가상승률을 설정하고 있지만 왜 꼭 2%인가는 확실치 않습니다. 특히 지난 10년 가까이 세계경제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는 어려움이 컸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일입니다. 대신 그 목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물가상승이 목표를 넘어설 때 정책금리를 주저없이 인상하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입장에서 주변 상황이 좀 피곤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거 세계경제가 활황일 때도 많았습니다. 작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중지를 모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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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유 (1.XXX.XXX.139)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해서 우리가 취해야할 방법으로 필자가 제시하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환율을 올려서 환차익을 주어서 외국의 단기자금을 한국에 잡아둘 필요 없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이자 높은 곳을 찿아 다니는 자금이 우리나라에 많다고 뭐가 좋습니까? 그돈으로 공장 하나라도 이땅에 세웁니까? 부동자금에게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서 환율 인상하면 우리나라 물가는 오르고 피폐한 서민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 집니다. 환율인상을 통한 환차익 보장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물가상승율 목표가 2%인데 이것을 3~5%로 높이면 안됩니다. 정부물가는 높지 안지만 지금도 생활물가 상승율은 아주 높습니다. 2~3년 전에 점심 식사 한끼가 오천원이면 해결 됬지만 지금은 7000~10000원 입니다. 생활물가가 지금도 폭등하는데 정부물가를 올리면 서민들은 점심 식사를 15000원에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제시하는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처방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참 나쁜 이론"입니다. 다른 방법을 찿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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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4 11:15:16
0 2
허찬국 (168.XXX.XXX.58)
물가상승률 목표제도에 대해 오해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 만큼 정부가 물가를 올린다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가 그 이상 오르지 않도록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식료품 가격은 금리 수준 보다는 공급 요인에 더 영향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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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5 13:00:08
0 0
청유 (1.XXX.XXX.139)
물가상승률 목표제도에서 목표가 2%이면 물가가 2% 이상은 올라가지 않게 관리하겠다는 뜻이겠지요, 물가를 2%이하로 유지하기위해 통화팽창을 5%까지 허용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물가목표가 20%이라면 통화팽창은 30~50%도 가능할 것입니다.
통화정책을 물가가 오르지 않게 관리해야지 물가가 조금더 오르더라도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한다면 큰일 납니다.
식료품 가격은 공급요인영향이 크다는 점도 타당한 말씀이나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나라 식료품 생산이 매년 줄어들어서 가격이 매년 오릅니까?
조류독감으로 인한 달걀 가격 폭등처럼 일시적 공급부족이 물가를 올리고, 그뒤에 공급이 원활해지면 가격이 떨어지지만 원래가격으로 돌아가지 않고 원래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합니다. 그 이유는 통화정책 환율정책등 수많은 요인의 누적된 결과로 원위치가 안됩니다.
짜장면 가격은 왜 오릅니까? 미국에서 수입하는 밀가루가 수입량이 줄어서 오릅니까? 백반 가격은 왜 오릅니까? 쌀이 점점 모자라서 그런가요? 나락이 창고에서 썩어나가도 점심가격은 오릅니다.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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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09:00:08
1 0
자작나무 (221.XXX.XXX.190)
유익한 내용의 글, 잘
읽었습니다.
밖으로도 눈을 돌리고,
집안 싸움은 정도껏 벌였으면
합니다,
답변달기
2017-03-13 08:19:58
1 0
허찬국 (168.XXX.XXX.58)
감사합니다, 외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답변달기
2017-03-13 18: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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