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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엑소더스를 생각하는 이유
오마리 2019년 04월 02일 (화) 00:21:43

EXODUS, 기독교 신앙과 연관이 없더라도 이 단어의 역사적 종교적 의미를 알고 계신 분이 많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대이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국가와 살아갈 땅도 없이 이집트에서 히브리 노예로 멸시와 천대를 받고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 당시 이집트 파라오의 학정을 피하여 애굽(이집트)을 탈출합니다. 추격해 오는 이집트 병사들 앞에서 홍해에 수장될 수밖에 없었지만 하느님의 말씀과 약속을 믿은 이스라엘 민족의 리더 모세는 홍해를 가르고 길을 만들어 구원의 땅, 약속의 땅으로 나아갑니다. 이런 대이동을 구약성경에서는 출애굽기(한국식 표기), EXODUS라고 말합니다.

25년 전 캐나다 퀘벡 주로 이민 신청을 했을 때, 캐나다 이민관은 인터뷰에서 내가 캐나다로 이민 신청을 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특히 영어권 미국에서 공부하고 살고 일했던 사람이 왜 온타리오 주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가 아닌 프랑스인들이 모여 사는 퀘벡 주에 신청했느냐는 것입니다. 캐나다 전역이 영어 프랑스어를 공용할 수 있는 이중 언어 국가이지만, 퀘벡 주는 캐나다 땅에 첫발을 딛은 프랑스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어서 그 주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프랑스어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유창하지도 못한 프랑스어로 인사와 함께 답을 했는데 내 설명에 상당한 감동을 받았던 것인지 그는 활짝 웃었습니다. 프랑스어에 대한 자부심이 워낙 강한 프랑스 사람인 데다 프랑스어로 답을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기에 그러했던 것 같았습니다.

퀘벡 주 몬트리얼로 이민 신청을 했던 이유에 대한 나의 답은 이러했습니다.
첫 번째는 몬트리얼이 캐나다의 유일한 패션도시이며 패션 비즈니스가 활발한 곳이고,
두 번째 이유는 프랑스어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영어와 프랑스어, 두 언어를 구사할 수 있기를 바랐으며 나 또한 잊어버린 프랑스어 구사 능력을 향상시켜볼까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했던 질문이 왜 캐나다로 이민 결정을 했냐는 것이었습니다. 공해가 없는 캐나다에는 숲과 나무가 많고 하늘이 푸르고 구름과 대자연이 아름다워 아이들 교육과 인생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어쨌든 나는 이민 심사 점수에서 고득점을 받아 아이들을 데리고 몬트리얼로 입성하여 살았지만 아이들이 프랑스어 공부를 싫어해서 온타리오 주로 떠나온 것입니다.

미국 3대 도시의 하나인 LA 근교에 거주했을 때, LA 카운티는 그 당시만 해도 인구수가 근교 지역을 포함하여 1000만의 카운티임에도 지하철이 없고 버스 노선이 많지 않아 자동차 없이는 살 수 없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엄청나게 불어난 이민자들, 위성도시의 팽창과 자동차의 폭발적인 수요로 공기가 오염되기 시작했습니다. 오염된 공기를 스모그(smog)라고 불렀는데 심할 때는 할리우드 블러바드 뒷편 산위에 커다랗게 설치한 'HOLLYWOOD'라는 간판이 흐리게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피스 파크 천문대에 올라가면 동쪽 방향에 있는 도시 하늘 위로 검은 띠 같은 게 보이곤 했습니다. 서쪽 태평양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내륙인 동쪽 도시들로 공해를 날려 보내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많은 차들이 경유를 사용했으며 경유를 쓰지 않는 차들은 값이 싼 정제되지 않은 오일(leaded)을 쓴 것이 그런 공해를 부른 것입니다. 주 정부나 시청에서 법을 제정하지는 않았으나 스모그(smog)가 심한 날들은 시민들의 자동차 운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자동차 운행을 삼갔습니다. 점점 자동차에 대한 스모그 검사도 강화되었으며 경유차량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오일의 사용도 줄이게 하고 정제된 오일(uneaded)을 쓰도록 한 효과인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LA에서도 거의 매일 푸른 하늘을 볼 수가 있게 된 것입니다.

모국 방문을 할 때마다 오염된 공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관지가 나빠 숨쉬기에 문제가 있는 나는 한국 갈 때마다 걱정이 공해였습니다. 한 시간만 마스크 없이 다니면 나는 당장 목이 심히 아프고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LA에서의 공해와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수십 배의 공해가 무서울 지경입니다. 이건 대재앙입니다.

그런데 공해의 주요 원인인 중국 발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 간의 공동 연구 회의도 없고 서로 네 탓이라고만 우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차량 이부제 실시, 화력발전소 줄이기,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쓸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데 정부는 그 어떤 확실한 답도 없어 시민들의 생활이 불안합니다. 물론 차량 이부제 실시와 경유를 쓰지 않는 자발적인 시민 참여는 더욱 중요합니다. 개인은 공해 줄이기에 무관심하면서도 정부가 공해문제를 해결해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옳은 시민의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오염된 공기로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에서도 EXODUS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이 자신의 나라를 버리고 떠나는 대 이동이 일어나는 국가는 존속할 수 없습니다. 생물과 인간이 숨을 쉴 수 없어 황폐할 수밖에 없는 곳, 살 수 없는 대지, 사람들은 결국 어떤 선택을 할까요? 가진 게 있는 자는 해외로 미세먼지를 피해 나갈 것이며 찌든 땅에 남는 자는 결국 어렵게 사는 사람들뿐일 것입니다.
3200년 전의 모세처럼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리더는 없을까요?

캐나다는 매우 부유하거나 젊고 건강한 사람들, 극빈층에게는 이상적인 땅일 수 있습니다. 허지만 이민자이며 건강하지 못하고 노령에 속하는 나는 이민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연금정책과 무책임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는 캐나다의 무료 의료 정책에 실망했습니다. 정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 EXODUS를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아니 꿈이 아니라 준비 중입니다. 공기가 좋고 자연이 아름다운 캐나다를 떠나서 어디로 가냐고요? 가고 싶지만 모국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3국을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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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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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랄 (203.XXX.XXX.13)
여기저기 다 실망하면 과연 지구상에 살 곳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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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18:10:13
4 0
잘좀알고쓰자 (61.XXX.XXX.66)
Leaded gas가 '값싼 비정제된 오일'???
Unleaded gas가 '정제된 비싼 오일'???

휘발유, 개솔린은 그 자체로 고도로 정제된 비싼 오일이거든?
그렇게 고도로 정제된 비싼 순수 휘발유는 노킹 현상을 일으키는 게
문제였어. 그래서 그 노킹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100여년 전 1920년대에
개발되어 나온게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해서 노킹 현상을 줄인 유연 휘발유,
즉 Leaded gas야.
말하자면 Leaded는 값싼 비정제 오일이 아니라
오히려 비싼 고성능 오일인 거지

그렇게 첨가된 테트라에틸납의 '납'이 공기 중에 대량으로 살포되어 왔는데,
사람들 체내에 납이 축적된다는 걸 50년 정도 뒤에야 알아차린 거야.

그래서 70년대에 비로소 그런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하지않고도 노킹을
일으키지 않는 휘발유가 개발되었고, 미국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납이 첨가된 휘발유가 판매금지되었어. 우리나라도 따라했고.

무연 Unleaded는 Leaded보다 더 정제된 것도 아니고
Leaded가 덜 정제되어 싼 것도 아니며,
더구나 그런 스모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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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16:33:10
4 1
jsk (114.XXX.XXX.209)
와 ~ 누구신지.....
감정을 가지시지 말고
나이드신 분께
자세하고 찬찬히 설명하면서 글을 올려 주시면
저도 공감 할 텐데요
조금만 감정을 진정시키고 우리 글을 올려요
답변달기
2019-04-02 18:37:21
1 0
jsk (114.XXX.XXX.209)
자연환경도 중요하지만 국가정책도 상당히 중요한가 봅니다
30 년 이상을 살았던 캐나다를 떠나려고 하실 때는
실망한 점이 너무 나도 커서 그렇겠지요
답변달기
2019-04-02 12:31:59
1 0
청봉 (122.XXX.XXX.14)
오랜만에 글 올려주셨군요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답변달기
2019-04-02 10:00:33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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