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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엉킨 실타래'를 풀려면
허찬국 2018년 06월 27일 (수) 00:25:19

우리나라가 직면한 심각한 인구문제는 도시보다 TV 다큐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농촌지역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는 가뭄에 콩 나듯 귀하고, 60대의 동네 ‘젊은이’가 마을의 이장입니다. 작은 마을의 초등학교는 폐교된 지 오래고, 인구 관련 정책을 논할 때면 감초처럼 등장하는 보육시설은 딴 나라 얘기입니다.

밑에 보여주는 그림은 통계청이 2016년에 발표한 향후 50년 간 우리나라 인구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전망한 자료입니다. 왼쪽 그림은 연령별 인구구조를 선으로, 오른쪽 그림은 같은 인구구성비를 막대그래프로 보여 줍니다. 유소년은 14세 이하, 고령인구는 65세 이상, 그리고 생산가능인구는 그 사이 연령층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미래의 인구 추세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출산율, 사망률 등에 대한 가정이 있어야 되지만 통계청 전문가들이 그간의 추세를 반영해서 적절히 판단한 것이니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한 20년쯤 후에는 많은 도시 지역도 현재 KBS 인간극장에 자주 등장하는 농촌지역과 비슷해진다는 겁니다. 아마 70대 초의 ‘젊은이’가 아파트의 동 대표를 맡게 될 테니 동 대표 회의가 열리면 노인회 월례회와 구분이 어렵게 될 겁니다. 젊은 사람들의 철없는 떼거리 행동 때문에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고 툴툴거리는 분들은 한 이십년 더 기다려 보십시오. 그때는 철든 노년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니 젊은 사람들의 천방지축(天方地軸) 행태가 쉽지 않겠지요. 세태도 달라져 지하철 경로석이 따로 필요 없을 것이어서 그 자리가 ‘유소년 보호석’이 되고, 임산부 보호석에는 고급스런 전동안락의자가 자리하고 있겠지요. 

워낙 현재와 다른 모습이어서 관련 통계 자료를 많이 보고 있는 필자에게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요즘 식 표현으로 ‘이게 실화냐’ 묻게 되는, 이웃 나라 얘기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화가 됩니다. 정부가 대책을 만들고 모두 대오각성해서 캠페인을 세게 벌이면 해결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는 이미 2005년에 관련법을 만들고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 차례나 진행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사이에 출산율, 노인 빈곤율과 같은 문제는 개선되는 조짐이 없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던가, 아니면 문제의 성격이 너무 복잡해 지금까지 우리의 노력이 턱없이 모자란 것이었을지 모릅니다. 관련된 연구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참고해보면 두 가지가 다 맞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는 1차 계획에서 2016~2020년에 ‘OECD 국가 평균 수준 출산율 회복’한다고 목표를 잡았습니다. 2016년 OECD의 합계 출산율이 1.7인데 우리나라는 1.2수준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출산율이 1.7이었던 것이 1994년입니다. 그 이후로 계속 떨어졌지요. 아마 십년이 지나도 이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체 인구 규모가  장기간에 걸쳐 유지되는 인구대체 출산율은 2.1입니다. 우리는 인구밀도가 높은 편이어서 출산율이 2.1을 하회하는 것은 문제가 없겠지요. 하지만 지금 수준은 지나치게 낮습니다.

아울러 출산율에 어떤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핀 연구들은 상당히 다양한 경제적,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선진국에서처럼 여성들의 초혼(初婚) 연령이 늦어지고 있고 자연히 초산(初産) 연령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영국을 봅니다. 지난 수십 년 간 20대의 결혼과 출산이 줄어들었음에도 출산율이 OECD 평균을 상회했는데 여기에는 30~40대 출산 증가가 크게 기여했습니다. 당연히 많은 산모들이 직장 재직 중 휴가·휴직하고 출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처지의 여성들에게는 출산 휴가제도는 물론 휴가 후 복귀했을 때 이전에 하던 일, 혹은 유사한 일을 계속할 수 있는가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출산율이 양호한 선진국들은 이런 관행과 제도를 잘 정착시켜 운영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정부도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대책반을 만들어 다방면에 걸쳐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의 크기와 중요도에 비해서 성과는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국내선 비행기에서 중년으로 보이는 여자 승무원을 보았습니다. 젊은 승무원 일색인 국내 항공사 비행기에서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과거 자주 이용하였던 미국 항공사 기내에서는 젊은 승무원을 보는 게 드문 일이었습니다. 이런 단순한 주변 사회상이 출산에 중요한 사회 환경을 압축해 보여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출산율은 오랫동안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항공기에서 더 많은 중년 여성 승무원을 접할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과장해서 결론을 내리자면 그것이 한국의 엉킨 저출산 실타래를 푸는 방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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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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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킹 (1.XXX.XXX.202)
이것저것 두루두루 알아서 참견하는 두루킹입니다
저출산을 풀고 싶으신가요
부동산을 풀면 저출산이 풀립니다 누구나 아는 얘기죠

늙은이들이 부동산으로 재미를 많이 봅니다
부동산으로 재미 본 그 돈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올까요?

늙은이들이 자기 집 값 올랐다고 좋아 합니다
아직도 멀었어 더 오를 수 있고 더 올라야 해
그런데 아들 놈 장가시킬 때 보니 집이 너무 비싸 해줄 수가 없어서 분통을 터트립니다
아니 무슨 놈의 집들이 이렇게 비싸?

네 맞습니다
그 늙은이들의 새끼들 주머니에서도 (다른 늙은이 주머니로) 조금 나가겠지만, 주로 부동산 없는 다른 늙은이들의 새끼들의 주머니에서 나가죠? 그래서 그 다른 늙은이들의 새끼들은 부동산에 돈이 다 털려 더이상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새끼를 더 못 낳습니다. 그래서 저출산이에요 누구나 아는 얘기입니다

제가 사는 강남구 도곡동에는 부모/조부모의 자산과 자녀 수가 정확히 비례해요. 좀 산다 하면 자녀가 3명이고 자녀 5명도 흔하지 않지만 꽤 많아요

이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꽤나 값나가든 싸구려든 암튼 쬐그만한 부동산이라도 가진 늙은이들 중에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라면 자기 집값 땅값 빌딩값 월세 전세 떨어지는 걸 감수하겠다! 할 놈이 단 한 놈도 없겠죠

좀 안다 하는 늙은이들은 그렇게 자기 다같이 자식 세대 무덤을 파면서도 자기 자식 무덤은 아니니까 별로 신경쓰지 않고 정부만 욕하고 있어요
그게 훨씬 쉽고 재미있고 작으나마 나라 걱정이라도 한 것 같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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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13:23:57
1 0
허찬국 (220.XXX.XXX.87)
네, 주거비가 싸지면 결혼, 출산율 제고에 좀 긍정적이겠지요. 사시는 동네에서 자산 보유에 비례해서 자녀 수가 많은것은 이해가 됩니다. ‘서민들을 부자로 만들어 출산율을 높이자’라고 정책 목표를 내세운다면 저는 전폭 지지하겠습니다.
답변달기
2018-06-27 22:06:38
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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