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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선거를 보며
임철순 2018년 11월 13일 (화) 00:43:57

서울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가 지난 9일 제27대 총장 후보로 오세정(65)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이우일(64)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정근식(60) 사회학과 교수 등 3명을 선정했습니다. 학생·교직원 정책평가단 투표(75%)와 7일 실시된 총추위 투표(25%)를 합산한 결과입니다.

서울대는 총장이 되고 싶다는 지원자 9명 중에서 8명을 10월 4일 후보로 확정한 뒤, 10월 12일 5명을 추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소견발표회와 투표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어 11월 14일 후보 3인을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가 기존 투표 점수와 관계없이 3명 중 최종 1명을 선정합니다. 그 후보는 교육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총장으로 임명하게 됩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 제청을 무시하고 순위가 낮은 사람을 입맛대로 총장으로 선임하거나 아무 이유 없이 몇 년씩 총장을 임명하지 않곤 했습니다. 이번엔 최종 1명이 선정되면 그대로 확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7월 총장 최종 후보인 강대희 교수가 성희롱 논란으로 사퇴한 이후 선거를 다시 치렀으니 서울대로서는 되도록 빨리 후임이 임명되는 게 좋을 것입니다.

다만 최종 1명 선정과정이 박근혜 정부 때와는 또 다른 논리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그 마지막 1명을 청와대가 그대로 인정하느냐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아니, 대학 외의 다른 분야 인사(人事)나 공모과정을 보건대 최종 1명 선정과정에 청와대의 의중이 일찍 충분히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3위가 총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내 최종 순위나 교육부의 제청과 관계없이 2, 3위자 중에서 총장이 확정될 경우 "그러려면 뭐 하러 그 난리를 치며 선거를 했느냐"는 항의와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합산 평가 1위자는 오세정 명예교수입니다. 이미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2번으로 정계에 입문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서울대 총장선거에 출마했습니다. 2위를 한 이우일 교수는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부회장과 서울대 연구부총장,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등을 지냈습니다. 직전 선거에서 강대희(56) 의대 교수, 이건우(63) 공대 교수와 함께 총장 예비 후보 3인에 낀 바 있습니다. 3위 정근식 교수는 서울대 평의원회 의장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1위를 한 오 교수에 대해서는 그동안 말이 많았습니다. 대학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데 2년이나 남은 국회의원 직을 버리고 임기 4년의 서울대 총장선거에 뛰어든 게 납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 교수는 기초과학연구원장을 하기 위해 11개월 만에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직을 그만두었고, 기초과학연구재단 이사장직도 제26대 서울대 총장선거에 나가기 위해 중도하차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 총장에 취임하더라도 더 좋은 자리가 생기면 그리 갈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거지요.

더욱이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중심의 바른사회운동연합 발기인으로 활동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도움으로 국회에 들어갔습니다. 26대 총장선거 때 이사회가 평가 2위였던 성낙인 교수를 최종 후보로 선출하는 바람에 고배를 마셨으니 억울했을 것이고 이번에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양지’ 지향의 행보를 문제 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서울대 총장선거는 꼭 이렇게 해야 하나요? 선거 때마다 교직원 임금 인상 같은 선심성 공약이 난무합니다. 대학 사회는 편이 갈리고, 교수들은 다음 자리를 생각하며 선거운동에 골몰합니다. 이렇게 뽑힌 총장들은 임기를 채우지도 않습니다. 총장 자리를 다음 자리로 가는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바람에 평균 재임기간이 2.7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서울대는 올해 개교 72년이니 임기 4년씩 재임했다면 이번 총장은 19대라야 맞지만 실제로는 27대 총장선거를 하고 있습니다.

총장선거의 문제점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꾸기로 하고 각 대학이 학칙을 개정했지만 정권이 바뀌니 이것도 적폐가 됐습니다. 정부가 눈치와 사인을 주자 대학들이 하나둘 직선제로 돌아서고, 재학생·졸업생까지 선거에 참여하는 곳이 늘었습니다. 대학은 학생 감소와 재정 문제로 고사 직전인 곳이 많은 터에 총장을 뽑을 때마다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학장을 직선제로 뽑는 어느 대학에선 “1년만 하고 물러나겠다”는 공약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대 총장 후보 중에는 편취·횡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지난 6월의 총장 후보 중에도 연구비 횡령, 논문 표절 등의 전력이 있는 사람이 나선 적이 있습니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런 후보들이 나서지 못하게 걸러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어쨌든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입니다. 국제화시대에 걸맞은 선도적 대학 운영을 해야 합니다. 총장으로는 도덕성과 비전, 행정능력을 겸비하고 국제화 마인드를 갖춘 인물이 선출돼야 합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정치판 같은 혼탁양상을 보이며 자리싸움을 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게 대학 책임자가 결정돼야 하는지 보기에 딱합니다.

총장이 10~20년씩 재직하면서 소신을 갖고 대학을 개혁해 명문의 전통을 쌓아온 외국 유명 대학의 경우가 부러워 보입니다. 우리는 그러기는커녕 새로 취임하는 사람에게 임기를 지킨다는 각서라도 쓰게 해야 할 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내 지지도와 관계없이 정부의 논리와 친분에 따라 총장이 선임된다면 그것도 잘못입니다. 1위가 총장이 되든 2, 3위가 총장이 되든 문제가 있으니 서울대 총장선거가 지켜보기에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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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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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킹 (61.XXX.XXX.66)
밑에 오마리는 또 끼었군요
아니 지금까지 수십년간 서울대 총장을 대통령이 임명했는데 박정히도 전대갈도 김영사미도 리명박도 박근헤도 그랬는데,
국립대학교 총장에 직선제로 선출된 고위직 준공무원(예전엔 진짜 공무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는게 잘못이라는 것인지,
임명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건지,
예전처럼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지 않아서 불만이라는 건지,
국립대학교 총장은 그냥 스스로 취임해야 한다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리명박이 KBS 사장에 대해 "임명권"을 가지는 것이 임명 뿐 아니라 해임 면직까지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서 정연주를 해임했었는데,
그때 오마리는 공영방송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도 면직도 한다고, 말이 되는지요?하며 이젠 공영방송까지 정치놀음으로 갔다고 흥분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저 대통령이 문재인이라 지금만 그게 문제라는 건지??? ㅋㅋㅋㅋ

그리고, 이미 필자도 여러 논리를 주절주절 소개하면서
그런 논리들에 따른 여러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했으면서
왜 그걸 '지지도와 관계없이 정부의 논리와 친분'이라고, '정권의 입맛'이라고 덮어놓고 정권과 관련지어 비난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음

그냥 문재인이 문제라고 하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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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3 13:35:35
3 0
임철순 (121.XXX.XXX.123)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뜻에서 쓴 말입니다. 덮어놓고 하는 말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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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3 16:35:46
0 0
오마리 (70.XXX.XXX.58)
대한민국 사회 곳곳이 문제입니다 아니 명문대학 총장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건지요 이젠 학교까지 정치노름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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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3 09:58:58
0 5
임철순 (121.XXX.XXX.123)
아, 그건 오래전부터 그런 제도가 운영돼왔습니다. 국립대니 더욱 대통령이 임명하는 거지요. ㅎㅎㅎ
답변달기
2018-11-13 16:32:08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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