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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의 고집과 불통
황경춘 2017년 07월 13일 (목) 00:04:12

독일 함부르크에서의 세계 주요 20개국 수뇌회담의 화려한 외교무대 활동에 이어, 동유럽을 순방 중이던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晉三)는 일정을 하루 앞당겨 7월 11일에 귀국하였습니다.

공식적인 이유는, 적어도 25 명이 사망하고 아직도 20여 명이 행방불명,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서일본 후쿠오카(福岡) 지방의 폭우 피해였지만, 아베 총리를 맞이한 일본 국내 정세는 여러모로 복잡했습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고, 2년 만에 수도 도심지에서 8천 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있었습니다.

일본 인구 10%가 사는 수도 도쿄에서 이달 초에 있었던 도의회(都議會) 선거에서 여당 자민당은 1955년 창당 이래 최대의 패배를 맛보고, 정수 127의 도의회에서 겨우 23석을 건지는데 그쳤습니다. 전 의회에서는 57석을 가지고 우당(友黨)인 공명당 22석을 합쳐 당당히 도정을 좌우했던 자민당입니다.

도의회 선거 참패 후 첫 주말인 이달 8~9일에 실시한 아사히(朝日)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33%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2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에 승리하여 제2차 아베 내각을 발족시킨 이후 가장 낮은 내각지지율입니다. 또한 도의회 선거 직전의 지지율에서 5% 포인트가 하락한 숫자입니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숫자는 47%로 두 조사에서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내각 지지도가 낮아졌다 하여, 정권이 불안해진 것은 아닙니다. 일본 국회 상하 양원에서 절대 과만수의 안정된 의석을 자랑하는 자민당 총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이고, 하원 중의원 임기는 내년 12월에야 끝납니다.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는 한, 아베 총리는 내년 9월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또 임기가 끝나도 3선이 가능하게 당규를 이미 바꿔 놓았습니다. 당내에 아베 뒤를 노리는 경쟁자도 없습니다.

국회 해산권이라는 막강한 특권을 가진 총리는 과거에 하원 임기 전에 여당이 가장 유리한 시기를 선택하여 이 무기를 사용하여 정권 연명에 이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계속된 불리한 정치 여건으로, 아베 총리는 이 국회 해산권을 발동할 시기를 놓쳤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 31일의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 추천을 받지 않고 독자 출마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여사가 자민당 추천 입후보자를 크게 물리치고 당선한 후, 이번 도의회 선거에서도 대승하고, 자민당 당적까지 사퇴하여 아베 총리의 최강 정적(政敵)으로 돌아서자 아베 총리가 국회 해산권을 적시에 이용할 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과거 두 번 여당이 크게 진 도지사 선거 다음에 있은 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두 번 다 대패한 경험이 있어, 아베 총리의 해산권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2년 전, 안전보장 특별법 통과를 강행하여 야당과 국민을 상대로 힘겨운 정치 싸움을 극복한 뒤,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관련된 사학재단(私學財團) 비리 의혹 사건과, 연이은 각료나 여당 의원들의 스캔들로 정치적 수세에 몰려왔습니다. 최근에는 총리 친구가 경영하는 사학재단이 관리들과의 비리 의혹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습니다.

유럽에서 귀국하기 전,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9월 임시 국회가 열리기 전에 내각을 개편하여 민심수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인기 하락의 요인은 몇몇 각료들의 잘못보다 총리 자신의 고집과 불통에 인한 정치 정체(停滯)에 있습니다. 그는 2차 집권 이후 중용해 온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스가 요시히데(管義偉) 관방장관을 편애(偏愛)하여 거의 모든 결정을 이 세 사람이 합니다. 이번 개각에서도 이 두 사람의 유임은 꼭 필요하다고 암시했습니다.

그는 흔히 그의 천적이라고 부르는 아사히(朝日)신문의 특종 기사로 세상에 알려진 두 곳의 사학재단의 비리 혐의에 관해서, 일관해 부인하거나 구차한 변명을 하고 자기 잘못은 전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모리토모(森友)학원 이사장이 아키에 여사로부터 100만 엔(약 천만 원) 기부금을 받았다고 자백을 한 뒤에도 이를 시인하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비정치인적인 완고함이 이번 사건을 통해 널리 알려져 그의 정치적 입지를 곤란케 만들었습니다. 아베 총리가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현직에 있었으면 한다는 희망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이 희망이 일본 정계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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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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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pen (121.XXX.XXX.66)
가고이케 학원에 대한 100만엔 기부건은 저도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총리 입장에서 그런 기부야 늘상 있는 거니까 주고도 잊었다고 해도 그만인 사안이었죠. 가고이케와 관련이 됐다면 총리직을 그만두겠다고 뻥을 친 것이 족쇄가 됐던거 아닌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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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6 21: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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